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2심 선고…재계·법조계 '촉각'
구연경·윤관 측 혐의 부인…검찰, 실형 구형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LG가(家)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운명을 가를 '주식 부정 거래' 재판의 2심 결론이 조만간 나온다. 의심 정황이 있지만 증거 확보가 어려운 '부부간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해 사법적 판단 기준이 다시 제시되는 것으로, 앞서 1심 재판부는 직접적인 증거가 부재하다는 데 무게를 뒀다.
9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구연경·윤관 부부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는 11일 오후 내려질 예정이다. 두 사람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부정 거래 의혹이 불거진 지 약 2년 7개월 만으로, 2심 첫 재판을 기준으로는 약 6개월 만에 판단이 나온다.
구 대표는 지난 2023년 4월 윤 대표로부터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메지온에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한다'는 미공개 중요 정보를 듣고 메지온 주식 3만5990주(6억4992만원 상당)를 매수해 부당 이득(약 1억원)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윤 대표는 BRV 책임자로서 알게 된 메지온 관련 미공개 정보를 미리 구 대표에게 제공해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다.
앞서 1심은 지난 2월 두 사람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미공개 중요 정보가 BRV의 투자 발표(19일) 이전이자, 구 대표의 매수 시점인 2023년 4월 12월경 이미 생성됐다고 인정하면서도, 두 사람이 중요 정보를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직접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초 검찰은 '구두'로 정보를 전달했다고 봤는데, 두 사람이 부부라는 점에서 녹취 등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재계는 2심 판단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1심이 뒤집힌다면 재계 전반에 걸쳐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한 경각심이 커질 수 있는 사안이다. 공정한 자본시장 규범을 준수해야 할 그룹 오너가 일원이 자본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대표적인 사례로도 기억될 수 있다. 구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다. 물론 구 대표와 윤 대표 모두 LG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법리적으로도 주목도 높은 사건이다.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한 양형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증거 수집이 어려운 '부부간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구 대표와 윤 대표 측은 1심 때부터 줄곧 "사실이 아니다. 직접 증거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검찰은 "부부일 경우 간접 증거만으로도 유죄 판단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재판부가 정황적인 측면을 얼마나 유의미하게 검토하는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명백하다"고 밝힌 간접 증거는 △구 대표와 BRV의 투자 유사성 △부부가 투자 정보를 자연스럽게 공유해 왔던 사례 △메지온 주식 매수 당시 나타난 구 대표의 이례적인 행동 등이다.
구체적으로 주식 초보로 알려진 구 대표는 2023년 3월 이후 메지온 외에도 고려아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앤컴퍼니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윤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고 있는 BRV캐피탈·다올이앤씨가 투자한 회사들과 동일하다. 이를 통해 구 대표가 개인의 판단이 아닌, 윤 대표에게 전적으로 의존해 투자 종목을 선택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한, 검찰이 제시한 부부의 텔레그램 내용을 들여다보면, 구 대표 모친 김영식 여사의 고교·대학 동창이 구 대표에게 고려아연 주식 관련 질문을 하자, 구 대표는 이 내용을 윤 대표에게 전달한다. 이후 윤 대표가 고려아연에 대해 간략한 정보를 제공했고, 구 대표는 '알겠다'고 답한다. 이에 검찰은 '투자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구 대표와 윤 대표의 주장과 달리, 부부가 자연스럽게 주식 정보를 공유해 왔다고 보고 있다.
구 대표가 증권사 직원을 통해 메지온 주식을 사들일 당시, '예수금 전부를 사용하라'고 언급하거나, 고가 매수도 허용하는 등 이전과 다른 과감한 태도를 보이며 대량으로 주문했다는 점도 의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검찰은 2심에서도 "추가 정보 없이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메지온 주식을 거액에 샀다는 것은 통상적인 투자로 보기 어렵다"며 구 대표의 주식 매수 이례성을 짚었다.
검찰은 결심에서 9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등 두 사람의 범행 동기가 충분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원심과 같이 구 대표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원, 윤 대표에게 징역 2년과 벌금 50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후 구 대표와 윤 대표 측은 "정황만으로 유죄를 추단해 기소했다"며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그간 2심 재판부는 구 대표의 메지온 투자 경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구 대표의 주식 매수와 BRV의 메지온 투자 사실을 이번 '주식 부정 거래'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부부가 서로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 재차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각각 메지온의 존재를 알린 지인 제로쿠 회장과 만날 당시 '부부가 동석했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양측 모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메지온 주식을) 매수한 날이 정보가 형성된 날인데, 왜 하필 그날 샀느냐"고 따져 묻는 등 구 대표를 향해 의구심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rocky@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