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57조4530억원…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신협의 비조합원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조합원 대출 잔액은 감소하면서 지역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상호금융권의 역할 재정립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던 만큼 협동조합으로서 제 기능을 되찾아야한다는 의견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말 기준 전국 신협이 취급한 비조합원대출 잔액은 57조4530억원으로, 최근 2년 사이 5조3922억원 늘었다. 이같은 대출 규모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래 최고치다. 올해 상반기에만 2조원넘게 불어난 만큼, 연말에는 사상 최초로 60조원선에 안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협의 비조합원대출은 2013년 상반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웠다. 2012년말 기준 1조4952억원이었던 비조합원대출은 6개월 사이 166% 증가하면서 4조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합친 총대출 잔액의 비중은 4.8%에서 12.6%로 급증했다. 이후 2017년 상반기에는 약 26%까지 상승했다.
당시 신협의 비조합원대출 확대 배경에는 상호금융권 전반에 확산했던 과잉 영업이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시기 금융당국은 무자격 조합원 가입과 대출 한도 초과, 자산건전성 분류 위반 등에 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조치를 내렸다. 위반 규모와 무자격 조합원 비율에 따라 면직·직무정지·문책경고 등을 적용하고, 반복 위반이나 대출 부실 발생 시 제재 수위를 높이도록 했다.
아울러 2014년 하반기부턴 상호금융에 대출과 연계한 금융상품 가입 강요, 이른바 '꺾기' 규제도 강화됐다. 적기시정조치를 받거나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조합은 다른 회원조합의 여유자금을 예치받지 못하도록 하고, 예대율 산정에서 조합 간 예치금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이후 7년여간 수조원씩 우상향하던 비조합원대출 규모는 2021년을 기점으로 또 한 번 급증했다. 2020년말 20조6384억원이던 비조합원대출 잔액은 2022년 상반기말 43조3012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조합원 대출 잔액은 932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후 지난해 6월말 비조합원대출 채권이 조합원 대출 잔액을 추월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최근 2년간 비조합원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광안신협이다. 올 상반기말 기준 광안신협의 비조합원대출 잔액은 9180억원이다. 2년 사이 2658억원(40.7%) 증가했다. 조합원대출(6187억원)과 격차는 2024년 6월말 1871억원에서 2993억원으로 벌어졌다.
조합원 대출은 줄이면서 비조합원대출에만 힘이 실린 곳도 있다. 같은 기간 대구대서신협의 비조합원대출 잔액은 3046억원에서 4910억원으로 1865억원(61.2%) 급증했지만, 조합원 대출 잔액은 270억원 줄어든 20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금천신협은 3274억원에서 5061억원으로 1786억원(54.6%), 중앙신협은 2105억원에서 3837억원으로 1732억원(82.3%) 늘었다.
특히 금천신협과 중앙신협의 대출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상반기말 기준 해당 신협 두 곳의 비조합대출 잔액은 조합원대출의 각각 10배, 9배에 육박한다.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르면 비조합원대출은 조합원 대출 잔액의 3분의 1이내에서만 취급이 가능하다. 현재 비조합원대출 잔액이 큰 조합은 관련 채권의 만기를 기다리거나, 난항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치중한 영향으로 진단한다.
이 같은 신협의 영업 관행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호금융이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만큼 경영 악화를 개별 조합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며 지역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신협 조합은 전체의 52%에 달했다. 특히 2023년 대비 출자금이 감소한 조합 비중은 신협이 61%로 새마을금고(30%)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PF 쏠림이 상호금융의 건전성을 악화시켰다는 진단에 공감했다. 상호금융협의체를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협중앙회는 조합 입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 발굴이 필요한 상황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일부 조합이 PF를 취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비사업대출 등 보증을 바탕으로 대규모 자금이 나가는 경우도 있는 만큼 관련 대출을 모두 PF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신협을 포함한 상호금융권이 서민금융기관의 역할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조합원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지역 친화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비조합원대출 현황 등에 대해서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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