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토크가 하고 싶은' 이동욱, 잘한다고는 안 했다
입력: 2020.02.07 05:00 / 수정: 2020.02.07 05:00
이동욱은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 호스트를 맡아 매회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를 만나고 있다. /SBS 제공
이동욱은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 호스트를 맡아 매회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를 만나고 있다. /SBS 제공

시청자들도 외면한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더팩트|박슬기 기자] 데뷔한 지 20년. 배우로서 이룬 것도 많고, 쌓아놓은 것도 많은 이동욱이다. 하지만 그의 어설픈 도전은 그동안 이뤄 놓은 것들에 오점을 남기는 듯하다.

이동욱은 지난해 12월 4일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를 통해 정통 토크쇼 MC로서 첫발을 뗐다. "이홍렬, 주병진 선배를 보고 토크쇼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는 그가 마침내 오랜 꿈을 이루게 된 순간이다. 동시에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기 시작한 순간이기도 하다.

이동욱에 대한 기대는 컸다. 앞서 '강심장' '프로듀스X101' '더 바디쇼3' 등에서 쌓은 MC 경험이 있었고, 연륜 있는 배우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상파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진행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첫 회 게스트인 공유를 제외하고선 그리 매끄럽지 못한 진행실력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사실 공유 편에선 별다른 진행실력은 필요하지 않았다. 공유와 나란히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만족했기 때문이다.

정관스님(왼쪽)과 만난 이동욱. 이동욱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 토크쇼 MC 진행의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SBS 제공
정관스님(왼쪽)과 만난 이동욱. 이동욱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 토크쇼 MC 진행의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SBS 제공

이동욱의 진짜 실력은 그 다음 편부터였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배우인 만큼, 이야기를 끌어내는 능력이 부족한 그였다. 다음 질문할 것에만 급급해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깊이감이 부족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또 게스트를 소개하거나 성과에 대해 설명할 땐 마치 책을 읽는 느낌이 강해 어색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보조 MC 장도연이 없었다면, 이동욱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기엔 무리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게스트가 돋보여야 할 토크쇼가 시종일관 이동욱 얼굴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어떤 게스트가 나와도 이동욱의 잘생긴 얼굴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제작진 역시 이동욱 얼굴에만 초점을 두니 이 역시 프로그램을 망치는 요소 중 하나가 됐다.

누리꾼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여러가지 의견을 내고 있다. /네이버 갈무리
누리꾼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여러가지 의견을 내고 있다. /네이버 갈무리

하지만 그의 잘생긴 얼굴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재미가 없다..진행방식이 너무 지루하게 늘어지는 느낌이라.."(enff****) "재미도 없고..뭔가 엉성하고..지루하고..집중 안 되는? 토크쇼"(zzan****) "토크쇼 너무 목말랐는데. 출연하시는 분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나 그들 고유의 생각들을 들어보길 기대했었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워요."(boro****) "호스트가 아직 배우티를 못벗었는데 방청객을 앞에 놓고 연예인이 아닌 사람에게서 익숙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내기에 배테랑이 아니라는걸 제작진은 잊지 마라"(cant****) "말주변도 없는사람이 무슨 토크쇼를 한다고 방송이 장난입니까 이동욱 소원 들어주려 제작비를 날려 먹다니"(ququ****)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SBS 제공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SBS 제공

일대일 토크쇼는 집중력과 몰입도가 요구된다. 조금이라도 늘어지면 시청자들은 단숨에 채널을 돌리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다양한 장소와 형식의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산만하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로그램은 12부작으로 기획됐다. 제작진은 위험부담이 큰 도전이라는 것을 의식한 듯 시즌제라는 안전장치를 설비했다. 장기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후 저조한 시청률이 이어지면 '폐지'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시즌제 도입은 괜찮은 결정이었다. 시청률은 1회 공유 출연분이 기록한 4.8%가 최고 시청률이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평균 시청률 3%대를 기록하고 있다. '영미식 정통 토크쇼'를 표방한다며 내세웠던 거창한 포부가 창피해지는 성적이다.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그야말로 이동욱을 위한 토크쇼다. 게스트가 주인공이라고는 하나, 모든 게 그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게스트마저 이동욱을 위해 있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나온 일대일 정통 토크쇼에 많은 시청자가 기대를 모았지만, 아쉬운 결과물로 실망감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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