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서종열기자]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가 KT의 2대주주가 됐다.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NTT도코모는 지난 14일 보유 중이던 KT 교환사채(EB)를 미국예탁증서(ADR)로 교환했다. 이에 따라 NTT도코모는 KT의 보통주 845만3,222주(지분율 3.1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으며, 기존에 보유분을 더해 총 1,425만7,813주(5.46%)를 확보해 KT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통신업계에서는 NTT도코모의 'KT 2대주주 등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NTT도코모가 2대주주이기는 하지만, 1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인 만큼 KT의 경영권에 영향력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은 9.22%(2009년 9월 분기보고서 기준)이다.
그러나 KT는 이 같은 업계의 우려가 지나친 기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KT는 NTT도코모가 2대주주에 오른 것과 관련 “안정적인 우호주주를 확보하게 됐다”며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두 회사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실제 NTT도코모가 2대주주에 오를 것이란 예상은 KT와 KTF의 합병 전부터 거론됐었다. NTT도코모가 옛 KTF의 지분 10.7%를 보유했었기 때문이다. 옛 KTF가 KT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지분 4.3%는 합병비율에 따라 KT주식으로 받았고, 나머지 6.4%를 2억5,000만달러(3,444억원)의 EB로 받았는데, 바로 이 EB를 NTT도코모가 14일 ADR로 교환했다. ADR은 언제든지 KT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보통주)와 교환할 수 있다.
증권업계 역시 NTT도코모의 행보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증권 관계자들은 “통신업종의 외국인 지분율 상한선이 49%이기 때문에 경영권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교환사채를 보유하는 것보다는 보통주로 전환해 배당을 받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에 NTT도코모가 EB 물량을 출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여전히 불안한 분위기다. NTT도코모의 2대주주 등극 이후 KT를 일본기업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생길까봐 우려하고 있어서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를 2대주주로 모시게 된 KT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