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의회 장악에 빅테크 긴장…트럼프 밀착 기업 조사 비상

  • 이윤경 기자
  • 입력: 2026.11.04 20:35 / 수정: 2026.11.04 20:35
팔란티어·오픈AI·메타 주요 대상으로 거론
"정치권력 변화로 AI와 빅테크 규제 감시 강화 우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탈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해온 빅테크·AI 기업들이 새 의회의 주요 조사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P. 뉴시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탈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해온 빅테크·AI 기업들이 새 의회의 주요 조사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P. 뉴시스.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권력이 나뉘는 분점정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해온 빅테크·인공지능(AI) 기업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조사도 강화될 전망이다.

4일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확보했다.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민주당은 각 상임위원회 운영권을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감독과 조사를 주도할 수 있다.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해온 기술기업들이 거론된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6일 팔란티어와 오픈AI,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이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란티어의 샴 산카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안두릴 공동창업자 팔머 러키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관련 기부에도 참여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지난달 16일 팔란티어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민주당 출신 로비스트를 영입하는 등 의회 조사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사전 대응도 선거 전부터 이어졌다. WP는 지난 2일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한 기록을 검토하고 변호사들에게 민주당의 조사 가능성을 문의하는 등 소환장과 청문회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 의회가 행정부뿐 아니라 정부와 사업 관계를 맺은 민간기업까지 조사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지분을 확보한 인텔과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협약에 참여한 제약사,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도 의회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와 기업 간 거래의 조건과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 이해충돌 여부 등이 향후 의회 조사의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더라도 주요 규제 법안을 실제 입법으로 연결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를 무력화하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의회에서는 법안 처리보다 청문회와 자료 제출 요구 등을 통한 행정부 및 관련 기업에 대한 조사·감독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 중간선거 개표 과정에서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가능성이 커지자 나스닥100 선물은 장중 한때 2.4% 하락했다. 차루 차나나 색소(Saxo) 수석 투자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정치권력 변화로 AI와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감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스닥 선물의 낙폭에 반영됐다"며 "투자자들이 이미 높은 기업가치와 증가하는 AI 지출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더라도 규제 입법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민주당 주도의 법안이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의회에서는 법안 처리보다 청문회와 자료 제출 요구 등을 통한 행정부 및 관련 기업에 대한 조사·감독이 주요 견제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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