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이어온 잇몸전쟁 ‘인사돌 vs 이가탄’
  • 이철영 기자
  • 입력: 2012.01.01 09:50 / 수정: 2012.01.01 09:50

▲20년간 잇몸치료제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를 보이고 있는 동국제약(왼쪽)과 명인제약
▲20년간 잇몸치료제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를 보이고 있는 동국제약(왼쪽)과 명인제약

라이벌,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칭하는 말.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두고 벌였던 실랑이도, 그 둘이 라이벌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라이벌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 이에 <더팩트>은 기획연재를 통해 라이벌 제품엔 무엇이 있으며, 두 제품들이 벌여온 경쟁의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이철영 기자] 국내 잇몸 치료제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제품이 있다. 동국제약의 ‘인사돌’과 명인제약의 ‘이가탄’이다. 두 제품은 20년이라는 시간동안 잇몸치료제 시장에서 경쟁과 함께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 잇몸치료제의 시작 알린 ‘인사돌’…라이벌 ‘이가탄’의 등장

1978년 프랑스 라로슈 나바론사에서 인사돌을 수입해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이후 1987년 자체 생산에 성공했고, 꾸준한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틈새시장을 개척해왔다.

인사돌은 발매 초기, 개념이 생소했던 잇몸약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시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국민들의 잇몸건강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1978년 발매, 1985년 첫 전파를 탄 동국제약의 ‘인사돌’ TV광고는 우리나라 잇몸치료제 시장의 태동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초기에는 치주질환(잇몸병)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았기 때문에 동국제약은 TV광고를 통해 국민들에게 치주질환의 개념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웰빙열풍과 함께 잇몸병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높였고, 2011년 현재 33년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 대표 잇몸약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국내 잇몸치료제의 대표 브랜드 인사돌의 라이벌로 불리는 이가탄은 지난 1991년 명인제약에서 출시했다.

이가탄의 경우 치은염, 치조농루에 의한 여러증상(잇몸의 발적, 부기, 출혈, 고름)의 완화를 내세우며 인사돌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가탄은 1991년 발매 2년 뒤인 1993년부터 광고를 시작, 인사돌과 함께 국내 잇몸치료제의 고유명사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명인제약의 경우 지난 1999년 10월 이가탄을 베트남에 수출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가탄은 잇몸치료제 시장에서 독주를 달려온 인사돌을 견제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며 약 20여년의 시간동안 잇몸치료제 시장에서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 인사돌 vs 이가탄 소비자 선택은?

인사돌은 잇몸치료제의 시초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다고 할 수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 또한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배우들이 주를 이룬다. 1985년 첫 전파를 탄 동국제약의 ‘인사돌’ TV광고는 국민들에게 치주질환의 개념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는 웰빙열풍과 함께 국민 아버지상으로 꼽히는 연기자 이순재, 최불암 씨를 인사돌의 간판모델로 등장시켜 잇몸병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자연스럽게 높였고, 33년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 대표 잇몸약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또한 최근에는 인사돌 CF의 새 얼굴로 ‘현명한 며느리’, ‘헌신적인 어머니’의 표상으로 칭송받고 있는 고두심을 내세운 광고로 인사돌의 신뢰성을 보다 높이고 있다.

▲인사돌과 이가탄 광고 장면
▲인사돌과 이가탄 광고 장면

명인제약의 경우는 송해, 전원주, 조형기, 이정길 씨를 간판모델로 등장시키며 이가탄의 이미지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그러다 송대관, 태진아 씨를 모델로 대결 시리즈를 내놓으며 ‘씹고 뜻고 맛보고 즐기고’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이후 명인제약은 이가탄 광고에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강호동을 모델로 내세우며 ‘잇몸 튼튼 이가탄탄’이라는 카피를 알리고 나섰다.

이처럼 광고를 통한 치열한 홍보전이 이어지다보니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같은 소비자들의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리딩 브랜드 인사돌…만년 2위 이가탄

명인제약의 경우 다양한 홍보에도 불구, 잇몸치료제 시장에서 인사돌을 넘어서지 못하는 만년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잇몸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700억원대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인사돌이 차지하는 비중은 300억원대로 잇몸치료제 시장에서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어준 적이 없을 정도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반면, 광고비 규모만큼은 이가탄이 인사돌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의 이가탄 광고비용은 약 200억원대, 동국제약은 인사돌에 약 70억원대의 광고비용을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명인제약이 이가탄에 200억원이라는 광고비를 사용함에도 불구,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인사돌과 이가탄이 20여년이라는 경쟁을 해온 것과는 달리, 매출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두 제품의 성분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으로 보고있다. 생약성분인 인사돌은 화학성분으로 만들어진 이가탄에 비해 부작용 우려가 적다. 이가탄은 또 단일 성분인 인사돌과 달리 개별 물질특허가 없는 성분의 조합이라는 점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효능과 효과를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가탄의 경우 인사돌에 비해 임상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만은 사실이다.

라이벌로 불려온 20여년이 시간이 지난 지금 두 제품은 초기의 모습과 달리 제형에 변화를 주었다. 명인제약은 2010년 성분함량을 두배 늘인 이가탄F를 출시했고, 동국제약은 2011년 정제 크기를 20% 줄이며 복용의 편리성을 높였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인사돌 하나일 때와 달리 잇몸치료제 시장이 커졌다. 아마도 이가탄의 등장에 따른 시너지 효과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인사돌은 한결 같은 모습으로 30년 넘게 국민과 함께 해온 브랜드로 이 같은 전통은 곧 신뢰로 이어진다. 앞으로도 신뢰받는 브랜드로서 국민 잇몸 건강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명인제약은 “앞으로도 국민의 소중한 잇몸을 책임진다는 사명을 늘 가슴에 품고,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믿음직한 제품을 만드는 제약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라이벌로 지내온 인사돌과 이가탄. 두 제품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인사돌과 이가탄의 라이벌 구도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해보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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