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김지원, '상속자들' 라헬에게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다"
  • 성지연 기자
  • 입력: 2013.12.25 08:30 / 수정: 2013.12.24 20:26

지난 12일 종영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유라헬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김지원이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더팩트>사옥에서 새침하게 미소 짓고 있다./이효균 기자
지난 12일 종영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유라헬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김지원이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더팩트>사옥에서 새침하게 미소 짓고 있다./이효균 기자

[성지연 기자] "라헬이가 아직 어려서 남자보는 눈이 없네요. 하하하!"

'악녀' 라헬. 배우 김지원(21)은 지난 12일 종영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착한 박신혜를 째려보고, 때리고 온갖 방법으로 괴롭히던 못된 고등학생 유라헬로 분해 열연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더팩트>사옥에서 만난 김지원은 하얀 털옷에 미니스커트를 예쁘게 차려입고 나타나 드라마 속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처음 만난 그에게 '악녀'라고 대뜸 놀려대자 깔깔 웃으며 "라헬도 알고 보면 불쌍하다고요"라며 애교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다.

◆'착한' 은상이보다 '나쁜' 라헬이 더 좋은 이유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자신의 약혼자 김탄(이민호 분)을 뺏어간 차은상(박신혜 분)을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히던 유라헬(김지원 분). 김지원은 라헬이란 캐릭터로 제대로 된 악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SBS 제공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자신의 약혼자 김탄(이민호 분)을 뺏어간 차은상(박신혜 분)을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히던 유라헬(김지원 분). 김지원은 라헬이란 캐릭터로 제대로 된 악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SBS 제공

김지원은 '상속자들'에서 자신의 약혼자 김탄(이민호 분)을 뺏어간 차은상(박신혜 분)을 끊임없이 괴롭히던 유라헬(김지원 분)을 실감 나게 연기했다. '어쩜 저렇게 못되게 굴 수 있지' 싶을 정도로 말이다.

"김은숙 작가님이 '굉장히 센 악녀'를 원하셨어요. 기존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악녀' 캐릭터가 결국 뜨뜻미지근하게 끝난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이를 악물고 정말 '악녀가 되자'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김은숙 작가님이 언젠가부터 '세게 해달라'고 요구를 안 하시더라고요(웃음)."

김지원은 라헬을 '악녀'라고 설명했지만, 배역을 분석하며 캐릭터에 타당성을 부여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가졌단다.

"드라마 제목이 '상속자들-왕관의 무게를 견뎌라'잖아요. 라헬은 은상이와 다르게 많은 것을 가진 상속자지만, 말 그대로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상처 또한 많은 아이였어요. 그래서 가시도 많고…덕분에 친구도, 주위에 사람도 없었죠. 그런 아이에게 탄이 마저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정말 불쌍하더라고요(웃음)."

김지원은 악녀라고 불렸던 유라헬 캐릭터를 설명하며 18살 어린 여고생이 짊어질 무거운 짐에 연민을 느꼈다고 설명했다./이효균 기자
김지원은 '악녀'라고 불렸던 유라헬 캐릭터를 설명하며 18살 어린 여고생이 짊어질 무거운 짐에 연민을 느꼈다고 설명했다./이효균 기자

라헬을 연기하며 연민을 가질 정도로 배역에 녹아들었던 김지원이었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만큼 불행한 캐릭터도 없는 법. 극 중 시종일관 눈물을 흘리며 애정을 갈구했던 터라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던 박신혜가 부러울 만도 했다.

"하하하. 은상이 캐릭터요? 사실 박신혜 언니가 은상이 캐릭터를 굉장히 훌륭하게 소화해서 '다른 배우가 대신한다면'이란 생각을 해보지 못했어요. 그리고 저 또한 라헬이에게 정이 많이 들어서…다만 은상이의 삶이 행복할 거란 생각은 해요. 은상이의 삶도 평범한 삶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무게는 라헬보단 적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 18살 라헬이가 눈앞에 있다면 남자는 많다고 말해주고 싶네요(웃음). 탄이도 괜찮지만, 영도(김우빈)도 괜찮은데 말이죠. 아! 오빠지? 하하하!"

◆ 이국적인 김지원 "저 인도여자 아녜요."

큰 눈과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작은 얼굴이 특징인 배우 김지원. 그의 이미지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이효균 기자
큰 눈과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작은 얼굴이 특징인 배우 김지원. 그의 이미지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이효균 기자

김지원의 외모는 이국적이다. 큰 눈에 작은 얼굴, 묘한 분위기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외모가 이국적이라는 말, 많이 듣지 않느냐"고 묻자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다.

"예전에는 제 외모가 싫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도 저랑 정반대인 하얀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진 분이에요. 예를 들어 영화 '은교'에 나온 김고은 씨요! 그런데 이젠 특이한 외모 덕을 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엄마가 항상 '잘되면 내 탓, 안되면 조상 탓한다'고 핀잘을 주세요(웃음)."

김지원은 이국적인 외모로 인도인 분장을 하고 코믹한 시트콤 연기를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방송 캡처
김지원은 이국적인 외모로 인도인 분장을 하고 코믹한 시트콤 연기를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방송 캡처

그러나 김지원은 자신의 이국적인 외모를 십분 살려 명장면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종영한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과 함께 보여줬던 인도여자 연기에서 였다. 당시 말도 안돼는 인도어를 구사하며 보여준 그의 코믹한 연기에 포복절도했던 시청자가 한두 명이 아니었다.

"아…말도 마세요. 저 정말 창피해서 모니터링도 못했다니까요(웃음). 대기실에서 방송이 나오는데 여기저기서 웃고 난리가 난 거에요. 저는 창피해서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항상 진지한 연기만 해서 도전해 본 건데요(웃음).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거 같아요. 그래도 당시 크리스탈이랑 촬영하면서 진짜 재미있었어요. 음…이렇게 된 거 인도진출 해볼까요?"

깔깔 웃으며 당시를 회상하는 김지원은 '상속자들'에서 봤던 가시가 돋친 유라헬과 사뭇 다르다. 귀엽고 착한 20대 초반 숙녀에게 느껴지는 유쾌한 에너지가 주변을 환하게 만들 정도로.

"나이가 어리고 철없는, 그래서 상처받고 아파하는 순수한 라헬이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라헬이가 부자라서 덕분에 좋은 곳도 많이 가봤고요(웃음). 내년에도 열심히 뛰고 싶어요. 바라는게 있다면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어요(웃음). 차이고, 미움만 받았니까 이제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이 되서 사랑을 듬뿍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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