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철 "연기는 간절히 원했던 것, 즐겁고 재밌어"
조한철이라는 이름 석 자는 대중에게 그리 친숙하지 않다. 하지만 얼굴을 본다면, 혹은 그가 연기하는 장면을 본다면 '아 저 사람!'이라고 하게 되는 그런 얼굴이다.
최근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을 끝마친 조한철을 <더팩트> 사옥에서 만났다. 올해 초 종영한 KBS2 '힐러'부터KBS2 '프로듀사' OCN '아름다운 나의 신부'와 '여왕의 꽃'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그는 "괜찮으냐"는 질문에 "이 정도야 뭘"이라며 웃었다.
그는 지치지 않는 에너지의 원천을 공연이라 꼽았다. 지난 1998년 연극 '원룸'으로 데뷔한 그는 이후 오랜 시간 대학로 연극판을 지켰다. "보통 공연 들어가기 전에 두 달 정도 연습을 한다. 그리고 공연을 한 달 정도 한다. 공연은 관객과 직접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계속 살아왔기 때문에 작품을 연이어서 해도 크게 힘들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 연기하는 게 재미있어요. 즐겁고요. 연기는 제가 간절히 원했던 거니까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열심히 해야죠."
사실 조한철이 이렇게 연기자로서의 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일찍 자신의 재능을 알고 목표를 세웠던 만큼 방황했던 시간이 있었다는 것.
"전 제가 연기 신동인 줄 알았어요. 아무리 자기가 정한 것이라도 너무 일찍 결정하면 방황기가 오는 것 같아요. '어쩌면 연기는 아닐 수 있겠다. 내게 진짜 맞고 좋은 게 따로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기도 했어요. 그때 음악도 배우고 발레도 배웠죠.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 연출로 전공을 바꿨어요. 그러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연극을 한 편 올려보자고 하더군요. 그 작품을 계기로 다시 배우로 돌아왔죠."

뒤늦게 다시 연기에 눈을 뜬 그는 점차 연기를 재미있다고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는 '진짜 연기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어졌고 결국 대학원에까지 진학하게 됐다.
"대학원에 가서 많은 걸 배웠고 인생의 스승도 만났어요. 그때 배운 게 아직도 제 밑천이에요. 일주일에 30시간씩 수업을 들었는데 정말 뜻깊었던 시간이었어요."
한때 다른 길을 찾아보기도 했고 누구보다 깊에 연기를 학문적으로 탐닉하기도 하면서 배우 조한철의 내면은 단단하게 다져졌다. 정서적인 노동을 지속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힘들 때도 있지만 그가 늘 미소를 잃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우가 정서적인 노동을 하는 건 당연한 거죠. 물론 이렇게 감정을 총체적으로 쓰는 직업이 별로 없는 것 같긴 해요. 그래도 그런 거에 불만은 없어요. 앞으로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고 마음이 편안한 캐릭터들도 해보고 싶긴 하죠. 제가 워낙 센 캐릭터들을 많이 했잖아요. 하하.
다음 작품이요? 사실 '여왕의 꽃'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부분이 있어요. 반성도 많이 했고요. '여왕의 꽃'을 통해 숙제를 하나 받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고민을 많이 해서 더 잘 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만들어야죠."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afreec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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