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박지은 인턴기자] 배우 이연희(25)가 배역에 녹아들었다. 자신의 뒷이야기를 하고 다닌 전 남자 친구에겐 따끔한 일침을, 악질 상사에겐 뺨을 맞더라도 할 말을 남기는 당돌한 오지영과 이연희의 궁합이 빛났다.
이연희는 19일 방송된 MBC 수목 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 미스코리아 도전을 놓고 고민하는 오지영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전 남자 친구 김형준 역을 맡은 이선균 분의 목을 누르며 "날 쉬운 여자, 머리에 든 것 없는 여자라고 말하고 다녔느냐"라고 몰아붙였다. 이연희는 이선균의 목을 누른 팔과 쭉 뻗은 목은 어색했지만 표정과 목소리만큼은 오지영 그 자체였다.
이선균의 꿈에 나타난 이연희는 파란색 미스코리아 수영복을 입고 지하철에 나타났다. 당당한 포즈로 걸어 들어온 그는 "날 이용해서 돈 좀 벌어보시겠다? 미인에 대한 예의 따윈 없는 너 같은 녀석, 나도 너한테 아주 비싼 여자가 되어 볼까?"라고 말한 후 도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자신이 마음 아팠던 만큼 돌려주겠다는 여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표현됐다.

극 중 오지영의 묘한 매력을 뿜어낸 장면은 집 앞에 찾아온 김형준과 대화를 나눌 때였다. 김형준은 "내가 여길 왜 왔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막 슈퍼(오지영의 집)에서 나온 오지영을 바라봤다.
김형준이 용기를 내 "우리 술 한잔 할래?"라고 말하자 오지영은 "오빠 나 오늘 정말 많이 취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용기를 얻은 김형준은 "오빠 소리 오랜만에 들어본다. 사귈 때 많이 안 해줬잖아"라고 투덜거렸다.
오지영이 김형준 앞에 다가서며 "아직도 내가 꼬시면 넘어와?"라고 나지막하게 말하자 그는 "꼬셔봐"라고 대답했다. 오지영의 마지막 말은 "꺼져"였다. 이연희는 묘한 분위기부터 당돌한 대사까지 매끄럽게 소화했다.
이날 방송에선 이연희의 눈물 연기도 전파를 탔다. 회사에서 엘리베이터걸들 가운데 퇴사자를 적어 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오지영은 분을 참지 못하고 투표용지를 모두 모아 박 부장의 얼굴 앞에서 찢어버렸다.
박 부장은 "그렇게 의리가 넘치면 넌 네 이름을 적어라"라고 말하며 오지영의 뺨을 내리쳤다. 오지영은 박 부장의 매몰찬 태도에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 당돌한 성격의 오지영이 상처받은 순간을 넘치지 않게 표현한 이연희의 연기도 주목할 만했다.
물론 여전히 완벽한 연기력이라곤 볼 수 없지만 이연희는 한 뼘 더 성장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이연희가 맡은 오지영 역은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앞에 둔 인물이자 동료들을 위해선 당당히 목소리를 낼줄 아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이번 작품에서도 연기력 시험대에 오른 이연희와 오지영의 궁합은 일단 합격점이다. 앞으로 펼쳐질 오지영의 미스코리아 도전기를 표현할 이연희의 연기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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