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OTT] #기대작 주춤 #예상 못한 선전 #국내 OTT 합병 임박
입력: 2024.12.31 00:00 / 수정: 2024.12.31 00:00

넷플릭스·디즈니+, 기대작들의 연이은 흥행 실패
웨이브·티빙, 합병 이번에는 진짜일까


올 한 해 OTT에서는 조명가게 흑백요리사 등이 흥행을 기록하며 체면을 살렸다. 또한 넷플릭스 기대작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되며 2024년을 마무리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넷플릭스
올 한 해 OTT에서는 '조명가게' '흑백요리사' 등이 흥행을 기록하며 체면을 살렸다. 또한 넷플릭스 기대작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되며 2024년을 마무리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넷플릭스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며 어느덧 K-콘텐츠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2024년 올 한 해에도 K정서, K장르 등을 자랑하는 다양한 작품이 공개됐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부진 속에서도 연이어 작품을 내놓았다. 국내 OTT도 막대한 자본의 해외 OTT에 맞서 여러 방면으로 도전 중이다. 2024년 OTT 방송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국내 시장 부동의 1위인 넷플릭스부터 '무빙' 이후 계속해서 판을 확대하고 있는 디즈니+, 예상 외의 선전으로 눈도장을 찍은 쿠팡플레이까지 OTT는 2024년 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콘텐츠를 제공했다. 물론 쓴맛을 더 많이 본 OTT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TT 시장은 빠르게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부진의 늪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흑백요리사'가 기대 이상의 대박을 내며 재미를 봤지만 시리즈와 영화에서는 연이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나마 2024년 최후의 보루인 '오징어 게임2'가 화제성 싹쓸이에 성공하며 체면은 살렸다. 디즈니+도 쉽지 않았다. 송강호를 내세운 '삼식이 삼촌'이 부진을 겪으며 비상이 걸렸다. 그나마 '강남 비-사이드'가 장르물을 앞세워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고 '조명가게'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국내 OTT 웨이브와 티빙은 올해도 계속해서 여러 시도를 거듭했다. 해외 OTT 진입 장벽을 깨기 위해 예능에 조금 더 힘을 쏟았으며 오래된 DB를 활용해 특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특히 또 한 번 양측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며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2024년 각 OTT가 어떻게 보냈는지 해시 태그로 포인트를 짚어봤다.

넷플릭스가 2024년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흑백요리사 외에는 큰 반응을 얻진 못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2024년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흑백요리사' 외에는 큰 반응을 얻진 못했다. /넷플릭스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초대박·'오징어 게임2' 혹평 속 화제성 올킬

넷플릭스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스위트홈3' '지옥2' 등 넷플릭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왔지만 이렇다 할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신작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쟁쟁한 캐스팅과 적지 않은 제작비를 들여 기대작으로 조명받던 '경성크리처'와 '더 에이트 쇼'는 기대보다 못 미치는 평가와 성적을 받으며 연이은 부진만 가속시켰다.

최우식 손석구의 '살인자ㅇ난감', 전소니 구교환의 '기생수: 더 그레이'의 경우에는 호불호가 나뉘었지만 전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었다. 그러나 유아인의 논란을 딛고 나온 '종말의 바보', 공유 서현진의 '트렁크' 등은 화제성은 물론이고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영화는 더욱 냉혹했다. '황야' '로기완' '크로스' '무도실무관'이 줄줄이 외면받으며 씁쓸함을 삼켜야 했다. 그나마 '전,란'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대받은 데 이어 영상미 등으로 호평을 얻으며 2024년 영화의 마지막은 훈훈하게 끝낼 수 있었다.

넷플릭스는 2024년 예능 등을 더욱 확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2025년까지 예정된 예능 라인업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쉽지는 않았다. '피지컬: 100'이 새 시즌으로 돌아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화제성을 기록했다. 독특한 시도를 한 '슈퍼리치 이방인'은 '시도'에만 의의를 둬야 했으며 '신인가수 조정석' 또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넷플릭스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됐다. 첫 공개된 이후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으며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총 8개국 톱10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에서 제작된 예능이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한 것은 최초라는 점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넷플릭스의 2024년 최후의 보루는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시즌1이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그야말로 넷플릭스를 넘어 한국 콘텐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이에 3년 만에 새 시즌으로 돌아오는 '오징어 게임2'가 넷플릭스의 부진을 깰 수 있을지, 시즌제의 저주를 풀 수 있을지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공개 직후 국내를 막론하고 외신마저도 "빨간불을 켰다" "충격이기보다는 실망스럽다"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여기에 탑(최승현)의 발연기까지 발목을 잡으며 작품성보다 부정적인 이슈로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오징어 게임2'다.

그래도 시즌1의 후광효과 덕분일까. 화제성만큼은 단연 최고였다. 공개 이틀 만인 27일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글로벌 TOP 10의 정상을 차지했으며,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시청 집계를 하는 93개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입증했다.

디즈니+는 삼식이 삼촌 강남 비-사이드 조명가게 등을 선보인 가운데 2025년에는 더욱 더 많은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는 '삼식이 삼촌' '강남 비-사이드' '조명가게' 등을 선보인 가운데 2025년에는 더욱 더 많은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디즈니+, '열일' 그러나 저조한 성적표…2025년에도 달린다

지난해 '무빙'으로 살아난 디즈니+는 2024년에도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며 자리 잡기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기대작도 많았다. 다만 기대작이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먼저 주지훈 한효주 주연의 '지배종'이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이름값을 내세웠지만 혹평을 받았다. 송강호의 드라마라는 점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삼식이 삼촌' 역시 쓴맛을 삼켜야 했다. 특히 작품은 400억 원 규모의 대작일 뿐만 아니라 송강호 외에도 변요한 이규형 서현우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무빙'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16부작이라는 장편에서 늘어지는 전개로 인해 마지막까지 힘을 얻지 못했다.

디즈니+는 장르물이 선방했다. 특히 '킬러들의 쇼핑몰'이 기대 이상으로 호성적을 거둬 눈길을 끌었다. 작품은 올해 디즈니+ 작품 중 아태 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이다. '강남 비-사이드' 역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화제를 모았다. 플릭스패트롤 기준 작품은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 와이드 1위에 등극했으며 한국 외에도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4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리스, 몰타, 터키 등에서도 TOP10에 올랐다.

'조명가게' 또한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 작품성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강풀 작가의 두 번째 시리즈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컸을 법한 '조명가게'지만 '무빙'과는 또 다른 결의 작품을 선보이며 강풀 세계관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25년은 올해보다 더 '열일'할 계획을 세워둔 디즈니+다. 김혜수 정성일 주연의 '트리거', 박은빈 설경구 주연의 '하이퍼 나이프', 김수현 조보아 주연의 '넉오프', 김다미 손석구 주연의 '나인 퍼즐',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 주연의 '파인: 촌뜨기들', 로운 신예은 박서함 주연의 '탁류', 지창욱 도경수 이광수 주연의 '조각도시' 등이 줄줄이 출격 대기 중이다.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이 가시화되고 있다. 쿠팡플레이도 다채로운 콘텐츠로 새롭게 떠오른 가운데 국내 OTT가 2025년에는 해외 OTT들의 진입장벽을 좁힐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각 채널 로고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이 가시화되고 있다. 쿠팡플레이도 다채로운 콘텐츠로 새롭게 떠오른 가운데 국내 OTT가 2025년에는 해외 OTT들의 진입장벽을 좁힐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각 채널 로고

◆ 티빙·웨이브, 다방면 시도…쿠팡플레이 의외의 선전

토종 OTT는 지난해보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그나마 티빙은 나은 편이다. 'LTNS'가 예상치 못한 소재로 호평을 기록했다. 특히 '피라미드 게임'은 신인들의 반란이었다. 김지연(보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인 배우들이었는데 화제성과 호평 모두 사로잡으며 K-콘텐츠의 확장을 알렸다.

물론 파트2까지 나누며 기대를 걸었던 '우씨왕후'는 각종 논란만 남기며 상당한 혹평을 받았다. 특히 주연배우인 전종서의 연기력으로 인해 작품 자체가 흔들렸다. '우씨왕후'는 시즌2를 염두에 둔 듯 '떡밥'을 가득 던졌지만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웨이브는 이렇다 할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지 못했다. 대표작인 '약한영웅 Class'마저 넷플릭스에 넘어가며 콘텐츠 확장의 통로를 찾지 못했다.

대신 여러 시도에 도전했다.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나만 없어, 카라' 등 색다른 오리지널 예능을 제공했다. 또한 자신들만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2000년대 드라마를 2024년 버전으로 재탄생시키는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미안하다, 사랑한다' '내 이름은 김삼순' 공개해 향수를 자극했다.

무엇보다 지지부진했던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청신호가 켜졌다. SK스퀘어와 CJ ENM은 티빙과 웨이브의 단계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첫 단계로 양사는 각각 1500억 원 1000억 원을 투자해 웨이브의 전환사채를 갚았다. 이들은 "향후 웨이브와 티빙 통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OTT를 출범시켜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한민국 OTT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는 의외의 선전을 기록했다. 올해 총 4작품을 공개했는데 '새벽 2시의 신데렐라'를 제외하고 '하이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가족계획'이 모두 호평을 얻으며 주목받고 있다. '하이드'의 경우 작품성으로 많은 인정을 받았으며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한일 로맨스 배우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행보를 기록했다. '가족계획' 또한 독특한 소재로 매주 1회씩 공개될 때마다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까진 미비하지만 해외 OTT를 상대할 방도를 계속해서 찾으며 하나둘 치고 올라오고 있는 토종 OTT다. 이들의 2025년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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