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주요 지역들의 부동산 실제 거래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집값 하락을 언급했지만, 실제 집값 통계가 공공·민간 조사기관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이 "정부가 객관적 데이터를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한 가운데, 엇갈린 통계가 실수요자의 시장 판단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부동산원·KB부동산·부동산114 자료를 비교한 결과, 10월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의 10월 누적 변동률은 한국부동산원 -1.21%, KB부동산 -0.01%, 부동산114 0.24%로 집계됐다. 같은 지역을 두고 하락·보합·상승으로 판단이 갈린 것이다. 특히 부동산원과 부동산114의 격차는 1.45%포인트로 큰 차이를 보였다.
주간 흐름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초구는 10월 첫째주부터 넷째 주까지 -0.27%→-0.27%→-0.32%→-0.35%로 4주 연속 하락했다. 월말로 갈수록 낙폭도 확대됐다. 반면 KB부동산은 0.00%→-0.02%→0.00%→0.01%으로 보합과 하락, 보합, 상승을 오고갔다. 부동산114는 10월 네 차례 발표에서 0.03%→0.12%→0.11%으로 3주 연속 상승한 뒤 네 번째 주 0.02% 하락한 것으로 조사했다.
송파구에서는 공공과 민간의 방향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부동산원은 4주 내내 하락한 것으로 집계했지만 KB부동산은 매주 상승한 것으로 조사했다. 10월 누적 변동률은 각각 -0.75%, 0.29%였다. 부동산114도 셋째 주 보합을 제외하고 매주 상승해 10월 누적 기준 0.11% 상승을 기록했다.
강남구는 부동산원과 KB부동산 모두 하락했지만 낙폭에 차이가 있었다. 10월 누적 변동률은 부동산원 -1.38%, KB부동산 -0.29%였다. 반면 부동산114는 0.03%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 통계가 차이를 보이는 배경에는 서로 다른 조사 방식이 있다. 부동산원의 주간 통계는 표본으로 선정한 3만3500가구의 가격을 전문조사자가 산정한다. 해당 주택의 실거래가 있으면 적정성을 검토해 반영하고, 거래가 없으면 동일 단지나 인근 단지의 유사 거래, 매물·시세정보와 중개업소 의견 등을 종합한다.
KB부동산은 가격조사가 가능한 전국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시세를 산출하며, 아파트 표본 수는 6만5698가구다. 각 지역 공인중개업소가 표본주택의 가격을 온라인 조사표에 입력하면 지역 담당자가 검증해 확정한다. 거래가 이뤄진 표본은 실거래가격을 반영하고, 거래가 없으면 유사 주택의 거래사례를 토대로 위치·주택 특성·거래시점 등을 보정해 가격을 추정한다. 매도자나 매수자의 호가를 직접 조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114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별 단지의 실거래가와 매물 호가를 분석해 시세를 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 수치나 변동 폭의 차이를 넘어 민간과 공공에 따라 상승과 하락이라는 상반된 시장 신호를 부여함으로써 주택 구매 판단에 심각한 교란을 발생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주택가격 동향통계는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의사결정과 정부의 주택 정책 수립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라며 "내집마련 시점을 판단해야 하는 실수요자에게 불투명하고 엇갈린 통계는 자산 손실이나 불필요한 시장 대기 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 위원은 공공·민간 통계의 방향성 괴리가 공공 통계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산출 기준 개편과 민관 공동 검증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단기적인 주간 통계 지표에 연연하기보다는 공공 통계의 산출 기준 개편과 민관 통합 검증 체계 도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관별 통계를 하나로 맞추기보다 서로 다른 지표의 특성을 살려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거래가 충분히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매주 몇 퍼센트 올랐는지 정확히 제시하기는 어렵다"며 "기관마다 지표를 산출하는 방식이 다른 만큼 다양한 지표를 제공해 실수요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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