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한나 기자] 배우 손종학은 인기리에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미생'에서 전형적인 마초 상사 마 부장 역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동시에 미움을 받았다.
하지만 손종학은 '미생' 속 캐릭터와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특히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뜨거운 가족애를 드러내며 눈물을 흘릴 줄 아는 효심 가득한 아들이자 한 가정의 가장의 모습을 보여 인상깊게 남았다.
1987년 멋 모르던 건축학도는 어느 날 "연기를 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한 후 지하 연극 연습실을 전전했다. 그러는 사이 노쇠해진 아버지는 이제 연극쟁이가 된 아들에게 "그만하면 됐다"고 애정어린 조언을 보냈다.
배우 손종학이 28년 연기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 겪은 아픈 사연이다. 그는 "부모님께서 연기 반대를 하진 않았느냐"는 단순한 기자의 질문에 속 얘기를 꺼내 놓기 시작했다.
그는 "건축과에 들어 갔더니 부모님께서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연기 한다고 했다. 평생 문화 생활 한 번 해보지 못해 연극이 뭔지도 몰랐던 분들이기에 아마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을 것이다. 반대했지만 고분고분 말을 듣지 않는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해 여름, 공연을 하러 나가는데 아버지가 '몸이 안 좋다. 병원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내일은 시간 되니깐 모시고 갈게요'라고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나왔다. 그날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며 "중환자실에 계실 때 '그만하면 됐다. 이제 그만 (연기)해라'고 하셨다.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이듬해 연기대상을 받아 그 상패를 제사상에 올렸는데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미생'으로 이젠 대중적 인지도와 사랑까지 거머쥔 그에게 가장 오랜 팬은 연기를 반대했던 어머니다.
손종학은 "지금까지 제 작품을 모두 모니터링 해준 게 어머니다. 요즘도 연기한다고 새벽에 나가면 구부러진 허리로 아침밥을 차려주는 분이다"라며 "'미생' 이후 내색은 안하지만 동생이나 누님들에게는 좋아하는 티를 많이 낸다고 하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두 아들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남다른 교육관으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내비쳤다. 그는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0.1%를 위한 대한민국에서 명분없는 공부를 시키고 싶지 않다"며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과도한 투자를 해서 현재를 불행하게 살지 말아라는 뜻"이라고 힘줘 말했다.
과도하게 마초적이고 불합리하게 여자와 직장부하를 무시했던 마 부장과는 상당히 다른 그의 한마디는 기자에게 깊은 여운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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