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즈 "언젠가 관객으로 함께 뛰어놀고 싶어"
루시 "우리 모르는 분들도 함께 즐길 때 정말 짜릿"
에이티즈 루시 방예담 연정(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이 올해 페스티벌 무대에 선 소감을 전하며 페스티벌의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각 소속사 |
2주에 걸쳐 4일간 성대하게 펼쳐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끝으로 봄부터 빼곡히 이어진 2024년 음악 페스티벌 시즌이 거의 마무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년(2020, 2021) 동안 중단됐던 페스티벌은 재개된 지 3년 차를 맞아 어느 때보다 알차고 풍성했다. 그 과정을 돌아보고 가수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많은 이들이 음악 페스티벌의 최대 강점으로 한 장소에서 여러 아티스트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대형 페스티벌의 경우 많게는 80여 명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서다 보니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채로운 음악과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이는 관객뿐만 아니라 무대에 서는 가수들에게도 콘서트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올해 페스티벌은 봄 '뷰티풀 민트 라이프' '서울 재즈 페스티벌' 등을 시작으로 여름 '워터밤'과 '해브 어 나이스 트립'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등을 지나 가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과 '원더리벳'으로 이어지며 시즌이 거의 마무리됐다. 올해 페스티벌 무대에 섰던 가수들 중 4팀(에이티즈, 루시, 방예담, 연정)과 페스티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글로벌 최정상 그룹 에이티즈는 올해만 해도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모로코 '마와진', 일본 '서머 소닉' 등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에서 활약했다. 국내 페스티벌에선 보기 어려웠지만 최근 막을 내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에서 마지막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서면서 국내 음악 팬들과도 뜨겁게 교감했다.
에이티즈는 "20년이 돼가는 국내 유수의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발탁돼서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컸다.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고 후회 없이 모든 걸 보여드렸다. 관객 분들도 그걸 느끼셨는지 호응하고 즐겨주셔서 기뻤다. 국내 페스티벌에서도 저희 무대를 자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 즐거움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에이티즈는 "국내 페스티벌에서도 저희 무대를 자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 즐거움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은 공연 당시 모습. /엠피엠지 뮤직 |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만의 프로젝트 '더 모멘트 오브 유(The Moment of You)'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에이티즈는 전담 프로덕션 팀과 밴드, 댄서를 포함해 무려 70여 명을 대동했으며 'WAVE(웨이브)' 'WORK(워크)' '미친 폼' 등 그들만의 정체성을 담은 곡들에 맞춰 잔디마당 전체를 뜨겁게 달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에이티즈는 "많은 분들이 찾는 페스티벌이니 에이티즈라는 그룹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대표곡들은 물론이고 가을밤에 많은 분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즐길 수 있는 곡들까지 총집합한 세트리스트로 구성했다"며 "'코첼라'나 '마와진'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무대도 꼭 한국에서 그대로 선보이고 싶어서 밴드셋 라이브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스티벌의 매력으로 "아무래도 탁 트인 야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현장감 아닐까"라며 "즉석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공연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도 페스티벌만의 매력이다. 저희 에이티니(팬덤명)를 포함한 수많은 관객 분들께 저희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티즈 멤버들이 무대 위 아티스트가 아니라 관객으로 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멤버들은 "지금 상상만 했는데도 너무 신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코첼라'에 초청됐을 당시 다른 아티스트의 무대를 보러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에이티즈는 "무대 위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티스트의 에너지가 무대 아래까지 생생하게 전해지고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리듬을 타면서 즐기고 있더라. 저희 공연을 보러오신 분들도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었다"며 "기회가 생긴다면 무대를 바라보며 목이 터져라 호응도 해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함께 뛰어놀고 싶다"고 바랐다.
싱어송라이터 연정은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사진)과 '그랜드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올해 가장 작은 스테이지에서 무대를 했지만 계단 오르듯 하나씩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로이엔터 |
페스티벌은 수십 명으로 라인업을 꾸리다 보니 유명 뮤지션뿐만 아니라 실력 있는 뮤지션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신인 뮤지션은 많은 관객들 앞에서 자신의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싱어송라이터 연정은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눈도장을 찍더니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도 초대돼 주목을 받고 있다.
연정은 "큰 페스티벌은 늘 꿈꿔왔던 무대였기에 행복하게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처음이라 부족한 점도 많았는데 차근차근 성장해 앞으로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저에겐 페스티벌이 계단처럼 느껴진다. 올해 가장 작은 스테이지에서 무대를 했지만 계단 오르듯 하나씩 올라가고 싶다"고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또 "페스티벌은 여러 아티스트들이 출연하고 저와 같은 신인 아티스트는 그 틈에 섞여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관객으로 가게 된다면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신날 거 같고 떠오르고 있는 신인들 무대나, 익히 이름을 많이 들어봤던 아티스트의 무대도 보며 새로운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솔로 뮤지션으로 새 출발한 방예담은 올해 처음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그는 "불특정 다수가 즐기는 모습 보면 기분이 매우 좋다"고 돌아봤다. 사진은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GF엔터 |
방예담은 2020년 그룹 트레저로 데뷔해 5년 차지만 지난해 솔로 뮤지션으로 새 출발했다. 그러면서 올해 '메가필드 뮤직 페스티벌'과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그는 "솔로 데뷔 이후에 감사하게도 페스티벌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밴드 세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신나고 재밌는 공연들이었다"며 "페스티벌은 불특정 다수의 리스너들 앞에서 공연을 하니까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좀 더 난이도가 있는 느낌이다. 그런 만큼 제 음악을 즐겨주시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만약 관객으로 페스티벌에 간다면 어떤 기분일 거 같냐는 질문에는 "전 음악을 들으면서 노는 걸 매우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정말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거 같다. 음악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과 같이 뛰면서 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2년 연속 헤드라이너로 발탁된 루시는 "모든 아티스트들이 하나가 돼 수많은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미스틱스토리 |
2020년 데뷔한 밴드 루시는 음악 페스티벌과 함께 성장해 왔다. 데뷔 초부터 꾸준히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섰던 루시는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발탁됐다.
루시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저희를 좋아해 주신 덕분에 여러 페스티벌 무대에 설 수 있었다"며 "무대에 오르는 게 가장 큰 행복이고 즐거움이기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무대에서 느낀 행복만큼 더 열심히 해서 내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같은 무대에서 루시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해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콘서트는 팬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페스티벌은 저희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함께하는 곳이라 우리 음악을 통해 뛰어 놀고 즐기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짜릿하다"며 "페스티벌은 모든 아티스트들이 하나가 돼 수많은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는 게 매력적이다. 우리도 그 일원으로 소속감과 결속력, 자부심을 느끼며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돌아봤다.
만약 관객으로 페스티벌에 간다면 멤버들의 성향은 조금 다르다. 예찬은 "조용하고 잔잔한 무대를 보는 걸 좋아해서 그 분위기에 푹 빠져 무대를 즐기고 싶다"고, 상엽은 "목이 쉬고 온몸이 뻐근할 정도로 열심히 뛰고 함성을 지르면서 즐길 것 같다"고, 원상은 "여러 아티스트의 무대를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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