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리벳 2024', 2만 5천여 관객 동원하며 마무리
J팝 공연 진행하는 라이브 카페·뮤직펍 많아져
J팝 뮤직 페스티벌 '원더리벳 2024'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원더리벳 프렌즈(WONDERLIVET FRIENDS) |
K팝은 이제 한국에서만 즐기는 것이 아닌 세계 음악 시장에서 하나의 장르이자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일본 대형 음반 판매점인 타워 레코드에 K팝 코너가 대규모로 꾸며지고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사진전이 개최된다. 반대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J팝은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들어 일본 가수들의 단독 내한 콘서트가 대규모로 열리는가 하면 J팝을 조금 더 대중적으로 즐기기 위한 다양한 문화 현상도 생기고 있다. <더팩트>는 한국에서 즐기는 J팝과 일본에서 즐기는 K팝의 다양한 시각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J팝을 듣는 건 보편적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점차 한국 내에서도 J팝의 인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J팝 뮤직 페스티벌 '원더리벳 2024'는 약 2만 5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관객들은 일본어로 떼창을 하며 분위기를 더욱 뜰겁게 달궜다. 국내 위치한 뮤직펍에서도 J팝 공연이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한국에도 불어온 'J팝 열풍'이다.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J팝 뮤직 페스티벌 '원더리벳 2024(WONDERLIVET 2024)'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이 공연은 약 2만 5천여 명의 관객과 호흡을 맞췄다. 개최에 앞서 블라인드 티켓과 3일권 티켓이 모두 매진되는 등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총 40팀 중 27팀이 일본 아티스트로 구성됐다는 점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힙합 싱어송라이터 록밴드 아이돌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일본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격했다. 11월 8일 공연에서는 일본 싱어소라이터 eill(에일)의 무대를 시작으로 일본 걸즈 밴드 TOGENASHI TOGEARI(토게나시 토게아리), 일본의 록밴드 sumika(스미카) 등이 무대에 올랐다.
둘째 날인 11월 9일에는 일본 힙합 그룹 Creepy Nuts(크리피 넛츠), 일본 대세 싱어송라이터 milet(미레이) 등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였으며 마지막 날인 11월 10일에는 일본 인기 싱어송라이터 Tatsuya Kitani(키타니 타츠야), 일본 대표 싱어송라이터 Yuuri(유우리) 등이 '원더리벳 2024'의 대미를 장식했다.
'원더리벳 2024' 관계자는 <더팩트>에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첫 회임에도 많은 분들께서 방문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내년을 준비해 보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더리벳 2024' 관계자는 "J팝의 인기가 최근 2년 사이에 굉장히 뜨겁게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원더리벳 프렌즈(WONDERLIVET FRIENDS) |
총 40팀의 출연진 중 절반 이상인 27팀이 일본 아티스트였으며 이 외에도 밴드 QWER 루시 쏜애플 데이브레이크 등 국내의 다양한 뮤지션이 출연해 공연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관계자는 "J팝 자체의 힘을 활용하기보다도 일본의 관객에게는 한국의 음악을, 한국의 관객에게는 일본의 음악을 소개하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컸다"며 "특히 J팝의 경우 아직 인지도가 많지 않은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컬래버레이션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등 일본 국내에서도 보기 힘든 무대를 많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J팝의 인기는 최근 2년 사이에 굉장히 뜨겁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게 과열 경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분명히 있다. '원더리벳' 팀도 이 부분에 굉장히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 페스티벌을 통해 음악의 국가적 장르보다 좋은 음악을 큐레이션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더리벳'이 훌륭한 아시아 음악 페스티벌로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또 한국과 일본 간 문화적 교류를 통해 양국의 음악이 글로벌 IP로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의 J팝 인기는 '원더리벳'으로만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국내의 다양한 라이브 카페와 뮤직펍 등에서는 지금껏 미국의 팝송을 위주로 한 공연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J팝을 대상으로 한 공연도 진행 중이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펍에서는 매주 화요일마다 J팝 디제잉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었다. 해당 펍 관계자는 "J팝의 수요가 점점 많아졌고 가게 손님들도 J팝을 듣는 분들이 많아져서 화요일마다 고정적으로 일본 음악 디제잉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한 뮤직펍에서는 매주 화요일마다 일본 음악을 주제로 한 디제잉 공연이 진행 중이다. /최수빈 기자, 업체 제공 |
지난 12일에는 일본 가수 엘르가든 특집 디제잉 공연이 진행됐다. 해당 디제잉을 맡은 김민수 DJ는 올해 9월부터 마포FM 일본음악방송 'DJ 민수의 조선통신사'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민수 DJ는 엘르가든뿐만 아니라 킹누, 요아소비 등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일본 아티스트의 디제잉도 진행했다. 그는 "서 있을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실 때도 있다. 어떨 때는 응원봉을 들고 오시는 팬분들도 계신다.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끼리 모여 떼창하는 모습을 보는 게 굉장히 즐겁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음악과 공연을 재생산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음악과 공연을 소개하는 게 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엘르가든 내한 공연에 앞서 디제잉 공연을 기획하게 됐는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연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번 디제잉 공연은 엘르가든이 재결합 후 했던 주요 페스티벌 무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후지록 페스티벌을 비롯해 서머소닉 페스티벌, 스윗러브샤워 페스티벌, 카운트다운재팬 페스티벌 등 일본의 큰 페스티벌에서 엘르가든이 펼쳤던 라이브 공연 영상으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김민수 DJ는 "최근에 엘르가든 노래를 튼 적이 있었는데 손님분들이 노래를 듣고 좋은 반응을 보내주셨다. 실제로 음악 검색 어플을 이용해서 노래 제목을 찾는 분들도 계셨다"며 "예전에는 가게에서 일본 음악이 나오면 신기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는데 요즘에는 점점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양한 페스티벌에서 J팝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원더리벳'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의 크고 작은 행사들에서도 일본 아티스트가 오는 경우가 많다. 보통 페스티벌에서 한국 밴드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일본 밴드의 출연도 잦아지고 있다"며 "엔저 현상(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 때문도 있겠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겪을 때 대중들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J팝에 발을 들인 경우가 많다. 지금도 계속 상승세이고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바라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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