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년 만에 밀리언셀러 판매고를 기록하며 가요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그룹 엑소(EXO). 하지만 데뷔 3년 만에 세 명의 멤버를 잃을 상황에 놓였다. 한창 인기를 구가하는 절정의 아이돌 그룹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중국인 멤버 타오의 탈퇴 선언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엑소 멤버의 릴레이 이탈과 탈퇴 선언 안팎을 집중 점검했다.<편집자주>
"사실상 탈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된다."
타오(22·황쯔타오)와 같이 산둥성 칭다오 출신인 중국 스타 황효명은 지난 22일 영화 '하이생소묵' 언론시사회에서 "타오 탈퇴 관련 기사를 보고 타오에게 진위 여부를 물은 적이 있다. 그때는 타오가 거짓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오늘 타오가 내게 '오늘 성명을 발표할 것 같다'며 알고 있으라고 했다"고 말해 타오의 탈퇴설에 힘을 실었다.
타오는 2010년 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발탁돼 1년 6개월가량 연습생 생활을 보낸 뒤 2012년 4월 엑소로 데뷔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3일 자신의 탈퇴 의사를 아버지를 통해 세상에 알렸다. 그리고 그 시작은 한국이 아닌 중국, 올해 초부터 반복적으로 불거졌다.
크리스(25·본명 우이판)와 루한(25), 앞서 슈퍼주니어 한경이 그러하듯 타오도 팀을 떠나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현지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타오의 마지막이 사실화되고 있다.

타오는 앞서 팀을 이탈한 세 사람과 비교해 보면 다른 점도 있고 같은 점도 있다. 아버지가 개입했다는 점은 다르지만 인간으로서 사는 삶을 침해받았다는 것과 건강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타오의 아버지는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타오가 얼마나 팀과 지금의 활동을 사랑하는지 알기에 한국에서 데려오는 게 내게도 힘든 결정이었다"면서 "한국에서 아이돌을 하는 것과 타오의 건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망설이지 않고 타오의 건강을 택하겠다. 타오가 회사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그저 다치기만 한 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나. 그래서 중국에 데려와 다친 곳 치료를 시켰다. 우리가 바라는 건 돈이 아니라 아들의 건강과 평안"이라고 말하며 타오의 팀 탈퇴를 내비쳤다.
그 사이 타오의 중국 현지 소속사가 될 것으로 지명된 화이브라더스는 "거짓 소식도 이렇게 잘 팔릴 수 있구나. 누군가에게 어떠한 계획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그저 조용히 영화를 찍을 뿐"이라고 타오 영입설을 부인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타오는 자신의 SNS에 "죄송하다. 감사하다"고 짧은 글을 남겨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러 중국 매체는 이를 두고 탈퇴에 대해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보도했다. 타오의 팀 탈퇴를 지지하는 일부 팬층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 시나워러와 산둥성 뉴스 포털 Dzwww는 최근 "타오가 소속사에 먼저 워크숍(공작소)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고 함께 시스템을 준비했지만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SM-타오 사건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의 시선도 대동소이하다. 복수의 관계자는 "국내 최고 엔터테인먼트사인 SM이 전사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타오에 대해 손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SM이 탈퇴 멤버에게 대응하는 시스템이 발전하듯 탈퇴 멤버들 역시 각자의 방식대로 팀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면서 "자국민이라는 '핏줄 마케팅'이 강한 힘을 발휘하는 중국 현지에서 멤버들이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한경 크리스 루한이 그렇듯 타오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M은 "타오·타오 아버지와 중국에서 다양한 활동 등에 대해 지속해서 논의해 왔다.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 그럼에도 당사는 타오 아버지와 대화로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가능성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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