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상징' 양보하고 골목과 호흡…해방촌 녹아든 코카-콜라의 '상생'[TF현장]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6.10.26 00:00 / 수정: 2026.10.26 00:00
신흥시장 일대 18곳과 맞춤 협업…브랜드 자연스레 녹여
'2026 에피 어워드' 최고상…코카-콜라 "지역 상권 협업 더 확대"
23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과 신흥시장 일대에서는 코카-콜라의 지역 협업 프로젝트로 거리와 매장 곳곳이 코카-콜라 장식물과 인테리어로 물들어 있다. /손원태 기자
23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과 신흥시장 일대에서는 코카-콜라의 지역 협업 프로젝트로 거리와 매장 곳곳이 코카-콜라 장식물과 인테리어로 물들어 있다. /손원태 기자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해방촌은 젊음과 열정, 그리고 오랜 세월의 정취가 함께 숨 쉬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새로움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해방촌의 역동적인 모습은 코카-콜라 고유의 톡 쏘는 탄산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3일 해방촌의 한 칵테일 바에서 만난 9년 차 자영업자 홍성진 씨의 말이다. 낮에는 비보이, 밤에는 바텐더로 활동하는 그는 해방촌의 변화를 몸소 겪어온 인물이다. 그는 올해 해방촌 골목에서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코카-콜라와 손잡은 상점가와 길거리 일대에 브랜드가 자연스레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1968년 국내 첫 생산 이래 동네 가게부터 식당까지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성장해 온 코카-콜라가 골목상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로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첫 무대가 서울 용산구 일대의 해방촌과 신흥시장이다.

23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에서는 코카-콜라가 협업을 통해 매장 특성에 맞춰 로고색을 푸른색이나 검은색으로 재해석해 선보이고 있다. /손원태 기자
23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에서는 코카-콜라가 협업을 통해 매장 특성에 맞춰 로고색을 푸른색이나 검은색으로 재해석해 선보이고 있다. /손원태 기자

실제로 살펴본 해방촌과 신흥시장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골목 구석구석에 코카-콜라의 장식물과 인테리어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진행 중인 이번 협업 프로젝트에는 총 18개 매장이 참여했다. 브랜드 시그니처 색상인 빨간색뿐 아니라, 매장 개별 콘셉트에 맞춰 로고를 푸른색이나 검은색으로 재해석해 선보이기도 했다.

간판과 차양, 조명, 메뉴판에 이르기까지 일상적인 요소마다 코카-콜라가 다채로운 형태로 스며들었다. 화려한 네온사인부터 아기자기한 테이블 위 로고, 가게 한편에 걸린 빈티지 배송 차량 액자까지 거리를 다니며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상수 한국 코카-콜라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는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시작한 인연이 올해 해방촌까지 이어져 기쁘다"며 "많은 분들이 해방촌과 신흥시장을 거닐며 맛있는 음식과 함께 코카-콜라를 즐기고, 골목 구석구석의 매력을 경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해방촌과 신흥시장이 위치한 용산2가동은 올해 2분기 기준 666개의 점포가 들어선 상태다. 그중 323개 점포들이 외식업으로, 이곳 레스토랑을 찾는 방문객 연령대 역시 2030대가 60%를 넘어서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해방촌과 신흥시장이 위치한 용산2가동은 올해 2분기 기준 666개의 점포가 들어선 상태다. 그중 323개 점포들이 외식업으로, 이곳 레스토랑을 찾는 방문객 연령대 역시 2030대가 60%를 넘어서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

◆ 모든 요리에 어울리는 음료로, 코카-콜라가 주는 '상생의 맛'

코카-콜라가 이번 협업에 나선 배경에는 지역 상인과 골목의 매력을 알리는 동시에,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울리는 음료'라는 인식을 넓히려는 의도가 담겼다. 된장찌개부터 돈가스, 타코, 피자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들이 내부 인테리어를 코카-콜라 테마로 꾸민 배경이다. 메뉴를 가리지 않고 식탁 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브랜드 경험을 노렸다.

1953년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이 모여들며 형성된 신흥시장은 1970년대 후반까지 황금기를 누렸으나, 백화점·대형마트 등장 이후 빈 점포가 늘며 침체기를 겪었다. 2015년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며 생기를 되찾았고, 지난해 코카-콜라와의 협업이 더해지며 현재는 젊은 층이 북적이는 명소가 됐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해방촌과 신흥시장이 위치한 용산2가동은 올해 2분기 기준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5만2273명에 달한다. 특히 주말 유동인구 비중이 전체의 30%를 넘을 만큼 대표적인 나들이 상권으로 꼽힌다. 총 666개 점포 가운데 외식업이 323개로 절반에 육박하며, 식당 방문객 중 2030 세대 비중은 60%를 웃돈다.

23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과 신흥시장 일대에서는 코카-콜라가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다양한 소품들을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손원태 기자
23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과 신흥시장 일대에서는 코카-콜라가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다양한 소품들을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손원태 기자

코카-콜라가 획일적인 디자인 대신 상인들의 의견과 매장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협업을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증샷' 문화에 익숙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매장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꾸몄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 상권과 상생을 꾀한 것이다.

모로코 출신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게에는 아랍어로 적힌 코카-콜라 로고를 달았고, 치맥을 파는 매장에는 스포츠 경기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월드컵 에디션을 배치했다. 또한 올해는 해방촌 상인회가 기획·운영하는 지역 축제 '2026 HBC 해방위크'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고, 프랑스 아티스트 레옹 모카(Léon Moh-Cah)와 함께 거리 상설 벽화도 조성했다.

성과도 뒤따랐다. 코카-콜라는 이 협업 프로젝트로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마케팅 시상식인 '2026 에피 어워드 코리아(Effie Awards Korea)'에서 최고상인 '그랜드 에피'를 받았다. 지역 상권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며 브랜드를 녹여낸 점이 높은 평가를 얻었다. 신흥시장 상인회도 코카-콜라 측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시장 한편엔 기념 전시관이 조성됐다.

박가현 한국 코카-콜라 대외협력 커뮤니케이션 부장은 "이곳 상인들은 지금의 골목을 일구어 낸 주인공들로, 그분들의 터전이 더욱 돋보이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며 "이번 해방촌 신흥시장 협업을 시작으로 지역 상권과의 상생 프로젝트를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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