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세희기자] '1년 지난 명품, 아울렛에서 저렴하게'
1월29일 토요일 오전 11시.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에 위치한 아울렛 종합 매장단지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매서운 추위에도 쇼핑하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설 연휴를 앞둔 대목 덕분인지 쇼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제품과 명품 제품들이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서다.
아울렛 종합 매장단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마리오아울렛 3관 4층 '명품 특가전'에서는 프라다, 버버리, 구찌, 코치 등 7개 명품들의 2010 상품들이 적게는 20%에 많게는 35% 할인 판매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매장 앞에 멈춰선 고객들은 저마다 물건 고르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원하는 상품의 경우 사이즈가 없어 아쉽게 발걸음을 옮기는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설 연휴를 맞아 다양한 명품과 백화점 브랜드 물건들을 찾는 쇼핑객들로 분주한 가산디지털단지 아울렛을 <더팩트>이 다녀왔다.

◆ 할인에 추가할인까지? 이벤트로 알짜 상품 구입 가능!
가산디지털 아울렛 단지는 지난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서광모드, 제일모직, 세계물산 등 의류공장이 있던 자리로 신사정장이 저렴하게 판매된 곳이다.
외환위기로 지하철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 부지들 가격이 내려가자 그 틈을 이용해 ‘마리오 아울렛’이 2001년에 들어섰다. 저렴한 신사정장 판매로 유명세를 탄 이 곳을 패션의 중심으로 세운다는 전략에서다. 마리오 아울렛의 전략이 적중했고, 지난 2006년 패션아일랜드, 2007년 W몰 등 대형 아울렛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커다란 아울렛 단지가 형성됐다.
단지가 형성된 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가산디지털단지 아울렛은 패션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평소 주말고객만 4만명에서 4만5,000명에 이른다"며 "이들의 경우 아이쇼핑 고객이 아니라 설을 맞아 선물 구매를 위해 나온 뚜렷한 목적고객이기 때문에 개인 당 구매액이 평균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로 백화점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가격이다"고 전했다.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쇼핑백을 3,4개씩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좋은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100여개의 매장을 쉴 새 없이 도는 것은 기본이었다. 서울 금천구에 살고 있는 이 모씨(29)는 “발품을 팔면 그만큼 마음에 드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며 “지금도 165만원 상당의 코트를 23만원에 구매해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아울렛의 경우 같은 브랜드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가판대에 내놓은 물건부터 백화점과 똑같은 매장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었다. 모두 같은 상품이 아니라 상품의 생산시기에 따라 10%에서 최고 30% 이상 차이가 났다. 또 백화점에서 재고가 남아 많은 물량이 아울렛으로 넘어온 상품들의 경우에는 추가 20% 할인까지 가미돼 더욱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 캐주얼부터 기성복까지, 패션의 중심에 서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공간은 단연 아울렛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벤트 몰이다. 아울렛 매장 내에서도 특가 세일을 하는 이곳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초특가의 상품들이 즐비했다. 여성의류 이너웨어의 경우 2만원부터 시작했다. 이벤트 몰의 경우에는 재고상품이 많은 물건이나 사이즈가 많지 않은 물건들을 가장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마리오아울렛에서는 시즌오프 행사로 나이키 신발을 1+1행사로 판매하기도 했다. 특히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멋진 선물을 할 수 있어서 어른들을 모시고 쇼핑을 온 경우가 많았다. 부모님 몸에 다양한 모피를 대보고 의견을 묻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리가 브랜드의 경우 850만원 모피코트를 350만원에 구매 가능했고, 1,300만원의 모피 역시 직수입으로 들여와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한섬팩토리아울렛에서도 원우 브랜드 259만원 상당의 모피를 155만원에 살 수 있었으며 40%까지 할인했다.
아울렛을 찾은 손님들의 경우 젊은 여성 고객들이 절대적으로 많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면서 쇼핑하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제 아울렛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 60%이상이 20-30대의 여성 고객들이라는 것이 아울렛 관계자의 설명. 타임, 마인, 미샤 등의 백화점 입점 브랜드 의상을 절반 이상의 가격에 구매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잠실에 살고 있는 유 모(30)씨는 "가산디지털단지역 아울렛을 알고 난 후에는 자주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 와서 물건들을 구입한다"며 "정장부터 캐주얼 의상까지 다양하고 많은 상품들을 싸게 구매할 수 있어 시즌 때마다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고객층인 직장인들을 위한 정장코너도 다양했다. 신사복 종류가 즐비해 가족단위로 온 고객들이 유난히 많았다. 아버지 양복부터 아들 양복까지 한꺼번에 구매가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신사정장의 경우에는 파크랜드, 보스렌자, 코모도, TNGT 등의 브랜드를 5만원부터 구입할 수 있다. 만승아울렛에서는 레가스와 보스렌자 양복을 7만9,000원부터 구매 가능했다. 신상품의 경우도 할인했다. 제일모직 아울렛의 경우도 갤렉시, 로가디스 등의 양복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었다.

◆ 쇼핑부터 식사까지, 만능 쇼핑 공간?
이렇게 아울렛의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이월상품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경우 이벤트를 하는 경우는 시즌이 지나서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난 상품들의 경우에는 판매할 장소가 없다. 아울렛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백화점에서 판매되지 않았던 상품들이 아울렛으로 저렴한 가격에 넘어오면 90% 이상 판매가 완료된다.
한번 아울렛을 찾은 고객들은 오랜 시간 다양하게 아울렛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산디지털단지역 아울렛을 찾는 고객들의 경우 짧게는 2시간에서 많게는 5시간 이상 장시간의 쇼핑을 한다. 주말을 맞아 아울렛을 찾은 박 모(27)씨는 "워낙 아울렛이 밀집해 있어 한번 오면 4~5시간씩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장시간 쇼핑객들이 많아 한 끼 식사는 아울렛에서 해결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이를 위한 식당가도 혼잡한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에 찾은 아울렛 내 푸드 코드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쇼핑으로 피로했던 다리를 잠시 두드리며 허기를 달래는 모습이었다. W몰은 지하 푸드코드 외에 7층에 별도의 식당가를 운영하고 있어 이용 고객들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아울렛을 쇼핑하는 이들을 보니 모두 같은 유모차를 타고 있었다. 마리오 아울렛과 W몰의 경우에는 유모차를 무료로 대여해 아이들과 동행한 고객들의 쇼핑에 도움을 줬다. 주말을 맞아 아이와 함께 쇼핑을 나온 주부 김 모(34)씨는 "유모차를 대여해주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쇼핑을 하기가 용이하다"며 "하지만 장시간 쇼핑에 수유할 곳이 아울렛 내에 한 곳밖에 없다. 좀 더 있다면 편리할 것 같다"고 불편한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주차 시설은 완벽했다. 규모가 큰 편인 마리오 아울렛과 W몰, 패션 아일랜드는 주말이 되면 자사 주차장 외에도 별도의 주차공간을 추가 확보했다. 차들이 빈틈없이 꽉 차 있는 모습이었다. 인근 주변 회사 건물들을 이용해 약 2,500대에 이르는 차들이 더 주차 가능하다. 이를 도와주는 주차 요원들만 해도 한 매장에 4명씩 칼바람을 맞고 서 있었다. 매장에서 5만원 이상 구매고객은 1시간 무료, 10만원 미만은 2시간, 10만원 이상 고객들은 3시간 무료다. 대형 매장을 제외한 다른 주차장은 유료다.
영업시간은 평일 오후 9시까지 주말은 30분이 연장된다. 때문에 평일에도 직장을 마치고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도 종종 있다는 것이 아울렛 측의 설명이다. 가산디지털단지 아울렛을 자주 이용한다는 정 모(38)씨는 "9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7시에 퇴근을 하고도 종종 들리곤 한다"며 "퇴근 시간 이후에도 꽤 많은 인원이 쇼핑을 즐기고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아울렛 관계자는 “평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 대한민국의 패션 중심 중 하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가산디지털단지 아울렛은 올 설 연휴에도 설날 당일인 3일을 제외하고는 정상 영업으로 고객들을 맞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션의 중심으로 우뚝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