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오징어 게임'…넷플릭스 부진 깰까
탄핵 정국 속 공개 앞둬…"어떤 의미로든 도움과 위로 되길"
배우 양동근과 이서환, 강애심, 조유리, 위하준, 강하늘, 박규영, 임시완, 이병헌, 황동혁 감독, 배우 이정재, 박성훈, 이진욱(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DDP 아트홀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오징어 게임'이 3년 만에 확장된 캐스팅과 세계관으로 돌아왔다. 시즌1 당시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K-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던 '오징어 게임'이 많은 관심 속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감독 황동혁, 이하 '오징어 게임2') 제작발표회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됐다.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가 참석해 새로운 시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이날 현장에는 국내 취재단 외에도 미국·아르헨티나·브라질·멕시코·영국·스페인·폴란드·루마니아·체코·터키·일본·호주·대만·필리핀·인도·태국 등 22개국의 160여 명의 외신과 인플루언서들이 몰려 '오징어 게임'에 대한 화제성을 짐작하게 했다.
지난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공개된 후 넷플릭스 역대 시청 수, 시청 시간, 시청 가구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며 K-콘텐츠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이바지했다. 이후 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넷플릭스 역대 최고 히트작이라는 명성을 지키고 있다.
시즌1은 성기훈(이정재 분)이 미국행 비행기 탑승 직전에 등을 돌리며 다시 돌아갈 것을 암시하고, 프런트맨(이병헌 분)의 얼굴을 공개하며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그린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에서 기훈이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다시 돌아서며 '우린 말을 아니고 사람이다. 그래서 너희를 찾아내겠다'는 말을 하며 끝이 났다"며 "이를 이어받은 시즌2는 기훈의 여정이 담겼다. 기훈이 게임의 주최자를 찾아내고 막아서려는 노력과 그런 기훈을 막아서고 붕괴시키려는 프런트맨의 대결이 시즌2의 핵심적인 이야기와 갈등 구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배우 양동근과 이서환, 강애심, 조유리, 위하준, 강하늘, 박규영, 임시완, 이병헌, 황동혁 감독, 배우 이정재, 박성훈, 이진욱(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DDP 아트홀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이정재가 시즌1에 이어 다시 한번 기훈으로서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난다. 기훈은 극 중 우승한 지 3년이 지난 후 그토록 찾아 헤매던 프론트맨을 마주한 그는 잔혹한 죽음의 게임을 멈추겠다는 자신만의 의도를 가지고 다시 한번 참가를 결심한다.
이정재는 시즌1 당시 화제를 모았던 세트장의 감동을 시즌2에서도 여전히 느꼈단다. 그는 "시즌1 때 처음 세트장을 보고 놀라서 매번 세트장에 갈 때마다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시즌2도 마찬가지였다. 대본에서 본 세트장이 과연 어떤 식으로 표현됐을지 궁금했다"며 "항상 느낀 거지만 내가 궁금하고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세트장이 구현돼 있다"고 전해 시즌2 배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병헌 또한 게임을 총괄하며 상황실에서 모든 참가자들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프론트맨을 맡아 시즌1에 이어 시즌2를 함께한다.
이에 더해 위하준도 돌아왔다. 시즌1 당시 프론트맨인 형 인호의 총에 맞고 바다에 빠지는 결말로 많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가까스로 살아나 기훈과 함께 고군분투한다.
위하준은 "감사하게도 준호가 살아나서 시즌2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며 합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시즌2에서 준호는 굉장히 처참한 상황을 목격하고 형이 프론트맨이란 사실을 알게 되지 않았나. 그런 준호가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와 형사로서 그리고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게임을 멈추고 형을 찾기 위해 어떻게 달려 나가는지 주목해 달라"며 "또한 그 과정에서 보이는 준호의 냉철함과 카리스마를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DDP 아트홀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 제작발표회가 취재진으로 북적이고 있다. /서예원 기자 |
앞선 세 사람과 달리 임시완은 코인(암호화폐) 투자 방송을 하던 유튜버 명기로 분해 새롭게 합류했다. 명기는 잘못된 투자로 자신은 물론 구독자들까지 거액의 손해를 보게 만든 후 빚쟁이와 구독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다 게임에 참가한다.
특히 '오징어 게임 찐팬'이라고 밝힌 임시완은 시즌2 합류하게 된 소감으로 "애청자의 입장이었다가 실제로 게임에 참가하게 된 것이 아닌가. 처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세트장에 들어갔을 때 영희 인형을 보고 감격스럽고 벅차올랐던 감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영희의 목이 돌아갈 땐 전율까지 일어났다"고 들뜬 소감을 밝혔다.
임시완과 마찬가지로 강하늘 역시 새롭게 합류했다. 강하늘은 해병대 출신이라 떠벌리는 붙임성과 넉살 좋은 성격의 소유자 대호를 연기한다.
그는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듣고 '왜 나를?'이라는 의문이 앞섰다"며 계속해서 '왜?'만 반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감독님과 처음으로 미팅할 때 캐스팅 이유를 꼭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묻기도 전에 감독님이 살짝 이야기해 준 스토리가 너무 재밌어서 질문조차 못 하고 나와버렸다"고 출연 비하인드를 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체험존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DDP 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취재진이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이 외에도 박규영(노을 역), 이진욱(경석 역), 박서훈(현주 역), 양동근(영식 역), 강애심(금자 역), 이서환(정배 역), 조유리(준희 역) 등이 함께 앙상블을 이룬다.
시즌2에서 주목할 점은 새롭게 합류된 배우들 중 대부분이 젊은 세대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황 감독은 "시즌1 때는 어느 정도의 빚을 지고 게임에 참여하려면 사회적으로 실패의 경험도 있어야 하는 만큼 연령대가 조금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반면 코로나 열풍이 지나간 요즘에는 젊은 세대들이 점점 노동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주식과 코인 등 일확천금을 노리는 상황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시즌2에는 시즌1과 달리 젊은 세대들이 겪는 문제들을 담아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즌2에서는 젊은 친구들을 대거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체험존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DDP 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취재진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서예원 기자 |
시즌1의 신드롬으로 인해 황 감독과 배우들에게 부담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황 감독은 "부담이 정말 많이 됐다. 시즌2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부담감은 쭉 가져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즌1이 많은 사랑을 받은 건 캐릭터들이 그만한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시즌2는 더 많은 캐릭터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번 시즌 역시 각자 정해진 적은 분량 안에서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만큼 시즌2는 시즌1과 달리 한국 정서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이에 황 감독은 "난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때문에 작품에 나오는 게임들은 모두 내가 직접 경험하고 놀았던 것들에 기반한 것들이다. 때문에 시즌2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베이스는 내가 겪었던 70~80년대 한국의 게임과 놀이에서 시작된다. 한국의 정서가 어디로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정재는 "시즌1 때 시즌2가 나오냐고 물어봤었는데 그때는 감독님께서 시즌2는 절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3년 만에 시즌2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이번 시즌 역시 여러분의 기대와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황 감독은 "엄중한 시기에 작품을 공개하게 돼 마음이 복잡하다"면서도 "우리 작품이 국민 여러분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든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오징어 게임2'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이 됐던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은 이날 현장에 불참했다. 탑은 힙합 서바이벌 준우승자 출신의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았다. 유튜버 명기 역의 임시완의 권유로 코인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잃게 되는 캐릭터로 비중이 적지 않다.
앞서 2017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은퇴까지 선언했던 탑이기에 그의 출연은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였다. 이를 의식한 듯 탑은 현재 홍보 등 각종 공식 행사에 일절 참석하지 않고 있다.
돌아온 인물들과 추가된 캐릭터들의 앙상블로 완성된 '오징어 게임2'는 26일 오후 5시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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