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이서환'] 유쾌해 솔직해 귀여워
입력: 2025.01.11 00:00 / 수정: 2025.01.11 00:00

성기훈 친구 박정배 役으로 시즌1 이어 시즌2 출연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


배우 이서환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이서환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이 인터뷰를 빌려 '오징어 게임' 제작진에게 말하고 싶다. 이서환 배우를 캐스팅해 줘서 감사하다고. 비단 연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렇게 매력적인 배우이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으니 말이다.

이서환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각본·연출 황동혁, 이하 '오징어 게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박정배 역을 맡은 그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캐릭터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2층에서 앞선 인터뷰가 한창인 가운데 기자는 1층에서 다음 타임을 위해 대기 중이었다. 이럴 때면 종종 인터뷰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데 이날은 중간중간 웃음소리가 들렸다. 인터뷰를 먼저 끝내고 내려온 기자들의 표정은 모두 밝았다. 웃음기가 남아 있는 모습으로 "진짜 재밌다"고 리뷰를 전하니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드디어 진행된 인터뷰, 중간쯤 되자 타 매체 기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네요."

이처럼 이서환은 유쾌한 매력으로 한 시간의 인터뷰를 가득 채웠다. 너스레로 기자들과 티키타카를 이어갔고 때로는 솔직한 답변으로 웃음을 안겼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에는 '정말 귀여운 인터뷰였다'라는 소회가 떠올랐다.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시청자들에게 정배라는 캐릭터를 남겼다면, 기자에게는 이서환이라는 배우를 각인시켰다.

지난달 26일 베일을 벗은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런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시리즈다.

이서환은 "'오징어 게임2'가 시즌1 인기에 힘입어 어느 정도 잘될 것이라는 예상과 기대감은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의 성적은 얼떨떨하다"며 "물론 호불호가 나뉘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본 것 같아 감사하고 다행이다. 그리고 그런 작품에서 한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이서환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이서환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앞서 2021년에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은 인기에 힘입어 빠르게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기훈을 제외한 출연진 대다수가 죽음으로 끝을 맺은 만큼 캐스팅부터 새로 시작해야 했다. 그런 가운데 정배는 기훈과 함께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등장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기훈의 친구이자 경마장 메이트로 눈도장을 찍었던 정배는 아내와 이혼 후 게임에 참가한다.

이서환은 "감독님이 시즌1 때 잘될 줄 모르고 다 죽이지 않았나. 시즌2에서 연결성이 필요했는데 찾다 보니 살아있는 사람이 정배밖에 없었다"며 "사실 처음에는 내가 시즌2까지 출연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나오냐고 물어보는 친구에게 '내가 거길 어떻게 나가'라며 오히려 성을 냈었다. 그런데 집에 가니 잠이 안 오더라. 내심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대본을 보니 분량이 생각보다 너무 많더라고요. 지금까지는 작은 역할이 많다 보니 작품을 끌어본 적도 주인공 심리에 영향을 주는 역할을 맡아본 적도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이렇게 기회가 왔는데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의 무게감을 아니까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앞서더라고요. 멘털 관리를 잘해야겠다 싶어서 그날부터 많은 분들의 기대감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시즌1에서 시즌2 사이 3년이라는 시간과 일련의 과정이 있었던 만큼 기훈의 성격은 많이 변했다. 이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반면 정배는 한결같았다. 이서환은 "정배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신경 쓴 건 시즌1 당시 캐릭터의 결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었다"며 "시즌2에서 기훈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그와 비슷했던 정배마저 달라지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때문에 원래 지니고 있던 '철없음'의 색을 유지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소중한 기회를 받아 열심히 준비했고 시청자들의 호평까지 이어졌지만 정배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아직 시즌3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먼저 퇴장을 하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서환은 "단언컨대 저는 죽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해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나 역시 내심 빗맞길 바랐다. 어떻게든 시즌3에 장기라도 빼는 역할로 나오고 싶었다"며 "하지만 불이 꺼지는 걸 보고 시즌3는 틀렸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서환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이서환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그럼에도 많은 걸 얻은 '오징어 게임2'다. 이서환은 많은 애정을 받고 있다는 기자들의 말을 연신 믿지 않으면서도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했단다. 그는 "캐스팅 라인업을 보면 정말 다들 단독 주연을 해도 되는 사람들이지 않나. 그런 배우들 사이에서 누가 봐도 비중이 큰 역할을 낯선 배우가 맡다 보니 튈 수박에 없다. 때문에 주목은 받을 것이라고 생각다. 하지만 주목에서 그칠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고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며 얼떨떨한 감회를 전했다.

그런가 하면 시즌1에 이어 '오징어 게임2' 역시 새로운 기록들을 경신 중이다. 다만 이번에도 골든글로브 수상은 실패했다. 하필 인터뷰 당일 수상 불발 소식이 전해졌다. 이를 언급하자 이서환은 "사실 난 떨어지는 건 관심 없다. 호불호가 갈리는 걸 보면서 안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다"며 "오히려 어떤 작품이 탔는지가 궁금하다"고 기자들에게 결과를 물어봤다.

디즈니+ '쇼군'의 4관왕 소식을 전해주자 "그 작품 재밌긴 하다"라고 수긍하다가도 "근데 정작 내가 정말 재밌게 본 건 '슬로 호시스'다. 둘 다 좋은 작품이지만 '슬로 호시스'가 정말 재밌는데 왜 '쇼군'이 탔을까"라고 반문해 웃음을 안겼다.

이서환에게 '오징어 게임'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서 있는 위치가 달라지면 풍경이 달라진다고 하지 않나. '오징어 게임'은 내게 다른 풍경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밝혔다.

"너무나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해요. '오징어 게임' 이후 작품 출연 제안이 계속 들어오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늘어났죠.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행동도 더욱 조심해야 하고요. 대사 한마디에 대한 무게감도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뜨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뜨거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더 멀리 보고 정제하는 배우로서 나아가겠습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