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형 웹툰 드라마 '툰드라쇼' 뒷심 발휘할까?
웹툰 드라마 그리고 쇼를 섞은 '툰드라쇼'의 시도는 신선했다. 기발함에 목말랐던 안방극장이 주목할만한 요소들이 충분했다. 그러나 원작 웹툰의 인기만큼 시청률이나 인지도 부분에서는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 어느새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는 '툰드라쇼' 출연진은 이 같은 사실을 솔직히 인정했다. 반면 방송 말미를 향해 끝까지 즐기는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MBC에브리원 '웹툰히어로: 툰드라쇼'(이하 '툰드라쇼') 중간 점검 차원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비투비 멤버 일훈, 기안84, 김정석, 이형석, 이시언, 손진영, 이두일 등 출연진이 참석했다.
일훈 기안84 김정석 이형석은 '툰드라쇼'의 '청순한 가족'에서, 이시언 손진영 이두일은 '조선왕조실톡'에서 각각 연기하고 있다. 두 코너는 모두 웹툰 작가들이 직접 구성한 참여형 웹툰 드라마다.
이날 모인 '툰드라쇼' 출연진은 돈독한 친분을 자랑하며 간담회 분위기를 살렸다. 먼저 '청순한 가족' 팀이 취재진과 만났다. 평범한 고등학생 김성민을 연기한 일훈은 "다들 가족 같은 분위기로 즐겁게 촬영했다"고 운을 뗐다. 김성민의 형 희민을 연기한 웹툰 작가 기안84가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기안84는 '청순한 가족'으로 연기에 도전했고 작가로서 극의 구성에도 참여해 취재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연기학원에 등록해서 50만 원 내고 배웠는데 연기는 정말 재밌다"고 너스레를 떨며 방송 촬영에 적응한 면모를 보였다.
아이돌 일훈부터 만화가 기안84, 아역 이형석으로 이뤄진 '청순한 가족' 팀은 좋은 연기 호흡을 보여줬다. 아버지 역을 맡았던 김정석은 "모두 걱정했는데 연기를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그는 "특히 만화가 기안84를 많이 걱정했는데 점점 캐릭터를 잡아갔고, 연기를 생각보다 잘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조선왕조실톡' 팀도 '청순한 가족' 못지않은 팀워크를 자랑했다. 이서언과 손진영은 등장부터 티격태격해 현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곧 "우리가 잘할 수 있던 것은 이두일 선배 덕분이다. 사극을 연기하며 충고를 항상 해줬다"며 원로배우 이두일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툰드라쇼' 출연진은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던 원작 웹툰을 드라마로 연기하는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이시언은 "웹툰을 워낙 좋아해서 드라마로 연기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다"며 "솔직하게 웹툰은 그림이다. 표현 안 되는 내용도 매우 많다. 표현력 부분에서는 웹툰이 더 나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두일은 "평면으로 보는 것과 화면으로 만드는 것이 다르다.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측면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이시언의 발언을 부연했다. 앞서 기안 84도 '툰드라쇼'에 대한 아쉬움을 보였다. 자신의 만화를 기반으로 '청순한 가족'을 구성해 누구보다 기대가 컸을 그는 "뒷 부분은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출연진은 '툰드라쇼'의 흥행 실패를 '쿨'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여러 면모에서 신선한 시도가 두드러졌던 '툰드라쇼'에 대한그들의 애정은 컸다.
사실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기안84의 웹툰 '패션왕'은 이미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고 곧 포털사이트 웹툰 원작의 '치즈인터트랩'도 tvN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툰드라쇼'가 가진 차이점은 기획부터 출연까지 웹툰 작가가 직접 참여했고, 웹툰을 드라마와 영화에 알맞게 재구성하기보단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만화와 차이점을 부각하게 하기도 했지만 최초 시도의 노력은 돋보였다. 출연진도 이러한 도전을 즐기며 뒷심을 발휘하겠다는 포부로 기자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MBC에브리원 '웹툰히어로: 툰드라쇼'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40분 전파를 탄다.
[더팩트ㅣ서다은 기자 wom9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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