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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경민 인턴기자] 사랑에선 마음을 더 준 사람이 약자다. 그리고 항상 약자가 더 아프기 마련이다. 배우 한그루(22)가 '너무' 진심으로만 가득한 천생 '사랑쟁이'가 됐다. 그리고 사랑에 패배한 '지질녀'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4일 오후 8시 40분, 케이블 채널 tvN 새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연출 송현욱 극본 주화미 제작 IOK미디어)이 베일을 벗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 주장미(한그루 분)와 결혼하기 싫은 남자 공기태(연우진 분)가 본격적인 코믹 로맨스를 앞두고 온갖 악연으로 얽히기 시작했다.
주장미는 남자 친구 이훈동(허정민 분)에게 청혼하려고 이벤트를 계획했다. 그러나 이훈동은 자유연애를 추구하는 '결혼 혐오자'. 주장미와 결혼을 피하고자 친구 공기태를 이용해 주장미를 떼어내려 했다.
이훈동은 이별도 비겁했다. 끝까지 주장미의 얼굴을 마주하기 두려워하며 '잠수'로 이별을 선포했다. 그가 보여 준 이별에 대한 예의는 그저 SNS에 마음이 떠난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메시지를 적는 것이 전부였다.
주장미는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전화를 사용해 이훈동의 치사한 이별법을 알아채지 못했다. 이별을 예상하지도 못하고 이훈동의 신변을 걱정하기 바빴다. 그 과정에서 주장미는 이훈동보다 더 자주 부딪히게 되는 공기태로부터 대신 이별 메시지를 받았다.

공기태는 주장미가 이훈동의 재력 있는 배경을 보고 접근하는 여자라고 생각해 그를 경멸하고 있던 상황.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장미의 진심을 깨닫고 오히려 그를 걱정했다. 1회부터 둘 사이에는 악연 속 로맨스가 엿보였다.
그러나 주장미는 이훈동을 직접 보려고 나섰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약자의 마지막 발악이었다. 그는 만취한 채 이훈동의 레스토랑을 찾았고 이훈동은 주장미의 등장에 기겁하며 다시 몸을 숨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장미의 레이더망을 피하지 못했다.
주장미는 화장실로 피신한 이훈동에게 다시 한번 매달렸다. 그는 "직접 봐야 알 것 같다"고 이훈동이 나와 주기를 호소했다. 이훈동은 가슴이 무너지는 주장미를 보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하기 바빴다. 주장미는 문을 열고 겁에 벌벌 떨며 경찰을 부르는 이훈동을 직면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사랑도 이별도 자기 혼자만의 몫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별을 준비하기까지 조금 더 아파야 했던 주장미는 철부지 이훈동 앞에서 스토킹하는 '지질녀'일 뿐이었다. 주장미는 이 일로 스토커 낙인이 찍혔고 5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토록 눈물을 흘리고 자신을 지질하게 만들었던 사랑의 죗값은 겨우 5만원이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주장미의 사랑은 어느 것보다 소중하고 돈보다 가치 있는 고귀한 진심이었다. '결혼 혐오주의자' 공기태로서는 사람에게 진심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해 준 계기였다. 두 사람 모두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아픔이었다.
등을 오싹하게 했던 사이코패스 드라마 '갑동이'가 가고 그와는 분위기가 반전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이 왔다. 사랑의 무게가 한없이 가벼워진 세상에서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기까지 캐릭터들이 펼칠 사랑 성장기가 1회부터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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