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다원 기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떳다고 변한' 스타들을 그동안 숱하게 봐왔기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지의 행동이었다. 간단한 인사만 남긴 뒤 뒤돌아서서 양 손을 주머니에 푹 찌르고 TV만 바라보는 뒷모습이 좋아보일리 없었다. '오해였다'며 수습했지만 찝찝한 뒷맛이 남았다. MBC 주말특별기획 '왔다 장보리'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배우 성혁의 첫인상은 그렇게 강렬한 도장을 찍었다.
인터뷰 내내 질문과 대답이 오갔지만 서로에 집중할 수 없는 간극이 있었다. 분위기를 풀기 위해 '인스타그램이나 SNS에서 보이는 성혁이 브라운관 속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4차원인 것 같다. 실제 성격은 어떠냐'고 슬쩍 가벼운 질문을 건네니 10초도 생각하지 않고 즉각 대답했다.
"제 장점이자 단점은 가식적인 걸 못 보고 그렇게 행동도 못 한다는 겁니다. 오디션이나 잘 보여야하는 자리를 가더라도 거짓말로 그렇게 행동을 못 해요. 어차피 나중에 다 나오니까요."
"전 솔직한 게 좋아요. 남한테 피해를 끼치는 정도는 아니지만요. 주위에서도 전 처음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인간관계가 더 나아지는 것 같다고 '대기만성형'이라고 했어요."
가식을 싫어하는 성격 때문일까. 평범한 질문에도 직설적인 대답들이 튀어나왔다. 아역 배우 김지영을 '연기 천재' '선천적으로 타고난 배우'라고 칭찬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선천적인 게 세상에 어딨느냐? 선천적이고 선천적이지 않은 걸 구분할 수 있느냐"며 "김지영이 연기를 잘하는 건 노력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부모의 훈육 방법도 아이가 연기를 잘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팡'하고 터지는 묘한 웃음을 곁들였다.
작품 속 '문지상'과 성혁은 별개의 인물이었다. '문지상'으로 인기가 높아 개명 제안까지 받는 정도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충만한 자기애를 드러냈다. '자유로운 영혼' 혹은 '나르시시즘'의 실사 버전이었다.
성혁은 '왔다 장보리'의 인기에 힘입어 다음 달부터 방송되는 KBS1 '당신만이 내 사랑'의 남자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사는 상남자 이지건 역을 맡아 싱크로율 100%의 연기를 보여줄 지 앞으로 행보가 궁금하다.
edaone@tf.co.kr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