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미더머니3' 아이언,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지다!
래퍼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쇼미더머니'의 세 번째 시즌에서 그야말로 괴물 같은 신예 래퍼가 나왔다. '독기'로 단숨에 음원 차트를 석권하고 '쇼미더머니3' 준우승을 차지한 아이언(23·본명 정현철)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이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고 진짜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첫 상대부터 만만치 않다. '대세' 엑소와 걸그룹 강자 미쓰에이와 하루 차이로 맞붙게 됐다.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아이언에게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강한 상대와 대결한다는 게 즐거운 모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다면 좋겠지만 본질은 잊지 않는 게 목표라고 밝힌 그에게서 데뷔, '쇼미더머니3', 음악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아이언은 지난달 31일 데뷔곡 '블루(Blu)'를 발표했다. 그가 직접 가사를 썼다. '쇼미더머니3'가 끝나고 6개월 만에 발표하는 노래라 걱정도 됐지만, 페이스북에는 10만 명 이상의 팬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그의 데뷔에 기대를 나타냈다. 단 비슷한 시기에 신곡을 발표하는 상대가 너무 셌다.
"회사에서는 1위를 기대하는 데 사실 정말 유명한 분들과 같이 나오니까 긴장보다는 '쇼미더머니3' 때처럼 '쫄깃'한 느낌이에요. 상대가 강하니 더 즐기게 되고요. 잃을 게 없으니 차트 성적보다는 제 음악성을 알리고 아티스트로서 임팩트를 주고 싶어요.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면 더 좋겠죠."
싱글 앨범이라 단 한 곡만이 수록돼 그가 어떤 노래로 나올지 많은 팬들이 궁금해했다. '쇼미더머니3' 당시 화제가 된 '독기'나 '아이엠(I am)' 같은 노래를 기대한 팬들이 많았지만 그는 의외로 이별한 남자의 감정을 표현한 곡으로 활동하게 됐다.
"처음에는 다른 곡을 생각했는데 준비하는 동안 슬럼프가 왔어요. 가사도 안 써지고 비트 소화도 못 했죠. 그러다가 '블루'를 만나 슬럼프를 극복했어요. 그동안 몰랐던 단점과 부족한 부분을 고치기 위해 기본부터 다시 연습했어요. 그루브를 살리면서 지적받았던 가사 전달력을 높이려고 했죠. 좋은 곡을 만난 듯해요."

그가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었던 건 '쇼미더머니3'의 공이 컸다. 그는 회가 거듭될수록 실력을 보여주며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비록 바비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꿈을 이루기 충분했다.
"처음에는 '쇼미더머니3' 나가지 않으려 했는데 안 나갔으면 큰일이었죠. 덕분에 이름도 알리고 발음 등 문제점도 알게 됐어요. 매회 모니터하면서 새로운 시도도 했고 실패를 통해 많은 걸 배웠어요. 그러면서 성장했죠. 그러다 보니 우승 욕심이 크지 않았어요. 끝나고 거품도 빠질 줄 알았는데 데뷔할 때까지 많은 분들이 잊지 않으셔서 감사해요."

'쇼미더머니3'를 마치고 데뷔하기 전 샤이니 종현의 솔로곡과 씨스타 효린과 주영의 듀엣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워밍업을 마쳤다. 래퍼와 아이돌의 만남은 어땠는지 묻자 뜻밖의 고백이 돌아왔다.
"당시 슬럼프에 빠졌던 때라 누를 끼치지 않았나 싶어서 정말 죄송해요. 그런데 아이돌에 대한 편견은 원래 없었거든요. 오히려 상업적이라는 대중의 인식 때문에 평가절하되는 부분도 있는 듯해요.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지민과 '푸스(Puss)'를 함께 했는데 호흡도 잘 맞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더라고요."
"사실 광주에서 공연하면서 조금 이름을 알렸을 때 방시혁 PD와 만나 랩몬스터 등과 함께 연습했거든요. 3인조 힙합 그룹으로 데뷔할 뻔하다가 아이돌 그룹으로 콘셉트가 바뀌었어요. 그때 '아이돌할 그릇이 안 됩니다'라고 나왔죠(웃음). 사실 팀으로 활동하기에 저는 게으르고 너무 낙천적인 듯해요."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등의 프로그램은 힙합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데 힘을 보탰다. 최근 음원 차트에서도 힙합 장르의 노래들이 강세를 보이며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힙합에 대한 편견은 존재한다. 이제 막 데뷔를 앞둔 신인이지만 아이언은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털어놨다.
"비주류가 대중성을 찾은 게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 그러나 아직 디스 같은 부분만을 힙합으로 보지 않나 싶어요. 음악이라는 게 상업적이지만 팔면서도 본질을 잊지 말아야죠. 단지 따라하는 게 아니라 세련된 실험을 시도하며 재창조해야 해요. 저도 스스로 점점 발전하고 새로운 시도에 나설 것이고요."
아이언은 이제 막 가수로서 출발선에 섰다.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그는 자신감과 함께 밝은 미래를 꿈꿨다. 대세 아이돌 그룹의 틈 속에서 그의 이름을 알리기만 하더라도 성공 아닐까.
"진짜 출발이에요. '아이언맨'도 원래는 깡통 로봇이었죠. 저도 마찬가지에요. 음악 방송에서 멋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면서 팬들의 환호를 받고 싶어요. 무엇보다 팬들이 제 노래를 들어주고 그것으로 행복하면 좋겠어요. 그러니 제 데뷔와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하면서 지켜봐 주세요."
[더팩트 ㅣ 이건희 기자 canus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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