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한(恨)과 트롯에 진심인 외국인[TF인터뷰]
입력: 2021.04.13 06:00 / 수정: 2021.04.13 06:00
미스트롯2에서 사랑 받은 마리아가 최근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영화 귀향에서 국악 판소리가 나오는데 제가 살면서 들은 노래 중에 가장 슬프게 들렸다. 이후에 주현미 선생님 유튜브 채널을 보게 됐고 트로트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좋은날엔엔터 제공
'미스트롯2'에서 사랑 받은 마리아가 최근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영화 '귀향'에서 국악 판소리가 나오는데 제가 살면서 들은 노래 중에 가장 슬프게 들렸다. 이후에 주현미 선생님 유튜브 채널을 보게 됐고 트로트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좋은날엔엔터 제공

'미스트롯2' 출연 후 인기, "K트롯 전 세계에 알리고파"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트로트를 단순히 흉내만 냈다면 분명 금방 들통이 나고 '미스트롯2'에서 높이 올라가지도 못 했다. 마리아는 한국인의 한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그 정서를 담아 노래를 부른다. K팝에서 시작해 K트롯에 푹 빠졌다는 마리아의 매력 발산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미국 코네티컷에 살던 마리아는 2014년 우연히 K팝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된 이후 계속 찾아듣고 불렀다. K팝에 대한 애정이 워낙 남달랐던 그는 2017년 한인회가 주최하는 노래자랑에 참가했고 포미닛의 '미쳐'를 불러 1위를 해 한국행 티켓을 받았다.

"제가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미국에서 수의사 전문 고등학교를 다녔고 수학과 화학을 전공했어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취미로 삼고 현실적인 길을 택한 거죠. 그런데 K팝을 접하게 되면서 음악을 좋아하던 마음이 다시 떠올랐어요. K팝을 듣고 마음이 움직였고 음악을 하고 싶은 열정이 생겼어요. 그렇게 시작해 한국까지 오게 된 거죠."

한국에 온 지는 3년이 다 됐고 한국에 대한 애정은 더 커졌다. 그 사이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 K팝에 대한 관심이 K트롯으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TV조선 트로트 서바이벌인 '미스트롯2'에 눈길이 갔고 지원했다. 그리고 본선 무대에 진출한 것은 물론이고 많은 호평과 사랑 속에 최종 12위에 올랐다. 외국인이 트로트에 도전해 본선 무대에 선 것도 신선한데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트로트 특유의 한과 흥을 맛깔 나게 살렸다.

"첫 라운드에서 '올 하트'를 받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실 기대를 안 했거든요. 지원하는 사람이 2만 명이 넘었고 한국 사람들이 나보다 경력도 기니까요. 전 트로트를 부른 게 고작 2년이고 외국인이기도 하잖아요. 준비는 열심히 했지만 '신기하다'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반응이 너무나 좋고 '올 하트' 나오니까 그 순간은 평생 남을 것 같아요."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트로트를 몰랐어요. 온 지 1년쯤 지났을 때 한국 역사를 좀 더 알고 싶어서 친구에게 영화를 추천 받았는데 그 영화가 '귀향'이었어요. 국악 판소리가 나오는데 제가 살면서 들은 노래 중에 가장 슬프게 들렸어요. 이후에 주현미 선생님 유튜브 채널을 보게 됐고 트로트에 빠져들게 됐어요."

마리아는 한국인의 한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그 정서를 담아 노래를 부른다. 그는 세계에 K트롯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좋은날엔엔터 제공
마리아는 한국인의 한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그 정서를 담아 노래를 부른다. 그는 "세계에 K트롯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좋은날엔엔터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귀향'을 보게 된 건 한국을 더 심도 있게 알고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할아버지가 6.25 참전용사였던 것은 한국 역사에 더 관심을 갖게 했다.

"그 시대가 궁금했어요. 미국 역사에서도 1900년대 초반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할아버지가 6.25 참전용사였는데 할아버지가 군인이었을 때 당시도 궁금했고요. 할머니는 폴란드 수용소에 계셨었어요. 그래서 두루두루 역사를 알고 싶었고 친구가 '귀향'을 보면 한국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다시 보라고 하면 (마음이 아파서) 못 볼 것 같아요."

마리아가 트로트에 담긴 한을 잘 표현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단순한 관심을 넘어 한국인의 한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가 어릴 때부터 음악을 어릴 때부터 진심으로 좋아하면서 즐겨 듣고 따라 불렀어요. 한국에 온 뒤에 느낀 건 가수를 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거예요.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기를 얻고 싶어서 하는 친구들도 많은 것 같았어요. 전 전자 쪽이에요. 그런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마리아는 곡을 선택하고 부를 때 아는 말이어도 가사 속 단어를 하나하나 다 찾아서 의미를 더 정확히 파악하고 곡의 메시지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 노력이 있기에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 곡이 가진 정서를 청자의 마음에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마리아는 다양한 음악에 열려 있고 스펙트럼도 넓다. 트로트에 푹 빠져 있고 트로트를 즐겨 부르고 있지만 그의 꿈은 좀 더 크다.

"트로트는 그냥 좋아서 끌렸어요. K팝 좋아한다고 팝을 잃는 게 아니듯이 여러 장르를 즐겨 들으니까 트로트도 부르게 된 거고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부르게 될 것 같아요. K팝의 인기를 통해서 사람이 모여야 K트롯도 더 알릴 수 있잖아요. 지금 계획은 유튜브 활동을 통해서 세계에 K트롯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제가 먼 한국에 와서 꿈을 이뤘듯이 팬들도 꿈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눈치 보지 말고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고 자신만의 것을 찾고 드러내고 하고 싶은 것에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랑을 주신 덕분에 제가 아끼는 한국에서 계속 지낼 수 있게 됐고 가수의 길을 갈 수 있게 됐어요. 너무 감사하고 여기서 오래 오래 살 거예요.(웃음)"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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