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농촌진흥청이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를 강화하면서 비관세장벽 해소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수출 고추의 통관 기간이 일주일 이상에서 1~2일로 줄었고, 대만 수출 포도의 농약 잔류허용기준 위반도 사라졌다.
농진청은 수출 농산물의 통관 거부와 현지 폐기 등을 예방하기 위해 농약 안전사용지침을 확대하고 수입국의 농약 잔류허용기준 설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농식품 수출액은 2020년 75억7000만달러에서 2025년 104억1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도 53억819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0% 늘었다. 수출이 확대되면서 국가별로 다른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기준을 위반하면 통관 거부와 반송, 현지 폐기 등의 손실이 발생하고 수출국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농진청은 수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농약 안전사용지침을 확대했다. 2003년 6개국 12작물 32종으로 시작한 지침은 올해 13개국 30작물 86종으로 늘었다. 태국 수출 딸기와 포도, 중국 수출 감, 호주 수출 참외 등에 대한 지침도 새로 마련했다.
수입국의 잔류허용기준이 바뀌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현장에 전달해 농약 오사용과 통관 거부 위험을 줄이고 있다. 농가가 지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QR코드와 현장 안내판도 보급했다.
수출 농가가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을 늘리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 등록된 농약이라도 수입국에 잔류허용기준이 없으면 수출 농산물에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일본·대만 등 수입국과 협의해 현재까지 19작물에 대해 총 111건의 수입농산물 잔류허용기준(IT)을 설정했다. 반대로 수입국에는 기준이 있지만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은 국내 등록을 추진해 병해충 방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4년부터 관련 조직과 농약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도 운영 중이다.
농가와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상담도 강화했다. 특히 대만 수출 포도는 2024년 도입된 사전등록제와 연계해 매년 4~5월 지역별 집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통관 기준을 위반한 업체에는 위반 결과만 통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인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제시해 재발을 방지한다.
이 같은 조치는 실제 수출 현장의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9월 일본 수출 고추에 사용되는 농약인 헥사코나졸의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면서 통관 검사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일주일 이상 걸리던 통관 기간이 1~2일로 단축됐고, 수출량도 2023년보다 33% 증가했다.
대만 수출 포도는 테트라닐리프롤의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기 전인 2025년 3월 이전까지 통관 기준 위반이 20건 발생해 약 92만달러의 손실이 추정됐다. 기준 설정 이후에는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농진청은 앞으로 디지털·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농약 안전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구축한 3만6000여건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농가와 수출업체가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대화형 안전사용지침을 개발하고 있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는 생산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며 "우리 농산물이 세계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고 K-농산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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