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대디열' 이유리, 연민정 벗어날 확률=흥행 확률
배우 이유리가 케이블 채널 tvN 새 금토 드라마 '슈퍼대디열' 성공 열쇠를 쥔 헤로인으로 떠올랐다. 그가 맡은 차미래에게 인생은 확률 100% 아니면 0% 둘 중 하나다. 이유리에게도 '슈퍼대디열' 도전은 마찬가지였다.
이유리는 전작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서 악녀 연민정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터라 그만큼 '슈퍼대디열'을 향한 날카로운 저울질이 예견됐다. 다행히 우려를 딛고 '슈퍼대디열'에서 같은 듯 전혀 다른 연기로 시선을 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유리가 보여줄 변화다.
13일 오후 첫 방송 된 케이블 채널 tvN 새 금토 드라마 '슈퍼대디열'에서 차미래는 사랑 이별 성공 모성애, 급기야 시한부 선고까지 인생의 희로애락 곡선을 단숨에 달렸다. 헤어진 연인의 재회, 싱글맘, 시한부 등은 드라마에서 닳고 닳은 소재이지만 이 모든 것을 1회에 함축적으로 보여줘 앞으로 내용이 더욱 풍부할 것이란 기대를 높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차미래가 남자 친구였던 한열(이동건 분)과 어떤 이유로 이별을 선택했는지 과정을 빠르게 그렸다. 여기에서 차미래와 한열의 캐릭터와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차미래는 한열을 향해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고 매몰차게 이별을 고했다. 한열은 아픈 어머니 이야기까지 고백하며 유학을 떠나려는 차미래의 발길을 붙잡으려고 애썼다. 차미래는 행복한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100%와 0%로 나눠 단정했고, 한열은 "어디에서나 100%는 없다. 하지만 널 100% 좋아한다"고 순애보를 펼쳤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남남의 길을 걸었다.
차미래의 100% 이론은 멋진 의사가 된 후에도 이어졌다.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에게 "수술은 100%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여성 최초로 암센터장이 되겠다는 야망도 있고 남자 고위 상사들의 성희롱 가까운 접촉에도 능청스럽게 대처하는 관록을 발휘했다.
그는 자신을 밀어주는 병원장에게 "정상에서 야호 한번은 외쳐야죠"라고 포부를 말하면서도 뒤에서는 "네가 더 싫다. 느끼한데 저질이라서. 판을 확 엎고 싶어진다니까"라고 흉을 보는 현실적인 면모도 갖췄다.

차미래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는 딸 사랑(이레 분) 때문이다. 싱글맘으로 억척스럽게 살면서도 딸을 위해 오히려 더 억센 장벽을 쳤다. 직장이나 대인 관계에서는 연민정 못지않은 살벌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사랑이 앞에서는 눈빛부터 따뜻해졌다. 그런 그가 극의 말미에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주저앉는 장면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100% 수술 불가 100% 죽는 거야"라고 확인하는 말이 더욱 안쓰러웠다.
이유리가 '슈퍼대디열'에서 표현한 차미래는 위치와 상황에 따라 다른 표정과 행동을 보였다. 자신의 앞길을 방해한 후배 의사를 물고문할 때 희번덕거리는 눈빛은 연민정을 떠오르게 했지만, 그 밖의 다른 상황에서는 저마다 겹쳐 보이지 않는 감정선을 소화했다.
이제 1회지만 시한부 엄마가 옛 연인 한열을 만나 사랑이와 가족이 되는 과정이 얼마나 신선할지, 또 연민정이 아닌 이유리의 변화가 어떻게 표현될지가 극의 흥행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슈퍼대디열'은 한 때는 화목한 가정을 꿈꿨지만 첫사랑에게 차인 후 평생 혼자 사는 것이 목표가 된 아웃사이더 독신남 한열, 그 앞에 10년 만에 다시 나타나 결혼하자고 하는 한열의 첫사랑 싱글맘 닥터 차미래, 그리고 그저 아빠가 갖고 싶은 미운 아홉살 사랑이의 '강제일촌 만들기'를 그린 이야기다.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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