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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삼색 매력 전현우, 거침없는 무한도전
입력: 2009.12.15 17:46 / 수정: 2009.12.16 09:07

[더팩트|황진희기자] 서른살 전현우씨의 직업은 세 가지다. 남들은 한 가지 직업도 갖기 어려워 청년실업자가 되는 마당에 직업이 세 가지 씩이나 된다니 놀랄 노자다.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 뒤 그가 건넨 명함을 받아들자 ‘T3엔터테인먼트 소속 사운드팀 파트장’이라고 적혀있다. 명함에 적혀있는 이 직함이 아무래도 그의 공식적인 직업임이 분명하다.

‘T3엔터테인먼트’는 PC게임 전문 개발업체다. 그곳에서 전 씨는 게임 배경음악(BGM)을 작곡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웹젠 SUN, 넥슨 메이플스토리DS, JC 프리스타일 풋볼, T3 삼국지천 등 각종 게임들의 배경음악을 작곡했다.

“게임을 하면서 쉽게 흘려듣는 게임 BGM이지만 하나의 게임 당 적게는 7곡에서 많게는 수 십곡까지 수록됩니다. 게임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스케일도 다르기 때문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음악 한곡을 작곡하는 데는 짧게는 2,3시간에서 길게는 몇 주가 걸릴 정도로 곡마다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현재 그가 작곡중인 음악은 게임 ‘삼국지천’에 삽입되는 곡이다. 삼국지천의 웅장한 스케일과 장엄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배경음악을 제작하고 있다.

이어 두 번째 직업을 묻자 자신을 ‘가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8일 ‘고슴도치딜레마’라는 첫 앨범을 발매한 남녀혼성 4인조 그룹 ‘딜라이트’의 멤버다. 하지만 첫 앨범을 발매했다고 해서 그를 이제 막 가요계를 발을 디딘 신출내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미 2007년 ‘가리나프로젝트’라는 밴드를 결성해 활동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작곡가와 가수라는 두 가지 직업을 가진 그는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음악을 배우기 전까지는 과학고를 목표로, 또 서울대학교를 목표로 공부하던 모범생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를 따라 음악학원에 놀러 갔어요. 드럼을 치는 친구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하던 차에 옆에 계시던 학원 선생님께서 전자기타를 치셨어요. 그때 온 몸에 번개를 맞은 듯한 전율을 느꼈죠. 바로 이게 음악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때의 느낌을 잊지 못해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생긴 음악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그는 당시 부모님께서 주시던 검도학원비를 빼돌려 음악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모님 몰래 음악학원에 다니는 건 채 며칠도 지나지 않아 발각되고 말았다. ‘검도학원엔 잘 다니고 있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어처구니없이 그대로 범행(?)을 자백을 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호되게 혼날 것을 예상했던 전 씨의 예상은 빗나갔다. 대신 어머니는 차분한 목소리로 ‘왜 음악학원에 다니고 싶은지’를 물어보셨다. “분명 불호령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저는 음악을 배워야겠다고 반항할 결심이었죠. 하지만 차분하게 이야기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음악으로 대학에 가는 것’을 조건으로 허락해주셨습니다”

어머니의 허락과 도움으로 음악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가 음악을 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은 어머니 말고도 한 사람이 더 있다. 바로 그에게 음악을 지도해 준 선생님이다. 전 씨는 음악선생님께 음악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배웠다고 말한다. “선생님께서 저를 처음 보시자마자 ‘음악이 하고 싶은 건지, 음악대학 입시를 하고 싶은 건지 선택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음악이 하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선생님은 무척이나 기뻐하시며 최선을 다해 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선생님을 통해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었던 전 씨는 자신을 천재가 아닌 노력파라고 이야기한다. 음악적 영감이 풍부한 천재가 아닌 대신 누구보다 더 열심히, 더 즐겁게 음악을 공부하고 일하고 있다. 특히 T3엔터테인먼트에서 BGM을 작곡하는 일은 누구보다 즐겁게 일 할 수밖에 없다. 평소 게임과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 즐거운 일을 할 때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처럼 그도 게임 BGM을 작곡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전현우씨의 세 번째 직업은 ‘미디어아트 작가’다. 지인의 소개로 공통분야에 관심을 가진 동종업계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미디어아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특히 서울디자인올림픽 해치퍼레이드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미디어아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작업에 몰입하게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오는 16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대안공간 충정각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비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미디어아트 작품전시회에서 'Media in Life'라는 제목의 미디어아트를 전시한다.

세 번째 직업, 세 번째 도전을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전시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전 씨는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이다. 세 가지 직업에 피곤할 법도 한 스케줄이지만 누구보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는 그가 품고 있는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사진=송지원기자>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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