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탐사-'응답하라' 신드롬④] '1994'와 '1997' 반복패턴 눈치 채셨나요?
  • 박지은 기자
  • 입력: 2013.11.30 07:30 / 수정: 2013.11.30 18:41
어쨋든 둘 다 재밌습니다 지난해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tvN 제공
"어쨋든 둘 다 재밌습니다" 지난해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tvN 제공

[더팩트|박지은 인턴기자] "'응사'와 '응칠' 묘하게 달라 더 재밌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은 1990년대 열풍을 일으켰다. 2013년 가을 시작된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는 더욱 강력한 재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남녀 주인공 사이의 삼각관계는 더욱 복잡해졌고 복선과 암시는 추리 소설처럼 치밀성을 더했다. '응칠'과 '응사'의 주 무대와 러브라인, 어김없이 등장한 동성애 코드까지 <더팩트>에서 짚어봤다.

◆ 부산에서 서울로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 조심하래이!"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는 부산에서 서울로 이야기의 배경을 이동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방송 화면 캡처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는 부산에서 서울로 이야기의 배경을 이동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방송 화면 캡처

'응칠'과 '응사'는 이야기의 배경에서 가장 큰 차이를 꾀했다. '응칠'의 성시원(정은지 분)이 부산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윤윤제(서인국 분)와 다시 만난다면 '응사'의 주 무대는 처음부터 서울 신촌 하숙집이다.

'응칠'의 성시원은 '부산 갈매기' 코치인 아버지 성동일 밑에서 '아빠 친구'의 아들인 윤태웅(송종호 분)-윤윤제 형제와 친남매처럼 컸다. 윤태웅이 학교 교사가 되면서 경제적으로 독립했지만 두 가족은 한집에서 가족처럼 살아왔다. 독립한 후에도 윤태웅-윤윤제 형제는 편안하게 성시원의 집을 오가며 지낸다.

'응사'는 '응칠'의 인물 관계를 그대로 가져왔다. 성나정(고아라 분)도 어린 시절 친오빠의 친구였던 쓰레기(정우 분)와 가족처럼 컸다. 연세대학교 의예과에 진학한 쓰레기가 서울로 떠났지만 성동일 가족과 인연은 계속됐다. 성나정이 기적적으로 연세대학교에 합격함과 동시에 성동일이 프로야구팀 '서울 쌍둥이'의 코치가 된 것. 신촌에 하숙집을 차린 성나정의 집에 쓰레기는 하숙생으로 동거를 시작한다. 여기에 전국에서 온 빙그레(충북 괴산), 해태(전남 순천), 조윤진(전남 여수), 삼천포(경남 삼천포)의 상경기를 더해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 주요 남편 후보, 동갑과 연상으로 압축…'오빠와 너' 승자는 누구?

응사의 고아라(위, 가운데)에겐 유연석(위, 왼쪽)과 정우(위, 오른쪽)가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응칠의 정은지(아래, 왼쪽)는 서인국과 첫사랑을 완성했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7 방송 화면 캡처
'응사'의 고아라(위, 가운데)에겐 유연석(위, 왼쪽)과 정우(위, 오른쪽)가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응칠'의 정은지(아래, 왼쪽)는 서인국과 첫사랑을 완성했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7' 방송 화면 캡처

'응칠'의 성시원과 '응사'의 성나정의 남편 후보는 동갑과 연상남으로 압축된다. '응칠'의 성시원에겐 윤태웅-윤윤제 형제가 뜨거운 사랑을 표현했다. '응사'의 성나정에겐 친오빠 같은 쓰레기와 동갑내기 칠봉(유연석 분)이 뚜렷한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응칠'에서 성시원에게 먼저 마음을 고백한 이는 형 윤태웅이다. 형의 가로채기에 수능 시험이 끝나고 짝사랑을 고백하려던 윤윤제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윤윤제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지 못했다.

성시원은 수능 날 이후 몰라보게 차가워진 윤윤제의 태도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네가 나에게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뭐가 그렇게 어렵냐"라며 "난 너와 지금처럼 지내고 싶다"고 말해 윤윤제의 감정을 폭발시켰다.

윤윤제는 "남자가 마음을 다 드러냈는데 거절당했다. 너와 내가 다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쏘아붙이고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6년 동안 윤윤제는 성시원과 만나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은 판사와 방송작가로 다시 만나 사랑을 이뤘다. 여주인공 성시원의 첫사랑인 윤태웅과 연결되지 않는 대신 윤윤제의 첫사랑이 이뤄지는 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최근 '응사'는 복잡한 러브라인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동갑내기 칠봉은 이미 수차례 성나정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함께 라면을 먹으며 "널 보면 자꾸 웃음이 나온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그를 보기 위해 왕복 6시간 거리를 달려갔다. 모두 술에 취한 밤, 아무도 모르게 입술을 훔치는 등 칠봉의 애정 표현은 적극적이다. 쓰레기 역시 마음을 정하고 나정에게 고백할 준비를 마쳤다. 성시원의 첫사랑처럼 성나정의 마음도 '오빠' 쓰레기에게 향한 상태다. 하지만 마지막회에서 밝혀질 성나정 남편의 정체는 아직 안갯속에 숨어있다.

◆ 미묘한 동성애 코드, "니만 보면 내 심장이 이상타"

응칠의 호야(두 번째)는 서인국(맨 위)에게 절절한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응사의 빙그레(마지막)는 쓰레기와 입맞춤 후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느낀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응답하라 1994 방송 화면 캡처
'응칠'의 호야(두 번째)는 서인국(맨 위)에게 절절한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응사'의 빙그레(마지막)는 쓰레기와 입맞춤 후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느낀다./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응답하라 1994' 방송 화면 캡처

'응칠'과 '응사' 모두 미묘한 동성애 코드가 포함됐다. 차이점은 '응칠'의 강준희(호야 분)가 윤윤제를 향한 절절한 짝사랑을 연기했다면 '응사'의 빙그레(바로 분)는 쓰레기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동경인지 애정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응칠'의 전교 2등 강준희는 항상 전교 1등을 차지하는 '절친' 윤윤제에 대한 짝사랑을 숨기고 있다. 그는 윤윤제의 손길이나 귓가에 속삭였던 목소리에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윤윤제와 강준희는 서울에서 함께 산다. 하지만 속병을 앓는 이는 강준희일 뿐 윤윤제는 그를 친구로만 생각한다. 강준희의 아픈 사랑은 마지막 회에서 새로운 연인과 함께 떠나며 정리된다.

'응사'의 빙그레는 술자리에서 쓰레기와 벌칙으로 입을 맞춘 후 마음의 변화를 겪는다. 하지만 빙그레 자신도 자신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한다. 그는 쓰레기를 같은 과 선배로 동경하며 인생의 멘토로 의지한다. 쓰레기 역시 빙그레를 귀여운 후배로 챙길 뿐이다. '응칠'의 강준희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마음 아파했던 것과는 빙그레는 사뭇 다른 복잡한 감정을 보이고 있다.

◆ 화려한 카메오, 이젠 없으면 서운해!

지난해 방송된 응칠에서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방송인 박지윤, 개그우먼 안영미와 강유미(위, 왼쪽부터)가 출연한데 이어 응사에서는 이경실, 성준, 영화 바람의 3인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방송 화면 캡처
지난해 방송된 '응칠'에서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방송인 박지윤, 개그우먼 안영미와 강유미(위, 왼쪽부터)가 출연한데 이어 '응사'에서는 이경실, 성준, 영화 '바람'의 3인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방송 화면 캡처

'응칠'이 자랑했던 화려한 카메오 출연은 '응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응사'와 '응칠'은 작품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카메오가 등장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근 방송된 '응사'에서는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이경실은 성동일의 첫사랑으로 등장해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바람'에서 정우와 인연을 맺었던 배우 지승현, 이유준, 양기유도 마산 3대 부자로 등장했다. 이들은 '바람' 속 명대사 가운데 하나인 "그라믄 안돼"를 적재적소에서 이용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꽃보다 할배'의 연출을 맡은 나영석 PD는 프롤로그에서 신촌 하숙에서 쫓겨났다. 그는 복불복 음료 제작에 푹 빠진 대학생을 연기했다. 최근엔 성동일의 아들 준이가 비투비 육성재가 맡은 쑥쑥이의 아역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응칠'은 매주 방송에서 카메오가 등장했다. 제국의 아이들 멤버 임시완은 성시원의 PC통신 채팅남이었던 ROTC 오빠로 얼굴을 내비쳤다. 방송인 박지윤은 강준희의 쌍둥이 누나로 분했다. 그는 1인 2역을 맡아 거침없는 사투리로 웃음을 자아냈다. 개그우먼 안영미와 강유미는 H.O.T.와 젝스키스의 전국 팬클럽 회장으로 분해 빗속 결투를 펼쳤다. 애프터스쿨의 주연은 카메오로 등장해 윤태웅과 결혼에 골인했다.

◆ '응답' 시리즈만의 매력…알쏭달쏭 반전 묘미

응칠에서는 매주 두 개의 에피소드 후 반전 엔딩이 재미를 더한 가운데 응사는 결혼을 둘러싼 반전 에피소드가 매회 이어지고 있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방송 화면 캡처
'응칠'에서는 매주 두 개의 에피소드 후 반전 엔딩이 재미를 더한 가운데 '응사'는 결혼을 둘러싼 반전 에피소드가 매회 이어지고 있다./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방송 화면 캡처

'응칠'은 매주 두 개의 에피소드로 꾸며져 '삶의 역습', '사랑, 안 하던 짓도 하게 만든다'와 같은 소제목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허를 찌르는 반전 엔딩으로 매주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2회에서 강준희가 짝사랑하는 인물로 윤윤제를 언급하는 대목은 평범한 여학생을 떠올렸던 시청자들의 허를 찔렀다. 또한 도학찬(은지원 분)이 매일 집중해서 보던 것이 에로 잡지 였던 에피소드도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응사'도 적재적소에 배치된 반전으로 쏠쏠한 재미를 주고 있다. '응사'의 첫 번째 반전은 쓰레기의 정체였다. 1회 집안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만화책만 보던 그가 2회 연세대학교 의예과 수석을 놓친 적 없는 천재 의대생이라는 것이 드러났던 것. 이어 두 번째 반전은 성나정과 쓰레기의 관계였다. 1회 방송 후 두 사람을 당연히 친남매로 생각했던 시청자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2회 방송이 시작되며 성나정과 쓰레기가 남남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29일 방송된 '응사'에서는 성나정에게 애정을 표현하기 시작한 쓰레기와 위기의 순간 칠봉에게 달려가는 성나정이 그려졌다. 성나정과 쓰레기가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연애를 시작하는 단계지만 칠봉은 성나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성나정과 쓰레기, 칠봉의 삼각관계엔 아직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세 명의 주인공이 보여줄 복잡한 애정 전선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mart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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