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넘보는 증권사 MTS '코인 정보', 규제 사각지대 우려 키우나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6.11.04 14:17 / 수정: 2026.11.04 14:17
주식 창 옆 가상자산 정보 '수두록'…현행 자본시장법상 규제 한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자사 MTS를 통해 가상자산 매매 대신 관련 정보를 다루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현행 자본시장법상 정보 제공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 투자자들의 오인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팩트 DB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자사 MTS를 통해 가상자산 매매 대신 관련 정보를 다루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현행 자본시장법상 정보 제공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 투자자들의 오인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가상자산 시세 조회와 관련 투자 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자본시장법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사이 규제 사각지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잇따른 MTS 개편을 통해 디지털자산 탭을 독립적으로 배치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상자산 관련 뉴스 분석부터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별 시세, 투자 지표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새롭게 개편한 통합 자사 MTS인 '맵스'에 디지털자산 메뉴를 새롭게 추가하고 가상자산 시세와 시장 정보를 제공 중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도 MTS에 디지털자산 홈을 추가하고,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과 연계해 가상자산 뉴스와 시세, 리서치 자료 등을 노출하고 있다.

이 외에도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가 가상자산 시세 노출과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과 연계한 디지털 자산 전반의 분석 서비스를 MTS에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MTS에 가상자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배경에는 미래 시장 선점 전략이 깔려 있다. 법적 규제와 시스템 한계로 직접적인 매매 기능을 넣지 못하는데도 향후 본격적으로 법제화가 논의될 토큰증권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2030 젊은 투자자들은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한 유인책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MTS에서 제공되는 가상자산 정보가 화면 구성이나 노출 방식 면에서 기존 제도권 주식투자 정보와 다르지 않게 채워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투자자로서는 국가 라이선스를 획득한 증권사가 검증한 공신력 있는 정보로 오인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현행 자본시장법상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간하는 주식이나 채권 리포트는 미공개 정보 이용이나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임직원의 매매 제한, 사전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심의 등 법적 방어벽이 작동한다.

반면 증권사 MTS에 정보 서비스 형태로 탑재되는 가상자산 시황이나 제휴사의 크립토 리포트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인 강제 심의 프로세스를 적용할 근거가 없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 규제에 치우쳐 있고, 제도권 증권사의 정보 제공이나 임직원의 코인 매매 신고 의무 등은 통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증권사들도 이런 리스크를 인지하고 가상자산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인 검증과 모니터링을 통해 내부통제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현행법상 규제 차원의 통제까지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완전한 규제 회색지대를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정보에 대한 법적 지위가 모호해 준법감시부서가 주식 수준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하거나 거래 내역을 추적할 법적 권한은 없으나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워 필터링을 하고 있다"면서도 "규제 공백에서 금융사고나 이해 상충 리스크를 완벽히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