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커피 시장' 美 노크하는 K-커피…1세대 '시행착오' 넘을까

  • 유연석 기자
  • 입력: 2026.11.03 14:12 / 수정: 2026.11.03 14:12
투썸 이어 메가·빽다방·더벤티 출격 대기
국내 저가커피 매장 '포화'…신성장 동력 발굴
1세대 실패 반면교사…'현지화' 승부수
현지시각으로 10월 17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킹 스트리트 404번지에 공식 오픈한 투썸플레이스 미국 1호점 앞에 고객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현지시각으로 10월 17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킹 스트리트 404번지에 공식 오픈한 투썸플레이스 미국 1호점 앞에 고객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미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투썸플레이스가 지난달 미국 1호점을 연 데 이어 메가MGC커피와 빽다방, 더벤티도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매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거 미국에 도전했던 1세대 K-커피 브랜드들이 줄줄이 철수한 전례가 있어 이번 2세대 진출의 성패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투썸 美 1호점 '대기 행렬'…메가는 뉴욕 맨해튼 도전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에 약 241㎡, 78석 규모의 1호점을 열었다. 개점 첫날에는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마감 시간까지 대기 행렬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투썸플레이스는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등 생크림·생과일 중심의 한국식 케이크와 커피를 함께 제안하는 페어링 전략으로 현지 프리미엄 카페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초기에는 현지 법인 직영으로 브랜드를 안착시킨 뒤 매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워싱턴DC 일대에 2·3호점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로 익숙한 메가MGC커피는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일대에 북미 첫 매장을 낼 계획이다. 앞서 맨해튼 23번가의 한 매장 자리에 메가MGC커피 로고가 담긴 간판과 가림막이 설치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회사는 연내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다.

메가MGC커피는 2024년 몽골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에 나서 현재 몽골에서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캄보디아에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했고, 일본에도 현지 법인을 세웠다.

또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미국 시장을 저울질하고 있다. 더벤티는 하반기 개점을 목표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미국 진출 방침을 정하고 내년 개점을 목표로 현지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당장은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시장 확장을 우선하고 있어, 시장 조사 결과에 따라 개점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4월 캐나다 토론토에 1호점을 열며 북미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디야커피 캐나다 토론토 1호점 내부 전경. 이디야는 달고나라떼·아샷추·꿀호떡 등 국내 시그니처 메뉴와 메이플넛크림라떼 등 현지 특화 메뉴를 함께 선보이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 캐나다 토론토 1호점 내부 전경. 이디야는 달고나라떼·아샷추·꿀호떡 등 국내 시그니처 메뉴와 메이플넛크림라떼 등 현지 특화 메뉴를 함께 선보이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디야커피

◆ 저가커피 매장만 1만개…내수는 이미 '레드오션'

업계는 K-커피의 미국행 배경으로 한계에 달한 내수 시장의 포화를 꼽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 수는 이미 1만개를 넘어섰다. 메가MGC커피가 지난달 국내 4500호점을 돌파한 가운데 컴포즈커피 3000여개, 빽다방 1800여개, 더벤티가 16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0년 3000여개 수준이던 저가 커피 매장은 불과 5년여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골목 상권마다 브랜드별 매장이 촘촘히 들어서면서 신규 출점 여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여기에 원두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임대료, 인건비 상승 압박이 커진 점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로 꼽힌다.

이러한 현상은 커피 브랜드뿐만 아니라 외식 프랜차이즈 전반에서 나타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기업은 56개국에서 139개 브랜드, 464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매장 수는 2020년보다 24.8% 늘었고, 진출 국가는 48개국에서 56개국으로 확대됐다.

특히 미국은 1106개 매장으로 중국을 제치고 최대 해외 시장이 됐다. 2005년 미국에 진출한 파리바게뜨는 미국 매출이 2021년 1830억원에서 지난해 5850억원으로 4년 새 3배 이상 늘며 현지 안착 사례로 꼽힌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미국 법인 매출이 지난해 1946억원으로 늘며 8년 연속 흑자를 냈다.

K-커피가 여러 해외 시장 가운데 미국을 겨냥하는 데는 상징성도 작용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외식 시장이자 프랜차이즈 산업의 본고장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 다른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때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 '1세대 철수' 딛고 2세대 도전…'현지화·물류망'이 관건

다만 K-커피의 미국 도전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1호점을 낸 할리스와 2012년 뉴욕 타임스퀘어에 대형 매장을 열었던 카페베네 등 1세대 브랜드들은 무리한 확장과 현지화 실패로 결국 점포를 접었다.

이번 2세대 진출은 방식이 다르다. 투썸플레이스처럼 가맹 확대 대신 직영 매장으로 현지 반응을 먼저 살피고, 한국식 디저트 등 차별화된 메뉴를 앞세운다. K-컬처 확산으로 한국 식음료 브랜드에 대한 현지 진입 장벽이 낮아진 점도 과거와 다르다.

그럼에도 미국 시장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지역마다 상권 특성이 달라 입지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며 "한국 브랜드가 미국에 안착하기까지 겪는 고충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물류비 부담 탓에 국내식 초저가 박리다매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업계는 국내식 가격 전략을 고집하기보다 현지 사정에 맞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 가격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현지 인건비와 물류비, 물가 수준 등 운영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무조건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보다 현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ccbb@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