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정유미 "대표작 없다? 더 보여줄 게 많은 걸요"
  • 이다원 기자
  • 입력: 2014.10.10 12:00 / 수정: 2014.10.10 10:10
정유미가 대표작이 없다는 불안감 대신 더 보여줄 게 많은 것이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여주고 있다./김슬기 기자
정유미가 대표작이 없다는 불안감 대신 더 보여줄 게 많은 것이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여주고 있다./김슬기 기자

[더팩트 | 이다원 기자] "대표작 없다는 불안감이요? 있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는 것 아닐까요? 까르르~"

난처한 질문에도 조리있게 대답한다. 웃음을 놓지 않는 표정에서 긍정 에너지가 마구 샘솟는다.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에서 무조건 인내하는 답답한 천사녀 '윤주'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통통 튀는 화법이 돋보인다. 묵묵히 걸어온 배우로서 길에 조급해하거나 시무룩해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는 정유미(31)는 '대기만성형'다운 그릇이었다.

최근 정유미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재치 넘치는 말재간으로 1초도 쉬지 않고 대화의 끈을 이어갔다. 야무진 입매무새만큼이나 얘기들이 알찼고 끊임없이 터져나온 웃음으로 주위 온도가 어느 새 후끈 달아오른다.

정유미가 대표작이 없다는 점에 수긍하면서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대기만성형 배우로서 꽉찬 연기관을 어필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정유미가 대표작이 없다는 점에 수긍하면서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대기만성형' 배우로서 꽉찬 연기관을 어필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 배우로서 정유미는 아쉽다?

대표작이 없다는 편견에 대해 물을 때에도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작품 얘기로 들어가면 아쉽긴 해요. 어찌 됐건 아직까지도 제 이름 대면 SBS '천일의 약속'이나 '옥탑방 왕세자'으로 기억하는데 이게 벌써 2~3년 전 작품이잖아요! '뭔가 팍 터지는 게 없다'라는 주변의 시선은 있죠. 하지만 제가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는 것에 만족하는 성격이라 크게 연연하지는 않아요. 물론 앞으로 더 잘해나가면서 뚜렷한 대표작이 생기길 바라지만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묵묵히 걸어나가는 게 더 중요해요."

정유미가 MBC 엄마의 정원에서 인내의 여신 윤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엄마의 정원 방송 캡처
정유미가 MBC '엄마의 정원'에서 '인내의 여신' 윤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엄마의 정원' 방송 캡처

'엄마의 정원' 속 '윤주'라는 캐릭터도 정유미에게 '팍' 터진 감은 없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윤주'가 처음엔 사나운 말을 다스릴 정도로 강단 있고 씩씩한 여자였는데 1회 빼고 계속 울거나 인내하는 감정신이 주로 나왔어요. 전 담아두는 타입이 아니라서 연기하면서도 누구에게 털어놓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또 '출생의 비밀'을 안고가는 캐릭터는 처음 연기하는 거였거든요. 어느 한명에게 속시원히 털어놓을 법도 한데 아쉬웠죠."

정유미(오른쪽)가 최태준과 로맨틱 코미디에 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치고 있다./임영무 기자
정유미(오른쪽)가 최태준과 로맨틱 코미디에 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치고 있다./임영무 기자

다음 작품에서는 사랑스러운 느낌이 묻어나는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단다. 함께 하고픈 남자 배우를 물었더니 '엄마의 정원'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최태준을 주저없이 지목한다.

"태준이는 실제로 정말 귀여운 친구에요. 오히려 '엄마의 정원'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될 정도로 재밌는 사람이죠. 막내 느낌이 강한데 드라마에서 통곡하고 읍소하는 연기를 했다는 게 놀라울 정도? 크하하. 그 친구야말로 로맨틱 코미디나 시트콤이 정말 잘 어울리는 배우거든요. 저랑도 연기 궁합이 잘 맞았고요! 슛이 끝난 이후에 더 재밌었다니까요?"

정유미가 정준영과 함께 가상부부로 출연했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정유미가 정준영과 함께 가상부부로 출연했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 정유미, 빼놓을 수 없는 단어 '우결'

'정유미'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코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준말 '우결'이다. 정준영과 5살 연상연하 가상 부부로 출연하며 뒤끝없고 활동적인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사람이 살면서 전환점이 있잖아요? 배우로서 첫번째 전환 포인트가 '천일의 약속'이었다면 '우결'은 많은 사람과 제가 소통하게 된 출발점이에요. 배우 아닌 인간 정유미로서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던 고마운 프로그램이죠."

정유미(오른쪽)가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정준영과 가상 부부로 출연하며 재미를 선사했다./우리 결혼했어요 방송 캡처
정유미(오른쪽)가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정준영과 가상 부부로 출연하며 재미를 선사했다./'우리 결혼했어요' 방송 캡처

그만큼 애정을 쏟았기 때문일까. '우결' 첫 만남에서 자신을 100% 모두 보여줘 오히려 주위에서 만류했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출연 결정할 당시 배우로서 갇혀있기보다는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어요. 라디오 DJ도 자신을 보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분야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에 매이다 보니 '우결'만큼 시청자에게 있는 그대로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더라고요. 근데 정말 자연스럽게 찍어서 그런지 첫 방송 이후에 '준영이와 나이 차이를 너무 보여준 거 아니니' 이런 얘기들까지 들려오더라고요."

정유미가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걷고 싶다며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정유미가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걷고 싶다며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아쉽게도 '우결' 하차 이후 정준영과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졌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작품을 같이한 배우들은 '그래 이건 연기니까 드라마 끝나면 평소 나인 채로 편하게 만날 수 있다' 싶은데, '우결'은 그런 느낌이 안 들더라고요. 조금 아쉽지만 재밌는 추억이었던 것 같아요."

정유미가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며 여유가 넘치는 인생관을 설명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정유미가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며 여유가 넘치는 인생관을 설명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제서야 큰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한 그는, 그러나 큰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다고 선을 긋는다. 취재진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생글생글 웃으며 현답을 내놓는다.

"원래 긴 계획을 짜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제 행복이 우선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거기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이를 테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게 더 큰 행복을 준다면 전 과감하게 배우 아닌 주부로서 살 생각도 있는 거죠. '내 행복을 찾자, 내가 나로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찾아야겠다' 이게 요즘 갖게 된 인생관이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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