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고객 뺏기보다 시장 확대"…금리·중도상환수수료 차별화 주목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합류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모두 주담대 상품을 갖추게 됐다. 인터넷은행 간 고객 확보 경쟁이 심화되기보다는 그동안 시중은행 중심으로 형성됐던 주택금융 시장에서 비대면 대출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27일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2021년 10월 출범한 이후 약 5년 만으로, 그동안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토스뱅크가 주택 구입자금 대출까지 취급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인터넷은행 3사가 모두 주담대 시장에 진출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0년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선보였고, 카카오뱅크는 2022년 2월 주담대를 출시하며 비대면 주택금융 시장을 확대해 왔다.
토스뱅크의 합류는 단순히 인터넷은행 간 경쟁자가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대면 상담과 서류 제출을 거쳐야 했던 주담대 업무가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주택금융 상품을 갖추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시장에서 서로 고객을 빼앗기보다는 비대면 금융에 대한 관심을 높여 전체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주담대를 출시했다고 해서 인터넷은행 3사 간 경쟁이 심화된다기보다는 인터넷은행이 차지하는 주담대 시장 자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며 "신용대출과 전세대출에서도 3사가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주담대 역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은행끼리 경쟁하는 것보다 전체 은행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대면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시장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주담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비대면 대출 절차의 간소화가 있다.
케이뱅크는 2020년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하며 영업점 방문 없이 주담대를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주택 구입자금 대출로 상품을 확대하면서 기존 대출 갈아타기뿐 아니라 신규 주택 매매 수요까지 공략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2022년 주담대 출시 이후 취급 지역과 담보 주택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초기에는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전국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연립·다세대주택까지 담보 대상을 확대했다. 올해에는 분양잔금대출도 출시하면서 주거금융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5~6년 전 인터넷전문은행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처음 선보일 당시만 해도 큰 금액의 대출을 비대면으로 이용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많았다"며 "대면 중심의 주거 금융을 모바일로 전환한 혁신이 기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됐고 금융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과 선택권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 금융에서도 고객에게 편리함과 혜택을 주기 위한 건강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도 비대면 편의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토스뱅크 주담대는 전국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주택까지 취급하며 주택 구입자금과 기존 대출 대환, 생활안정자금, 전세보증금 반환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전세대출이나 주담대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신규 주택 구입자금을 빌리는 '상환 조건부 구입자금 대출'을 비대면으로 구현했다. 전세에서 자가로 전환하려는 무주택자나 주거지를 옮기는 1주택자가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대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출 신청부터 심사, 약정, 잔금일 실행까지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다. 공공기관 서류를 자동으로 연동하고 매매계약서 등 필수 서류는 사진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주담대 전용 인공지능(AI) 상담봇을 통해 24시간 상담도 지원한다.

인터넷은행 3사가 모두 비대면 주담대를 취급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은행을 선택하는 기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출 신청과 심사 과정의 편의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만큼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등 실제 금융비용이 주요 선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가 출시일인 지난 27일 제시한 주담대 금리는 연 4.44~9.19%다. 같은 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6개월 변동금리는 연 4.752~6.552%, 케이뱅크는 연 5.21~9.24% 수준이었다. 다만 은행별 금리는 대출 목적과 담보 주택, 고객의 신용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중도상환수수료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출시 이후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상품 조건에 따라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확대에 제약 요인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인터넷은행들이 상품군을 확대하더라도 대출 잔액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토스뱅크 역시 주담대 출시와 함께 신청 상황에 따라 일일 접수 규모를 유연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출 심사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확대와 함께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공급도 지속해야 한다. 담보대출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와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 상품이 모두 갖춰진 만큼 앞으로는 단순한 대출 취급 규모보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금융비용과 서비스 편의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은행마다 비대면 구현 수준에서 압도적인 차별성을 만들기 쉽지 않은 상품"이라며 "금리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대출 신청과 실행 과정에서 고객의 불편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