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단도 안나왔는데…LIG D&A 입찰 제재한 방사청, 수주 공백 어쩌나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6.10.29 14:30 / 수정: 2026.10.29 14:30
유무죄 확정 전 최고수위 제재에 LIG D&A 사업 불확실성 커져
법원 임시 집행정지로 급한 불 껐지만…11월 5일 심리 결과 주목
방사청이 지난 20일 LIG D&A에 향후 2년간 국가사업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제재를 내렸으나 법원이 임시 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제재 효력이 일시 중단됐다. /LIG D&A
방사청이 지난 20일 LIG D&A에 향후 2년간 국가사업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제재를 내렸으나 법원이 임시 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제재 효력이 일시 중단됐다. /LIG D&A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방위사업청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에 향후 2년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리면서 회사의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법원의 유무죄 판단도 나오기 전에 내려진 행정제재로 사업 수주와 투자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원의 임시 집행정지 결정으로 입찰 제재의 효력이 잠시 중단된 가운데 다음 달 5일 예정된 정식 심리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무기개발 입찰 과정에서 방사청 직원에게 수억 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LIG D&A에 오는 2028년 10월까지 2년간 국가사업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LIG D&A가 해당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제재 효력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법원은 다음 달 5일 정식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임시 집행정지 효력은 11월 20일까지 유지된다.

업계에서는 재판을 통해 관련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사청이 내린 최고수위의 행정제재의 적정성과 그로 인해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방사청은 내부적인 관련 규정에 따라 검찰의 기소 사실만으로도 제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방사청이 업체에 대한 제재 심의 및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체 검증절차를 건너뛰고 처분을 진행했다는 점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LIG D&A는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소 사실을 근거로 방사청이 제재를 결정한 데 유감을 표하며 법원에 집행정지와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LIG D&A가 이번 제재로 인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신규 사업 수주다. 방사청 제재가 유지될 경우 향후 2년 동안 국가사업 입찰 참여가 제한되면서 국내 방산사업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IG D&A는 지난해 약 4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정부와 공공기관 등 국내에서 올린 매출은 약 2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64.5%를 차지한다.

국내 사업 의존도가 절반 이상인 만큼 입찰 제한이 장기화되면 신규 수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방산업 특성상 신규 계약부터 연구개발, 양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제재가 종료된 이후에도 사업 공백의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주목되는 사업은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사업이다. 오는 2033년까지 약 1조9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해당 사업에서 LIG D&A는 체계종합을 비롯한 다수 평가 항목에서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방과학연구소(ADD)와의 계약은 오는 12월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입찰 제한 처분이 변수로 떠올랐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 유지될 경우 계약 추진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제재 효력이 되살아나면 사업 참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이번 제재로 회사의 자금 조달 계획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LIG D&A는 경북 구미와 김천의 생산시설 확충 등을 위해 약 53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납입 예정일은 다음 달 13일이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 유치 여건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당초 약 57만원으로 책정됐던 신주 발행가격은 약 46만원으로 낮아졌고 납입 일정도 연기됐다. 입찰 제한 처분이 장기화되면 회사의 향후 수주 전망과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5일 열리는 법원의 정식 심리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심리에서는 행정처분으로 회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하게 처분의 효력을 중단할 필요가 있는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지 등이 판단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LIG D&A는 장기간 입찰 제한에 따른 신규 수주 중단과 사업 기회 상실 등을 근거로 제재의 효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방사청은 방산계약의 공정성과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의 처분 강도를 고려할 때 향후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도 기업이 입는 피해는 복구가 어려울 수 있다"며 "또한 행정 기관의 이같은 의사결정이 향후 사법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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