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 배제 사과·현금성 보상·공동교섭 요구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원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수원사업장에서 총집회를 열고 DX 구성원 보상안과 공동교섭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올해 임금협상이 법원 판단까지 거쳐 마무리된 상황에서 네 번째 장외집회가 열리자 재계 일각에서 절차와 명분을 두고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디.
5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집회를 두고 이미 끝난 임금협상을 다시 문제 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DX부문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낸 상황에서 장외집회로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방식이 노사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날 동행노조는 오후 5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중앙문에서 '11.5 수원 하나 된 삼성' 총집회를 열었다. 동행노조는 현장에서 DX부문 수익성 악화에 대한 경영진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냈다. DX부문은 3분기 매출 5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8% 늘었지만 영업손실 8000억원을 내며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동행노조는 메모리 가격 급등 속에서도 판매 확대를 앞세운 전략이 손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경영진이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행노조는 반도체(DS)부문에 상한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이 신설되는 과정에서 DX 구성원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핵심 요구는 △DX 배제에 대한 공식 사과 △DX 구성원 대상 현금성 보상안 제시 △2027년 공동교섭 체계 마련 등 세 가지다.
재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동행노조가 교섭 도중 스스로 빠진 뒤 합의가 끝나고 나서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행노조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다른 노조들과 공동교섭단을 꾸렸지만 지난 5월 4일 DS 중심의 협상 방향에 반발해 교섭단을 떠났다. 이후 찬반투표를 거쳐 같은 달 27일 임금협약이 체결됐다. 임금협약에는 DX부문 직원에게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동행노조는 투표에서 배제됐다며 임금협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지만 수원지방법원은 6월 이를 기각·각하했다. 재판부는 동행노조가 교섭단 참여 종료 의사를 밝힌 만큼 투표 시점에 참여 노조 지위를 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적법하게 체결된 임금협약을 뒤늦게 다시 다투는 것이 노사관계의 신의성실 원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정당성을 두고는 '평화의무' 위반 논란이 제기된다. 평화의무는 단체협약 유효기간에 협약 사항의 변경이나 추가를 요구하며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말한다. 재계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조합원 찬반투표 같은 절차 없이 끝난 협상 내용을 바꾸라며 사측을 압박하는 집단행동은 사실상 쟁의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해석한다. 다만 집회가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원사업장 직원 사이에서는 회사 안팎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장외집회가 대외 이미지만 해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조들이 오는 12월 내년도 교섭대표노조 선정을 앞두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부문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갈등을 장외집회 대신 교섭 테이블에서 풀어낼 방안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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