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화재 손실 3500억 반영이 이익 변수
활성고객 유지, 성장사업 손실 축소 주목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쿠팡이 오는 4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를 딛고 달러 기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물류센터 화재 손실 등 대형 악재가 남아 있어 수익성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4일 오전 7시 30분 콘퍼런스콜을 연다. 미국 현지시각으로는 3일 오후 2시 30분이다. 이번 실적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불거진 고객 이탈과 수익성 악화를 얼마나 털어냈는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쿠팡은 콘퍼런스콜에서 부문별 성과와 향후 투자, 수익성 개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 매출은 분기 최대 전망…성장률은 '한 자릿수' 둔화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비트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97억6000만달러다.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92억6700만달러)보다 5.3%, 직전 분기(88억5600만달러)보다 10.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쿠팡의 매출은 12조8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고 영업이익은 2245억원이었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11조615억원으로 18% 증가했다. 외형은 지속해서 커지고 있으나 달러 기준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8%대에서 5%대로 내려앉는 셈이다.
쿠팡 역시 성장 둔화를 예고했다. 쿠팡은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3분기 매출이 불변환율 기준 8~9% 증가에 그치고,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전년 대비 3~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제시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 전반의 성장 둔화도 부담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 매출 증가율은 올해 2분기 10.1%로 반등했다가 7월과 8월 모두 7.3%로 내려앉았다. 특히 쿠팡 같은 순수 온라인몰 매출은 7월 6.3%, 8월 6.9% 증가에 그쳐 온·오프라인 병행 업체의 증가율을 밑돌았다. 쿠팡의 성장세가 시장 평균을 웃돌고는 있지만, 이커머스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며 과거와 같은 폭발적 외형 확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활성고객 2470만명 넘을까…대만 투자 손실도 관건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활성고객(해당 분기에 제품을 한 번 이상 구매한 고객) 수다. 쿠팡의 활성고객은 지난해 3분기 2470만명에서 유출 사고가 알려진 4분기 2460만명, 올해 1분기 2390만명으로 줄었다가 2분기에 2470만명으로 사고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업계에서는 로켓배송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마땅한 대체 채널을 찾지 못해 복귀한 결과로 보고 있다. 2024년 와우 멤버십 월회비 인상 당시에도 우려와 달리 락인(Lock-in) 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이번 3분기 활성고객이 2470만명을 웃돌며 탄탄한 고객 기반을 증명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성장사업 손익 개선도 숙제다.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파페치 등이 포함된 성장사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7839억원으로 31% 성장하며 외형을 이끌었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올해 성장사업의 조정 EBITDA 손실을 9억5000만~1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번 분기 손실 폭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실적의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쿠팡은 손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만 사업 구축을 위한 장기 투자를 꼽는다. 쿠팡은 2022년 대만에서 로켓배송을 시작한 뒤 한국식 물류 모델을 그대로 옮기고 있다. 올해 타오위안에 네 번째 스마트 물류센터를 세웠고, 일부 지역에는 새벽배송도 도입했다.

◆ 상반기 누적 적자 약 1조2000억…3분기엔 '3500억 화재 손실'
수익성 지표는 올해 내내 흔들렸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보상 비용과 고객 이탈 영향으로 1분기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분기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6246억원이 반영되며 영업손실이 8350억원으로 불어나 2021년 미국 증시 상장 이후 분기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적자만 1조2000억원 규모다. 쿠팡은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3분기에는 지난 7월 18일 발생한 인천 제32물류센터 화재 손실이 추가로 얹힌다. 시장에서는 화재 손실 규모를 약 3500억원으로 추산한다. 해당 센터는 4410억원 규모의 재물·기업휴지보험에 가입돼 있어 일부는 보험금으로 보전될 수 있지만, 회계상 손실은 3분기 실적에 먼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국세청의 약 3000억원 규모 과세 예고 통지와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 의혹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가능성도 향후 변수다. 대규모 과징금과 세금 추징 부담 탓에 월가의 쿠팡 평균 목표주가는 1년 새 26% 하향 조정됐다.
3분기 외형 성장이 둔화한 만큼 연말 실적 방어도 발등의 불이다. 쿠팡은 전날부터 오는 8일까지 와우 회원을 겨냥한 대규모 할인 행사인 '와우 멤버스데이'를 연다. 신세계그룹 '쓱데이', 11번가 '그랜드십일절', G마켓 '빅스마일데이' 등 주요 경쟁사들이 일제히 11월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이번 3분기 성적표와 연말 쇼핑대전 결과가 쿠팡의 향후 반등 모멘텀을 결정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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