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지거전' 유연석, 성공적인 '인생 남주'의 귀환
입력: 2025.01.07 00:00 / 수정: 2025.01.07 00:00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 役으로 열연
복잡한 감정선·애절한 눈물 연기까지 소화


배우 유연석이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MBC
배우 유연석이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MBC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유연석이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인생 남주'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유연석은 단순히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언어처럼 체화해 시청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감정선을 지닌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석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유연석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극본 김지운, 연출 박상우)은 협박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로맨스+스릴러)를 그린다. 총 12부작으로 지난 4일 종영했다.

유연석은 극 중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 역을 맡았다. 백사언은 내전 지역 종군 기자, 인질 협상 전문가, 공용방송 간판 앵커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온갖 스캔들로 물갈이가 빈번한 대변인 자리에서 깨끗한 이미지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단 한 번의 논란도 없던 기록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뛰어난 언변은 물론이고 찰나의 동작 호흡 눈짓 표정 하나도 능수능란하게 컨트롤하며 여론을 휘어잡는 정치 엘리트다.

백사언과 홍희주(채수빈 분)는 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다. 특별한 소통도 없는 두 사람은 적막한 한 공간에서 마치 서로 없는 사람인 것처럼 살아왔다. 그러던 중 사언에게 아내 희주를 납치했다는 납치범의 협박 전화가 걸려 온다. 사언은 곧바로 희주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 확인을 요청했고, 희주의 어머니는 "집에서 밥 먹이려고 데려왔다"는 거짓말을 한다. 그러자 사언은 해당 전화가 보이스피싱으로 판단하고 희주를 죽이겠다는 납치범의 협박에도 냉랭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희주는 실제로 납치된 상황이었다. 겁에 질렸던 것도 잠시 자신을 죽이겠다는 협박범의 전화에도 사언이 냉정하게 반응하자 분노를 참지 못한다. 그는 우연히 습득한 협박폰으로 사언에게 전화를 걸어 이혼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사언과 이혼하려는 협박이었지만 사건의 규모가 커지면서 희주는 점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게다가 자신에게 언제나 냉랭한 반응을 보이던 사언이 협박범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진심을 드러내고, 자신에게 다정한 행동을 보이자 희주는 점차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클리셰적인 전개와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협박 전화'라는 소재로 인해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로맨스와 스릴러 장르의 강점이 결합해 장르적 재미를 한층 더했다. 이에 첫 회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했지만 매회 조금씩 상승해 8.6%로 막을 내렸다.

글로벌 반응도 뜨겁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첫 방영 후 전 세계 78개국 넷플릭스 톱10 TV쇼 비영어 부문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달에는 넷플릭스 글로벌 전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연석은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MBC
유연석은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MBC

이 같은 인기의 중심에는 유연석의 열연이 있다. 유연석은 대통령실 대변인다운 카리스마부터 납치범과의 대치 속 서늘한 분위기까지 드러내며 백사언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또한 깨끗한 이미지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단 한 번의 논란도 없던 인물이라는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 매사에 '칼각'을 유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상대방과 대화할 때 호흡과 눈빛, 표정 하나까지도 절제하며 그 신중함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러나 이런 백사언도 단 한 사람 앞에서만 흔들린다. 바로 그의 아내 홍희주다. 유연석은 희주로 인해 사언에게 생긴 심리적인 균열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또한 캐릭터의 속상함과 서운함, 답답함 등 복잡한 감정을 표정 연기를 통해 전달했고 1회부터 12회까지 희주로 인해 변해가는 사언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유연석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눈물 연기에서다. 어떠한 스캔들에도 감정이 흔들리지 않던 사언은 희주가 위험에 처했을 때 눈물을 흘린다. 납치범에게 붙잡힌 희주가 사언과의 통화를 끝으로 행방불명이 되자 사언은 희주를 찾기 위해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그는 "백사언이라는 이름도, 백의용(유성주 분)의 아들이라는 신분도 전부 가짜고 제 것이 아니다"라고 고백하며 "제 아내가 납치를 당했다. 아직 해주지 못한 게 많다. 다음이 없을 줄 알았더라면 그냥 다 해줄 걸 그랬다"고 눈물을 흘린다.

이 장면에서 유연석의 뜨거운 눈물 연기가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납치범에 대한 분노, 희주를 향한 걱정과 후회가 얽힌 눈물은 슬픔을 더욱 극대화했다.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채 살아온 사언이 희주가 사라짐과 동시에 무너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렇듯 까다로운 감정선도 유연석은 섬세하게 조절하며 연기했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극 중 대사도 다소 오글거리는 경우가 많다. "알려줘,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희주는 별책부록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언어" "네가 벗을래 내가 벗길까" 등 민망한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유연석은 특유의 호흡과 중저음의 목소리로 담백하게 소화했다. 이에 시청자들 또한 낯간지러운 대사도 포용하며 '지금 거신 전화는'에 완벽하게 매료됐다.

유연석이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인생 남주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MBC
유연석이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인생 남주'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MBC

시청자들은 이번 작품이 유연석의 필모그래피가 집약된 결과물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애절한 짝사랑부터 달달한 '로코'(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시청자들과 만났다.

특히 유연석은 '응답하라 1994'와 '미스터 션샤인'에서 애절한 짝사랑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로 분해 첫눈에 반한 나정(고아라 분)에게 일편단심 순애보를 보여주며 설렘을 안겼다. 유연석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섬세한 감정선이 더해져, 그 짝사랑은 시청자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겼다. 또한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백정 출신의 구동매 역을 맡아 고애신(김태린 분)에게만 순정을 바치는 '냉혈순정남'의 모습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낭만닥터 김사부'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설레는 로맨스 '케미'를 보여줘 '로코 장인'으로 거듭났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강동주 역으로 연상연하 로맨스를,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안정원 역으로 인간미 넘치는 현실적인 로맨스를 그려냈다.

이 외에도 '운수 오진 날'에서는 폭발적인 광기와 소름 끼치는 연기를 보여줬으며 '수리남'에서는 능글맞은 양아치 연기를 보여주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이렇듯 '지금 거신 전화는'은 그간 선역과 악역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유연석의 모든 게 집약된 작품이다. 양면적인 요소를 모두 다 갖춘 복잡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유연석의 연기 변신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