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기자] 작가 김수현의 힘은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도 여전했다. 시청자들 마음에 와 닿는 설정과 정곡을 찌르는 대사들은 초반 부진을 딛고 막판 뒷심을 발휘하는데 1등 공신이 됐다.
30일 오후 종영한 '세결여'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명대사와 명장면이 많았다. 종영을 맞아 <더팩트>은 '세결여'의 명대사와 명장면을 뽑아봤다.
◆ 이지아, 애틋한 모성애란 이런 것!
오은수(이지아 분)는 '시월드'를 넘지 못하고 첫 번째 이혼하고 김준구(하석진 분)와 재혼하면서 딸 정슬기를 전남편 정태원(송창의 분)의 집에 보내야했다. 작품 초반에 이지아는 딸을 떠나보내며 오열하는 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재혼했지만 두 번째 결혼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남편 김준구가 불륜을 저지른 것. 여기에 오래 떨어져 지낸 정슬기 역시 자신을 믿지 않자 은수는 안타까운 마음을 노래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술을 마시고 바이브의 '술이야'를 열창하며 애절한 모성애를 드러냈다.

◆ 엄지원 김정난 임실댁, '돌직구'의 달인들
은수의 누나 오현수(엄지원 분)과 태원의 누나 정태희(김정난 분), 태원의 집 살림을 도맡아 하는 임실댁(허진 분)은 촌철살인 '돌직구'로 활약했다. 이들의 대사 하나하나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오현수는 슬기를 버리고 떠난 은수에게 "모정이라는 게 있긴 했구나. 시집에 잘 보이려고 애도 제대로 안 보고 살았구나"라고 일침을 가하고 안광모(조한선 분)과 "결혼이 아닌 동거하겠다"고 '폭탄선언'하는 등 공감을 자아냈다.
악독한 시누이를 완벽하게 연기한 김정난은 채린(손여은 분)의 속을 후벼 파는 시원한 대사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올케! 어디서 콧구멍 벌렁거리며 난리야. 나 손위 시누이야"라고 거친 말도 서슴지 않았다. 또 "아무리 어머니 어머니 해봤자 태원이가 싸늘하면 올케는 '찬밥'이야"라며 '돌직구'의 끝을 보여줬다.
'세결여' 최고의 스타로 손꼽히는 '임실댁' 허진은 중얼거리지만 할말 다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임실댁 어록'도 만들어냈다. 그는 자신을 함부로 하는 채린에게 "사람 무시하지 마소. 내가 나이를 갑절이나 더 먹었고. 나 그만 두겠소"라고 맞서는가 하면, 태원의 어머니 최 여사에게 "밥이 체한 게 아니라 욕심이 체했지"라고 멀리서 내뱉는 등 극의 재미를 더했다.
◆ 강부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조언'
김준구의 이모 손보살(강부자)은 준구의 내연녀인 이다미(장희진 분)를 만나 그의 하소연을 듣는다. 이다미는 "그 여자(은수)가 부럽다"며 "오빠 없이 살고 싶지 않다"고 눈물을 흘렸고 손보살은 "상대를 이롭게 하는 게 사랑이지 해롭게 하는 건 분탕질"이라며 따갑게 충고했다. 이어 "모든 게 하늘의 뜬구름이고 한바탕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명대사를 남겼다.
'세결여' 후속으로는 다음 달 5일부터 '엔젤 아이즈'가 방송된다. '엔젤 아이즈'는 아픈 가족사 때문에 첫 사랑을 떠나보낸 남녀 주인공이 12년 후 다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신우 PD가 연출하고 '꽃보다 남자'를 집필한 윤지련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남녀 주인공으로는 이상윤 구혜선이 캐스팅됐고 강하늘 남지현 김지석 정진영 공형진 승리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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