"살다 보니 이런 날도"…이순재, 역대 최고령 대상의 눈물(종합)[KBS 연기대상]
입력: 2025.01.12 01:06 / 수정: 2025.01.12 01:06

'개소리'로 생애 첫 연기대상 품에 안아

배우 이순재가 2024 KBS 연기대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KBS
배우 이순재가 '2024 KBS 연기대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KBS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이순재가 '2024 KBS 연기대상' 대상의 영예를 품에 안았다. 생애 첫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그는 최고령 수상자의 타이틀까지 갈아치우는 유의미한 기록을 함께 써 내려갔다.

지난달 31일 열린 '2024 KBS 연기대상'이 11일 오후 9시 20분부터 녹화 방송으로 진행됐다. 방송인 장성규와 배우 겸 가수 서현, 배우 문상민이 MC를 맡은 가운데 대상의 영광은 이순재에게 돌아갔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그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고 말문을 열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먼저 이순재는 "제 기억으로 KBS가 대한민국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 해가 1961년도다. 우리나라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 곳에서 첫 작품을 했지만 이후 TBC로 건너갔다가 1980년도에 돌아왔다. 이후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늘 준비하고 있었다"고 KBS와의 남다른 인연을 회상했다.

이순재(왼쪽)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KBS
이순재(왼쪽)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KBS

이어 그는 "귀한 상을 받게 됐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 '개소리'는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 개들이 다 자기 몫을 했고 배우들도 한몫 다 했다"고 공을 돌렸다.

또한 이순재는 "아직까지도 가천대학교 석사 교수로 13년째 근무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개소리' 촬영을 위해 20회 이상 거제까지 4시간 30분을 차로 왕복하면서 시간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학생들이 '걱정마세요'라더라. 눈물이 나왔다. 학생들 덕분"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결국은 결론을 냈고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래서 오늘 '개소리'가 나왔다. 늦은 시간까지 격려해준 시청자 여러분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1935년생인 이순재는 지난해 10월 종영된 '개소리'에서 오랜 세월 섬세한 연기력을 통해 전 국민의 희로애락을 책임진 대한민국 대표 이순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추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OTT 특화 콘텐츠로 선정해 제작 지원했다.

무엇보다 이순재는 지난해 10월 건강 악화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하차했다. 당시 제작사 파크컴퍼니는 "이순재가 담당 의사로부터 3개월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휴식기를 갖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이후 이순재는 '2024 KBS 연기대상'에 참석하며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를 본 후배 배우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치며 그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현은 과거 굉장히 못된 행동으로 상처 주고 눈살 찌푸리게 해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KBS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현은 "과거 굉장히 못된 행동으로 상처 주고 눈살 찌푸리게 해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KBS

최우수상 남자 부문은 김정현과 지현우에게, 최우수상 여자 부문은 박지영과 임수향에게 돌아갔다.

이날 김정현은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연기를 다시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여라 가지 이유가 있었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다"며 "상을 받고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게 당연한 일인데 개인적으로 진정한 감사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꺼냈다.

이어 그는 "과거 굉장히 못된 행동으로 상처 주고 눈살 찌푸리게 해 사죄드린다"며 "사죄드렸다고 해서 끝이라 생각 안 한다. 용서받았다고 생각 안 한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준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예지와 한수아, 서범준과 박상남이 생애 단 한 번만 느낄 수 있는 신인상의 기쁨을 누렸다.

'2024 KBS 연기대상'은 지난해 12월 31일 생중계로 방송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착륙하던 중 랜딩기어 이상으로 동체 착륙하며 공항 외벽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고, 국가는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KBS는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생중계를 취소하고 녹화 방송으로 대체했다.

다음은 수상자(작) 명단이다.

▶대상 : 이순재('개소리')▶최우수상(여자) : 박지영('다리미 패밀리'), 임수향('미녀와 순정남')▶최우수상(남자) : 김정현('다리미 패밀리'), 지현우('미녀와 순정남')▶ 우수상 미니시리즈(여자) : 연우('개소리'), 한지현('페이스미')▶우수상 미니시리즈(남자) : 박지훈('환상연가')▶우수상 장편 드라마(여자) :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우수상 장편 드라마(남자) : 신현준('다리미 패밀리')▶ 베스트커플상 : 지현우 임수향('미녀와 순정남'), 김정현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백성현 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지영 신현준 김혜은('다리미 패밀리'), 이순재 소피 연우('개소리')▶ 인기상 : 김명수, 금새록▶ 우수상 일일드라마(여자) : 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하나('결혼하자 맹꽁아')▶ 우수상 일일드라마(남자) : 백성현('수지맞은 우리'), 오창석('피도 눈물도 없이')▶ 조연상(여자) : 윤유선('미녀와 순정남')▶ 조연상(남자) : 김용건('개소리'), 최태준('다리미 패밀리')▶ 작가상 : 서숙향 ('다리미 패밀리')▶ 드라마 스페셜상(여자) : 오예주 ('발바닥이 뜨거워서')▶ 드라마 스페셜상(남자) : 남다름('사관은 논한다')▶ 신인상(여자) : 홍예지('환상연가'), 한수아('미녀와 순정남')▶ 신인상(남자) : 서범준('멱살 한번 잡힙시다'), 박상남('결혼하자 맹꽁아')▶ 청소년연기상: 문성현, 이설아('미녀와 순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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