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우깡‘에서 ’애벌레 라면‘까지, 농심 “화랑곡 나방 때문에” 울상
  • 황준성 기자
  • 입력: 2010.10.22 16:12 / 수정: 2010.10.22 16:12

[황준성기자] 국내 제과업계 빅3인 농심이 각종 해충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지난 2008년 ‘쥐우깡’에 이어 22일 ‘애벌레 라면’까지, 농심은 다양한 이물질 퍼레이드를 선보이고 있다.

22일 대전일보에 따르면 대전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21일 집 근처 슈퍼에서 유통기한 2개월여 남은 농심 육개장 사발면을 구입했다. 이씨는 “딸 아이가 컵라면을 먹기 위해 개봉, 면발 사이로 벌레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기겁 했다”며 “자세히 보니 면발 반 벌레 반 이었다”고 밝혔다.

농심 측은 이씨의 연락을 받고 이씨를 방문해 해당 제품을 수거하려 했으나 이씨의 거부로 수거하지 못하고 있다. 제품을 회수해가도 애벌레의 유입 과정이나 조사 결과를 통보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

이씨는 “영업사원이 오전에 방문해 제품 수거를 못했는데도 사진만 찍고 갔을 뿐 농심 측으로부터 그 어떤 전화 한통도 받지 못했다”며 “먹는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가 있는 것도 화가 나는데, 미숙한 사후처리 태도에 더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심지어 지난 15일에도 농심 새우탕에서 애벌레가 발견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에도 이번 육개장 사태와 같이 면에 벌레들이 기어 다녔다. 업계 전문가는 “새우탕 사건 후 1주일이 채 지나가기 전에 육개장에서도 벌레가 발견되자 농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농심은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8년 새우깡에서 ‘쥐 머리’가 나와 한 차례 곤욕을 치룬 바 있기 때문. 소비자들은 당시 농심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이며 압박하기까지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농심의 대표 라면인 신라면에서도 바퀴벌레가 나와 농심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아예 외면 받기에 이르렀다.

농심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1년여 시간이 걸렸다. 농심은 지난 2008년부터 식품안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고객불만이 접수되면 2시간 안에 담당 직원이 소비자를 찾아 상담과 해결 과정을 맡는 ‘움직이는 사무실’을 국내 최초 도입했다. 또 식품안전을 위해 지난해 280억여원, 올해 120억여원 투자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지경에 놓였다. 계속된 이물질 발견으로 소비자들이 점점 농심제품을 기피하기 때문. 더구나 1주일 간격으로 발생한 ‘애벌레 라면’은 소비자들을 경악케 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제품을 수거해야 하지만 현재 소비자가 제품 수거를 원치 않아 수거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은 아니지만 사진 촬영 등을 빗대어 봤을 때 ‘화랑곡 나방’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화랑곡 나방 애벌레는 종이나 얇은 판지, 비닐, 알루미늄 호일을 갉아 뚫을 수 있고 포장이 접힌 부분에도 기어들어갈 수 있어 전 세계 식품업체들의 골치”라고 덧붙였다.

식품업계 전문가도 “많은 식품업체 제품에서 화랑곡 나방과 그 유충이 발견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식품제조업체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부가가치가 적은 식품업의 특성상 특수 용기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yayajo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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