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취하는 로맨스' 오찬휘 役…신도현과 로맨스 호흡
'구경이' 속 산타에서 3년 만에 성장한 백성철
배우 백성철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향기를 좋아해 향이 나는 모든 제품을 애용한다는 배우 백성철에게 본인은 어떤 향이 나는 배우인지 물었다. 표현력이 약하다며 한참을 고민하던 백성철이 꺼내놓은 답은 '코코넛 같은 양파'였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계속 매력이 나오는데 마지막 부분은 달콤한 향이 계속 나는 오랫동안 좋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백성철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을 찾아 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취하는 로맨스'(극본 이정신, 연출 박선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주인공 용주(김세정 분)의 절친이자 토스트 트럭 사장 오찬휘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백성철과의 인터뷰에 앞서 그에 관해 찾아보면서 가장 많이 발견한 단어는 '내성적 성격'이었다. 그만큼 이번 오찬휘 역이 상반된 캐릭터이기도 했고 조용하고 집에 있는 걸 즐기다 보니 더욱더 강조된 성격이기도 했다. 실제로 처음 인사를 나눌 때만 해도 수줍게 상황을 살피던 백성철이었다.
이날 내방 인터뷰가 통상 배우와 기자 한 명의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백성철은 총 세 명의 기자와 함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에 백성철은 "항상 1대1 인터뷰만 했었어요. 저도 라운드 인터뷰(배우 한 명이 다수의 매체와 동시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는 처음이에요"라며 앞에 있는 수화기를 든 채 "마이크도 잡아볼까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용조용하지만 한 방이 있는 배우라는 걸 느낀 순간이었다. 이른바 백성철의 '한 방'은 계속됐다. 단어를 고르고 골라 고심한 답변을 내놓다가도 다소 뻔뻔하게 보일 정도로 솔직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막내가 아님에도 진짜 막내에게까지 귀여움을 받은 이유가 내심 이해됐다.
백성철의 '코코넛 같은 양파'가 되고 싶다는 바람의 반은 성공한 것. 한 시간의 인터뷰만으로도 양파 같은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남은 건 마지막까지도 풍미가 넘치는 코코넛이다. 까고 까도 마지막까지 매력 넘치는 배우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배우였다.
배우 백성철이 지니TV 시리즈 '취하는 로맨스'를 통해 쌍방 로맨스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지니TV] |
지난 10일 종영한 '취하는 로맨스'는 감정을 숨기는 게 당연한 주류회사 영업왕 채용주와 감정을 캐치하는 것이 익숙한 브루어리 대표 윤민주(이종원 분)의 로맨스 이야기를 담았다. 백성철은 유쾌하고 순수하지만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반전 매력을 갖춘 오찬휘 역을 맡았다.
백성철은 박선호 감독의 눈도장으로 이번 작품에 캐스팅됐다. 그는 "감사하게도 제안을 받고 함께하게 됐다"며 "덕분에 이 작품 대본을 받아 봤는데 각 캐릭터마다 결핍이 있더라. 그 결핍과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궁금했다. 무엇보다 우리 TF팀에서 서로 사랑도 찾고 희로애락을 같이 공유하면서 결핍을 메꾸는 드라마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쌍방 로맨스에 성공한 백성철이다. 그는 "아무래도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도현 누나가 현장에서 잘 이끌어준 덕분에 예쁜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로맨스도 로맨스지만 그만큼 분량도 많아지다 보니까 해야 할 주요 장면들에 대한 부담이 많았어요. 로코가 처음이다 보니까 그 포인트들이 과연 예쁘게 나올 수 있을지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였죠. 그럴 때마다 다소 튈 수 있었던 장면들도 (도현) 누나와 함께하는 장면이면 덕분에 중화되지 않았나 싶어요."
배우 백성철이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지니TV 시리즈 '취하는 로맨스' 속 오찬휘를 연기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지니TV |
극 중 김세정과는 '절친 케미', 신도현과는 엉뚱한 플러팅 등이 오가는 중요한 호흡이었다. 이에 두 사람과의 결이 다른 호흡을 소화하는 것도 백성철의 과제였다.
이와 관련해 백성철은 "세정누나랑 찍을 때는 거리감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도현누나랑은 어느 정도 거리감은 있되 설렘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성철은 "무엇보다 도현누나랑 있을 때는 좀 더 남자로 보일 수 있게끔 노력했다. 향수도 뿌리고 괜히 더 챙겨드리기도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백성철은 3년 전 '구경이' 속 산타 역을 맡았을 때와 달리 최근에 조금 더 듬직해진 것 같다고 자평해 또 한 번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원래 운동을 안 했는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했어요. 태닝도 했고요. 5부 때 상의 탈의 장면이 있는데 그때는 아직 운동을 한 지 50일밖에 안 됐을 때예요. 이후 10부 때 두 번째 상의 탈의를 했는데 기간 차이가 5개월 정도 나요. 때문에 혹시나 캡처를 할 팬분들이 있다면 10부를 활용해 주셨으면 합니다.(웃음)"
배우 백성철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이처럼 능글맞기도 한 백성철이지만 정작 자신의 성격은 내성적이란다. 때문에 밝은 텐션의 오찬휘를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이에 백성철은 유용한 아이템을 하나 소개했다. 그는 "고함 항아리라는 걸 정말 잘 사용했다"며 "촬영 들어가기 전에 텐션을 높이기 위해 차 안에서 고함 항아리에 소리를 냅다 질렀다. 그러면 확실히 조금이나마 더 텐션이 올라갔다"고 전했다.
6개월간 오찬휘로 살며 얻은 것도 많았다. 백성철은 "인간 백성철은 원래 남에게 잘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다. 반면 찬휘는 아니지 않나. 어느 날 보니까 내게 찬희가 배어있더라. 능청스러움도 마찬가지다. 찬희의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돌이켰다.
한 해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백성철이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그는 "2024년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나 역시 마무리를 잘한 뒤 2025년에도 좋은 모습과 더불어 진실되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취하는 로맨스'를 보지 못한 분들에게 저희 드라마는 캐릭터마다 주는 매력이 다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또 커플마다 성격도 달라서 보는 재미가 더할 거예요. 작가님께서 캐릭터마다 애정을 갖고 써주신 작품인 만큼 좋은 메시지도 많으니 많은 정주행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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