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 기자]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 비아그라가 짝퉁 명품백의 밀반입 규모를 앞질렀다. 현재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규모는 약 1,000억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밀반입되는 짝퉁 비아그라의 규모는 이보다 높으며,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규모조차 파악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최근 인천본부세관은 가짜 비아그라, 짝퉁 시계 등을 가구 속에 은닉해 밀수입한 A씨 형제 등 친인척이 가담된 국제밀수조직 7명을 적발하고, 국내유통총책을 맡았던 동생을 전격 구속했다고 밝혔다. 세관 조사결과 이들 일당이 밀수입한 물품은 가짜 비아그라 923만정에 달했다.
◆ 올해 상반기에만 1,123억원…낱알?병 포장은 ‘짝퉁’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치료제의 밀반입 규모는 이제 짝퉁 명품백이나 시계를 넘어섰다. 관세청이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에게 제출한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단속 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밀반입하다 적발된 발기부전치료제는 1,123억원 어치에 이른다. 이는 이미 지난해 전체 밀반입 적발규모 916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2007년 적발금액 62억원에 비하면 20배 가량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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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아그라 정품과 짝퉁 구별법 |
그러나 이처럼 밀반입되는 짝퉁 비아그라를 복용할 경우 위해성이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짝퉁 비아그라를 복용하단 자칫 생명의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비아그라의 정품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답은 있다.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화이자는 “정품 비아그라는 포장 박스의 ‘화이자’ 로고 색상이 보는 각도에 따라 푸른색↔보라색으로 변한다. 또한, 포장 단위는 2정 블리스터 포장이며, 박스로 구입시 4정이 최소 포장(2정 알루미늄 블리스터 포장 * 2개)이다”고 말했다.
이어 “낱알도 판매하거나 병 포장 형태로 판매되는 비아그라는 모두 짝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화이자측이 짝퉁이라고 지목한 낱알 판매나 병 판매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불법 판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판매자들은 미국에서 가져왔다며 병으로 된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비아그라의 짝퉁은 그 피해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자칫 생명의 위험까지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가짜 비아그라 ‘납, 수은’ 등 함유 인체에 치명적
대한남성과학회가 시중에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가짜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의 성분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금속 ‘납’과 ‘수은’을 함유하고 있으며,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거나 허용치 이상 수준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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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반입된 비아그라와 인터넷 판매용 비아그라 |
수집된 가짜 비아그라는 모양과 크기는 비슷했으나 색상에서 진품과 차이를 보였고, 가짜 시알리스는 크기와 색상 모두 진품과 차이를 보였다. 또한 35%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아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55%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허용치 이상 과다하게 포함하고 있었고, 일부에서는 최대 허용치의 2.4배까지 성분이 포함, 과량복용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량복용은 협심증,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건강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약 20%에서 납과 수은 등 중금속이 발견됐다. 납과 수은은 독성 물질 중의 하나로, 중독 증상을 일으켜 그 위해성이 심각한 물질이기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중금속은 미량일지라도 인체에 노출되면 배설이 되지 않고 인체 내 그대로 축적,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
납에 장기간 노출 될 경우, 신경계와 근육을 마비시키고 뇌에 손상을 줘 치매를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수은은 헤모글로빈을 무력화시켜 인체의 산소 운반능력을 상실하게 하며, 행동장애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본 성분 검사를 총괄 진행한 대한남성과학회 민권식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다양한 종류의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가 판매되는 나라이다. 뜨거운 관심만큼 해마다 국내로 밀수·유통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가 늘어나는 실정이지만, 그 성분에 대한 연구는 미미하다”며 “인접한 중국 등으로부터 가짜 발기부전치료제가 유입, 현재 정품 시장의 수 배에 달하는 약제가 유통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그 위험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일부 가짜 비아그라에서 납, 수은 등이 검출됐다는 위해성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 의사와 대면하지 않고 구입할 수 있는 편의성을 이유로 하여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구입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