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K리그 선수들의 현역 도전 이야기
"시즌2, 긍정적…'행복축구' 만들고 싶어"
최용수 감독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슈팅스타'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K리그의 중심을 담당했던 은퇴 선수들이 다시 한번 꿈을 위해 뭉쳤다. 뛰어난 능력치를 가진 플레이어들임에도 불구하고 은퇴한 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현역 선수들과 경쟁하기에는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은 필드 위에서 계속 달렸고, 또 뛰었다. 때로는 부상을 입을 때도 있었고 자신의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좌절하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 가지고 다시 한번 일어나 공 앞에 섰다. 여기에는 이들을 빛내준 최용수 감독과 조효진 PD가 있기에 가능했다. 두 사람은 축구를 향한 선수들의 진정성을 보고 진한 감정을 느꼈단다. 그렇게 두 사람은 우리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심어줬다.
최용수 감독과 조효진 PD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슈팅스타'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슈팅스타'가 대중분들이 축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슈팅스타'는 은퇴한 레전드 플레이어들이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한 팀으로 모여 다시 한번 K리그 현역에 도전하는 성장 축구 예능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공개되며, 총 10부작 중 현재 5회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조효진 PD는 '슈팅스타'로 첫 스포츠 예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그간 '런닝맨' '범인은 바로 너' 등의 연출을 맡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조효진 PD는 "스포츠 중에서 축구를 가장 좋아했다. 하지만 제가 생각보다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며 "프로 리그는 국가대표 게임만큼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슈팅스타'를 통해 K리그의 모든 걸 알리고 싶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슈팅스타'에 출연하는 선수들은 모두 K리그에서 중심을 담당했던 레전드 플레이어들이다. 하지만 은퇴를 한지 다소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스킬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실제 현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비해 조금은 불안정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도 프로그램 시작하기 전부터 고민이 많았다.
"각자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보니까 체력 관리는 선수 본인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어요. 나름 K리그에서 큰 족적을 남긴 친구들이다 보니 본인들의 자존심도 있었죠.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심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선수들을 믿었어요. 처음에 체력 테스트를 보고 나서 걱정이 많긴 했지만 경기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점점 실력이 좋아지더라고요. 이런 조건 속에서 처절할 정도로 치열하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데 그런 부분을 보니 좀 뭉클하기도 했죠."(최용수 감독)
'슈팅스타'는 은퇴한 레전드 플레이어들이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한 팀으로 모여 다시 한번 K리그 현역에 도전하는 성장 축구 예능프로그램이다. /쿠팡플레이 |
"축구는 체력이 정말 중요한 스포츠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잘 아는 분들 중에서 진짜 잘 뛰는 분들을 위주로 섭외를 진행했어요. 하지만 현역 선수들이 아니다 보니까 '체력이 될까' 하는 의문도 있었죠. 최용수 감독님도 처음에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점점 진짜 잘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조효진 PD)
K리그의 전성기를 이끌었기에 실력으로는 말할 것 없이 모두에게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과 조효진 PD의 말처럼 스타인 시절만큼 못 뛰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FC 슈팅스타로 뭉친 선수들은 매일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양주시민축구단과 진행한 연습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남다른 기록을 세웠다.
해당 회차가 단순히 '우승' 때문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게 아니다. 양주시민축구단은 올해 구단 재정난으로 독립구단으로 변경되는 아픔을 겪은 팀이다. 1년 동안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른 적 없는 이들 역시 그라운드가 간절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매 경기 진심을 다해 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슈팅스타'에서 FC 슈팅스타 선수들과 뛰는 연습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양주시민축구단 선수와 감독은 '공식 경기'라고 칭하며 진심을 다해 뛰었다. 특히 감독은 본격적인 경기를 앞두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정을 듣고 기분이 많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선수들 모두 본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했지만 진짜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잖아요. 제 후배들이다 보니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많이 불편했죠. 잘 됐으면 하는 애잔함이 컸어요."(최용수 감독)
조효진 PD는 "'슈팅스타'에서는 쉽게 이긴 게임도 쉽게 진 게임도 없다"고 강조했다. /쿠팡플레이 |
"섭외 요청을 드렸을 때 오히려 저희한테 고맙다고 얘기를 해주시는 거예요. 금년에 하는 첫 공식 경기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사정을 자세히 알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구단 연습하는 과정을 촬영할 때 재정난으로 인해 스태프가 부족하니까 직접 자재 같은 걸 옮기더라고요. 애잔했어요. 그럼에도 축구의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선수들의 진심이 정말 와닿았어요."(조효진 PD)
FC 슈팅스타 선수들은 양주시민축구단과 경기를 마친 후 상대편 선수들을 포용하고 안아주며 컨디션을 체크하고, 잘할 수 있는 말로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여기서 '슈팅스타'의 매력이 극대화됐다. 단순히 90분의 축구 경기를 지켜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닌 경기 전후로 선수들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는지, 얼마나 피땀을 흘려가며 연습하는지를 볼 수 있는 것. 여기에 축구 경기가 끝난 후에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공 하나를 놓고 싸우는 경쟁자였지만 내려오고 나서는 '축구'라는 매개체로 모인 소년들이었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게 페어플레이와 리스펙트 정신이에요. 끝나고 나서 현역에서 뛰는 선수들과 현역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서로 어깨를 두드려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죠. 경기 끝나고 나서 상대팀이 와서 먼저 인사하는 경우가 보기 드문 이리다 보니 축구가 시사하는 게 크다는 생각을 했죠."(최용수 감독)
"감독님께서도 상대팀 선수들이 오면 조언을 항상 해주세요. 이 선수들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더 강팀으로 갈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이요. 시간 관계상 짧게 편집될 수밖에 없는데 진심을 다해서 상대방 선수들한테 얘기를 해주시다 보니 '깨어 있는 지도자'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모두 진심으로 게임에 임하고 축구 인생에서 좋은 걸 배우고 간다고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죠."(조효진 PD)
FC 슈팅스타 선수들은 현역 선수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기에 최용수 감독은 후반전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양쪽 모두 경기 승패에 따라 자존심의 상처를 입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저희는 상대보다 더 뛰지 않으면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경기 운영에서는 우리가 더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전략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효진 PD는 "쉽게 이긴 게임도 없고 쉽게 진 게임도 없다. 정말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고 감탄했다.
총 10부작인 '슈팅스타'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쿠팡플레이 |
FC 슈팅스타 선수들은 양주시민축구단과의 경기를 통해 열정을 끌어올린 것도 잠시 곧바로 서울 이랜드 FC와의 경기가 매치돼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 이랜드 FC는 현재 K리그2 소속의 프로 축구단이다. 최용수 감독과 친분 있는 김도균 감독이 맡고 있으며 2024년 K리그2에서 최종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굉장한 실력자들이 모인 곳이다. 최종적으로 패배하긴 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고 3득점이라는 유의미한 기록도 세웠다.
"선수들의 한계를 보고 싶었어요. 처음에 말씀드렸을 때 감독님께서 굉장히 놀라셨죠. 김도균 감독님께서도 처음에 이정도 멤버들로 선수단을 꾸리려고 하지는 않았대요. 근데 저희가 첫 게임을 이겼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 '우리도 진심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주역 선수를 데려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진심으로 해주시니까 저희야 너무 좋았죠."(조효진 PD)
"선수들의 현재 상태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서울 이랜드 FC 선수들은 모두 템포가 빠른 젊은 친구들이잖아요. 그래서 저희 팀의 모든 걸 다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내부적으로 장단점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았죠. 선수들은 좋은 경기를 할 때도 있고 부진한 경기를 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시즌 전체를 봐야 해요. 한 경기가 잘못됐다고 해서 그게 끝은 아니기 때문에 패배 하고 나서도 그 부분에 사로잡혀 있진 않았어요."(최용수 감독)
은퇴한 현역 선수들의 강한 열의와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슈팅스타'. 시청자들에게도 '할 수 있다' '늦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심어주는 중이다. 이에 시즌2를 향한 목소리도 높아지는 중이다. 조효진 PD는 "긍정적으로 열려 있다"며 웃었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현재 은퇴한 친구들은 모두 다 제 리스트에 있어요.(웃음) 하지만 본인이 원해서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우선적으로 영입하고 싶어요. 그래야 팀이 정말 오랫동안 유지되거든요. 저희 팀 콘셉트가 몇 개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행복축구'예요. 무조건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요."(최용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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