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영 기자] SBS 커플 메이킹 프로그램 '짝'이 출연자 자살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일반인 출연자를 대상으로 해 그동안 숱한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번엔 최악의 상황에 부딪혔다. 누리꾼들은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동안의 논란은 우스운 수준이다.
지난해 7월 방송된 '짝-54기 개성남 특집'에는 배우 황은수가 여자 4호로 나와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훼손됐다. 누리꾼들은 "연예인들의 이름 알리기 출연은 '짝'이란 프로그램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든다" "짝을 찾기 위해 나오는 프로그램이지 본인을 홍보하려는 프로그램인가?" 등의 쓴소리를 퍼부었다.
2012년 9월 15일 전파를 탄 '짝-33기'는 ROTC 48기 동기들과 여성 출연자들의 짝찾기를 담았다. 하지만 방송 직후 '요리사 외길 인생'을 걸었다는 여자 3호가 쇼핑몰 모델로 활동하는 사실과 과거 성인방송 출연 이력이 공개되며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고 제작진은 결국 33기 나머지 분량을 방송 취소했다.
31기 남자7호는 '옷찢남'으로 불리며 여성 출연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방송 후 성인물에 출연했던 과거가 들통 나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제작진은 "해당 동영상에 출연한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고 출연서약서를 허위로 기재한 남자 7호에 대한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28기 남자 6호는 방송인이라는 직업과 나이를 속였다는 지적에 몸살을 앓았다. 2006년 MTV로 데뷔한 뒤 MBC '불만제로' '섹션 TV 연예통신' 등에서 활약했고 2009년에는 엠넷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에서 훈남 백수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그는 뮤지컬 배우 윤영진이다.
27기 남자 1호도 홍보성 출연 논란의 주인공이다. 방송에서 "영어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쌤 에듀테인먼트의 대표. 홈페이지에는 "동영상 강의 기획, 제작, 마케팅 중 마지막 단계인 방송언론 이슈화를 통해 매출의 극대화를 실행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는데다가 방송 후 직접 매체에 보도자료를 보내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다.
26기 여자 1호는 학력 위조 논란 때문에 자신이 다니는 학원의 강사 프로필을 수정했다. 방송에서 "보스턴 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영어교육 전공으로 석사를 했고 현재 하버드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하고 있다"고 말해 역대 '짝' 여성 출연자 중 최고의 '스펙녀'로 관심을 끌었지만 "여자 1호가 하버드 대학교 일반대학원의 석사과정이 아닌 평생교육원(익스텐션) 과정에 있다"는 보도로 프로필을 수정, 자신의 학력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모태 솔로 특집' 역시 조용히 넘어가지 않았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짝 모태 솔로 특집 2탄 여자 2호의 실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여자 2호는 모태 솔로가 아니다. 몇 년 동안 사귄 XX대 체대 남자 친구, 저희 회사 분들 다 알고 있다. 모태 솔로인 척하는 모습이 역겹다. 무단결근을 일삼고 회사에 피해만 주던 당신. 왜 모태 솔로인 남자분들에게 또 피해를 주시나요"라는 폭로가 이어져 부실한 출연자 검증을 지적받았다.
출연자 가운데 소송에 휘말려 재촬영한 일도 있다. 논란이 제기되자 제작진은 "6명의 남성들과 4명의 여성들이 강화도에서 촬영했지만 이후에 남자 출연자 중 한 명이 송사에 휘말렸음을 알게 됐다. 즉시 출연자들과 회의를 해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출연진 전체 9명이 재촬영을 원했다. 그래서 남성들은 전원 새로운 여성들과, 여성들은 전원 새로운 남성들과 촬영을 진행했다"고 해명글을 남겼다.
12기 남자 6호는 제작진을 겨냥한 카메라 뒷이야기를 폭로했다. 2011년 9월 7일 방송 후 '짝' 게시판에 실명을 밝힌 그는 "제작진 쪽에서도 일방적으로 방송을 하셨으니 저도 할 말을 하겠습니다"라며 촬영 스태프의 어이없는 요구와 태도 때문에 현장에서 언성을 높였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요청으로 다음날 애정촌에 복귀했고 최종 선택에서 여자 6호를 거절하도록 제작진이 시켰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제작진의 의도적인 편집과 작위적인 상황 설정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출연자 논란이 일 때마다 제작진은 "방송사가 출연자에 관해 법률적 조사를 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제작진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출연자를 검증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자살 사건은 출연자 검증 논란을 넘어서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사망자가 최종 선택을 앞두고 자신이 선택한 남성이 다른 출연자와 맺어진 것을 상당히 불쾌해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로써 '짝'은 걷잡을 수 없는 논란의 소용돌이에 서 폐지 위기에 맞닥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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