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i인터뷰] 김연우, 데뷔 18년 내공의 '연우신'을 내려놓다
  • 오세훈 기자
  • 입력: 2014.06.14 13:00 / 수정: 2014.06.12 21:58

가수 김연우가 신곡 무브로 제2의 음악인생을 살고 있다. /미스틱89
가수 김연우가 신곡 '무브'로 제2의 음악인생을 살고 있다. /미스틱89

[오세훈 기자] '연우신' 김연우(43)가 변했다. 토이의 객원 가수로 이름을 알리며 대중을 만나고 '발성의 교과서'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18년이 걸렸다. 그런 그가 다시 모든 걸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연우는 지난달 28일 프로듀싱팀 'TEAM89'(윤종신 정석원 포스티노)와 합작한 새 미니앨범 '무브'(MOVE)를 발매했다. '무브'는 김연우가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89와 계약 후 처음 공개한 앨범이라는 점에서 음악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동명 타이틀곡 '무브'는 작곡가 정석원이 멜로디를 만들고 작사가 김이나가 살을 붙인 노래로, 김연우가 발라드가 아닌 장르로 공개하는 첫 번째 타이틀곡이다. 'FM 보컬'이 들려주는 그루브한 음악은 편안하면서도 경쾌하다. 김연우는 이 곡으로 변화의 물살에 거침없이 몸을 맡겼다.

그루브한 노래를 부르며 음악의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됐다는 김연우를 만나 그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연우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열심히 땀 흘리는 운동을 즐긴다고 말했다. /미스틱89
김연우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열심히 땀 흘리는 운동을 즐긴다"고 말했다. /미스틱89

◆ "변화? 고인 물이 될 순 없었다."

-새 앨범 및 타이틀곡 '무브'를 소개해 달라.
"세련된 그루브 감이 돋보이는 세련된 음악이다. 개인적으로는 변신할 기회가 돼 매우 만족한다. MBC '나는 가수다' 이후 처음으로 내 노래로 꾸미는 첫 번째 퍼포먼스를 볼 수 있는 곡이다."

-윤종신이 포함된 프로듀싱팀 팀89와의 작업 어땠나.
"음악적인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음악적인 변화에 시선을 돌릴 때쯤 윤종신이 '연우야, 미스틱89도 생각해 봐'라고 말하더라. 하지만 사실 미스틱89에는 작곡가 (정)석원이 형을 보고 왔다.

-정석원과의 남다른 인연이라도 있나.
"2009년도에 잠시 작업한 적이 있지만 제대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작업해 보니 괜히 천재라는 말을 듣는 게 아니더라. 석원이 형 자신도 부인은 하지 않더라. (웃음) 그가 이번 앨범의 퀄리티를 정말 높게 만들어 줬다."

-정석원과 합을 맞춘 '무브'는 어떻게 소화했나.
"초반엔 많이 실패했다. 과거의 나는 멜로디에 가사가 딱 맞아떨어지면 잘하는 거였다. 하지만 이젠 아니더라. 말 그대로 그루브를 타야 한다. 정말 오랜만에 '노래가 어렵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창법에도 변화가 많다. 두성과 진성을 자주 썼다면 이번엔 대부분 가성으로 소화했다. 내겐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의 변화가 필요했다."

-김연우표 창법을 내려놓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이번엔 진성에 가까운 센 가성을 많이 썼다. 그루브와 가성 잘 맞아서다. 사실 고민도 있었다. 그때 석원이 형이 '음악에 변화를 주려면 창법도 변해야 한다. 도전해 보자'라고 하더라. 그를 믿었다."

-믹스와 마스터링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
"곡당 800만 원을 쏟아 부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석원이 형과 종신이 형의 투자에 감탄했다. 결과물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일단 악기가 선명하게 들리고 곡의 밸런스가 잘 맞더라. 좋은 곡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과 투자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 프로의 참모습을 봤다."

김연우는 작곡가 정석원의 음악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가 회사를 옮기면 나도 따라 옮길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미스틱89
김연우는 작곡가 정석원의 음악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가 회사를 옮기면 나도 따라 옮길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미스틱89

◆ 김연우인 듯, 김연우이지 않은

-음악 팬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앨범 포인트가 있는가
"19년간 해온 서정적인 발라드를 넘어서 김연우 음악 인생 2막을 열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2011년 '나가수' 때부터 퍼포먼스를 하며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이 이번 변화의 힘이 됐다. 내게 미스틱89가 그러했듯 '무브'는 변화의 핵심 키워드다. 대중이 이번 변화에 익숙하길, 또 편안하게 받아들여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팬들이 아쉬워하지 않을까.
그래서 '땡스투'에 "오래 사랑해줬던 팬들, 빨리 적응해라'라고 적었다. (웃음) 겁을 먹고 변화가 두려웠다면 이런 음악을 하지 않았을 거다. 제2의 음악인생을 여는 첫걸음이다. 인생은 짧고 난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최대한 다양한 것을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가수들이 장르에 국한되지 말고 도전하다 보면 더 좋은 길을 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게 결국은 팬들을 위한 길이다."

-후배 가수들과 진행한 콜라보 작업은 어땠나.
"프로듀서들과 래퍼들의 곡을 일일이 찾아 들으며 찾아낸 트로이 칸토는 멋진 친구다. 외국 래퍼와 작업하는 느낌을 받았다. 블락비 박경은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랩을 소화하는 친구로 내 노래를 맛깔나게 살려준 고마운 래퍼다. 사실 내 노래에 랩은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공개 곡 '해독제'에서도 변화는 엿보였다.
"맞다. 절제미 중시하던 기존 스타일에 힘을 빼고 좀 더 감정을 밖으로 표현했다. 이 곡은 종신이 형이 대(大)발라드 넘버를 만들어 보자고 해서 탄생했다. 전형적인 김연우표 발라드곡이다."

김연우는 가창력은 타고나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얼마나 노력하고 연습하느냐에 따라 노래 실력이 판가름난다고 설명했다. /미스틱89
김연우는 "가창력은 타고나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얼마나 노력하고 연습하느냐에 따라 노래 실력이 판가름난다"고 설명했다. /미스틱89

◆ 발성의 교과서가 된 이유

-기교 없는 절제미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성격이다. 과하게 부르는 것을 싫어한다. 질질 짜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 싫다. 흐느끼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슬픔을 차갑고 덤덤하게 표현하고 싶다. 슬픔을 강요하기보다는 그 슬픔이 우리 감정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노래하는 가수이길 원한다."

-발성 음정 성량 등 보컬의 '본좌' 혹은 교과서로 불리더라.
"부담이 된다. (김)건모 형, (임)재범이 형은 도대체 어쩌라고 나한테 그런 수식어를 붙여 줬는지 모르지만, 칭찬이라 생각하고 즐기고 있다. 나는 성격상 소리를 정확하게 잡아내야 직성이 풀린다."

-발성의 교과서가 보는 좋은 보컬이란.
"소리에는 정석은 없지만, 누구나 들었을 때 좋은 소리를 내는 가수가 좋은 보컬이지 않을까."

-god 백지영 엑소 휘성 플라이투더스카이 인피니트 아이유 등 음원 강자들과 경쟁
"난 god의 팬이다. 음악 시장의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 플라이투더스카이 뮤직비디오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김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발성의 교과서다운 가창력을 뽐내고 있다. / 우리동네 예체능 영상 캡
김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발성의 교과서'다운 가창력을 뽐내고 있다. / '우리동네 예체능' 영상 캡

◆ "과거 김연우를 잊어 달라"

-이번 앨범 목표는.
"석원이 형과 종신이 형이 처음부터 내게 강조한 말이 있다. '앨범에 목숨 걸지 말고, 앞으로 멀리 보자'다. 사실 난 앨범으로 돈 벌어본 적 없다. 그저 공연에 목숨을 걸어 좋은 무대를 팬들께 보여드리는 것이 내 목표다."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나이가 들어서도 대중과 소통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난 공연장에서 '노래 잘하네, 재미있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전의 김연우 잊어 달라. '싱어' 김연우로 새롭게 들으면 즐거울 음악이다. 함께 즐기자."

royzoh@tf.co.kr
연예팀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