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현금 69조인데 굳이?…솔리다임 IPO, SK하이닉스 주주 실익은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6.10.22 11:46 / 수정: 2026.10.22 11:46
상반기 영업현금흐름 91.7조…40조 자사주 매입·소각도 병행
자본 배분 효율 강조…지분 얼마나 내주고 어디에 쓸지가 핵심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의 미국 기업공개(IPO)를 검토하는 가운데 자금 조달 필요성과 기존 주주가 얻을 실익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의 미국 기업공개(IPO)를 검토하는 가운데 자금 조달 필요성과 기존 주주가 얻을 실익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솔리다임의 미국 기업공개(IPO) 논란에 SK하이닉스의 풍부한 현금 여력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6월 말 순현금이 69조원을 웃도는데 자회사 지분을 외부에 내주면서까지 투자금을 마련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회사는 여러 사업의 투자와 주주환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자체 투자보다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유리한 이유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을 밝힌 상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0일 솔리다임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자금을 댈 수 있다며 상장 중단을 요구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앞서 공식 입장에서 솔리다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 반년 영업현금 91.7조…HBM 투자·40조 주주환원도 병행

22일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와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회사가 집계한 6월 말 현금성 자산은 88조원이다.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금액으로, 차입금 18조6000억원을 빼면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이다.

현금이 쌓이는 속도도 빨라졌다. 상반기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1조7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조1898억원의 약 5배다. 배당금 수취 13조9836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유·무형자산 취득에 투입한 현금은 18조9940억원이었다.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도 현금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현금이 충분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투자를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1일 설명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기업용 SSD(eSSD) 등 여러 사업의 투자 수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필요한 시점에 각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려면 외부 자본도 선택지로 열어둬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생산능력 확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주환원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 8월 19일에는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8월 20일부터 약 3개월간 주식을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는 계획이다. 회사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내'였던 기존 환원 목표를 '50% 초과'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 늘어난 낸드 이익…상장 몸값과 주주 몫은 별개

외부 자본을 받으면 투자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신 새 주주와 사업의 성과를 나눠야 한다. 솔리다임을 포함한 낸드 사업은 최근 이익이 크게 늘었다. 반기보고서상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 및 종속회사'의 낸드 사업은 상반기 매출 12조2507억원, 순이익 5조83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65.1% 늘었고, 순이익은 1321억원에서 44.2배로 증가했다.

솔리다임이 상장한 뒤에도 SK하이닉스가 지배력을 유지하면 연결 실적에는 계속 포함된다. 다만 순이익 가운데 외부 주주에게 귀속되는 부분은 비지배주주 몫으로 구분된다.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이 그대로 잡히더라도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의 비중까지 같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지분율이 낮아진다고 주주가치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적은 지분으로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사업과 이익을 더 크게 키운다면 남은 지분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상장 몸값만이 아니라 그 대가로 내주는 지분과 조달금으로 얻을 성과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조달금이 어느 회사로 들어가는지도 살펴야 한다. 현재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직접 보유한 자회사가 아니라 중간법인인 AI컴퍼니 산하에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기존 솔리다임 법인을 AI 투자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낸드·SSD 판매와 연구개발 관련 사업 및 자산·부채를 신설 솔리다임으로 옮겼다.

이 구조에서 솔리다임이 신주를 발행하면 투자금은 솔리다임으로 들어간다. 반면 AI컴퍼니가 보유한 솔리다임 주식을 파는 구주매출이라면 매각대금은 AI컴퍼니가 받는다. 솔리다임의 투자 재원을 확충하는 것과 기존 주주인 AI컴퍼니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다른 거래다. 어느 방식이든 상장대금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곧바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도 외부 자본 활용이 기존 주주의 경제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자체 현금 투입과 비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조달 규모와 신주·구주 비중, 구체적인 주주 보호책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사회가 재무·사업적 영향을 검토하고 필요한 보호 방안을 살피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회사의 자금 배분 계획은 오는 28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추가 주주환원의 규모와 실행 방안을 3분기 실적 발표 때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당일 콘퍼런스콜은 오전 9시에 열린다.솔리다임의 미국 기업공개(IPO) 논란에 SK하이닉스의 풍부한 현금 여력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6월 말 순현금이 69조원을 웃도는데 자회사 지분을 외부에 내주면서까지 투자금을 마련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회사는 여러 사업의 투자와 주주환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자체 투자보다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유리한 이유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을 밝힌 상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0일 솔리다임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자금을 댈 수 있다며 상장 중단을 요구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앞서 공식 입장에서 솔리다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 반년 영업현금 91.7조…HBM 투자·40조 주주환원도 병행

22일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와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회사가 집계한 6월 말 현금성 자산은 88조원이다.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금액으로, 차입금 18조6000억원을 빼면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이다.

현금이 쌓이는 속도도 빨라졌다. 상반기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1조7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조1898억원의 약 5배다. 배당금 수취 13조9836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유·무형자산 취득에 투입한 현금은 18조9940억원이었다.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도 현금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현금이 충분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투자를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1일 설명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기업용 SSD(eSSD) 등 여러 사업의 투자 수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필요한 시점에 각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려면 외부 자본도 선택지로 열어둬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생산능력 확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주환원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 8월 19일에는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8월 20일부터 약 3개월간 주식을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는 계획이다. 회사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내'였던 기존 환원 목표를 '50% 초과'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 늘어난 낸드 이익…상장 몸값과 주주 몫은 별개

외부 자본을 받으면 투자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신 새 주주와 사업의 성과를 나눠야 한다. 솔리다임을 포함한 낸드 사업은 최근 이익이 크게 늘었다. 반기보고서상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 및 종속회사'의 낸드 사업은 상반기 매출 12조2507억원, 순이익 5조83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65.1% 늘었고, 순이익은 1321억원에서 44.2배로 증가했다.

솔리다임이 상장한 뒤에도 SK하이닉스가 지배력을 유지하면 연결 실적에는 계속 포함된다. 다만 순이익 가운데 외부 주주에게 귀속되는 부분은 비지배주주 몫으로 구분된다.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이 그대로 잡히더라도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의 비중까지 같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지분율이 낮아진다고 주주가치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적은 지분으로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사업과 이익을 더 크게 키운다면 남은 지분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상장 몸값만이 아니라 그 대가로 내주는 지분과 조달금으로 얻을 성과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조달금이 어느 회사로 들어가는지도 살펴야 한다. 현재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직접 보유한 자회사가 아니라 중간법인인 AI컴퍼니 산하에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기존 솔리다임 법인을 AI 투자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낸드·SSD 판매와 연구개발 관련 사업 및 자산·부채를 신설 솔리다임으로 옮겼다.

이 구조에서 솔리다임이 신주를 발행하면 투자금은 솔리다임으로 들어간다. 반면 AI컴퍼니가 보유한 솔리다임 주식을 파는 구주매출이라면 매각대금은 AI컴퍼니가 받는다. 솔리다임의 투자 재원을 확충하는 것과 기존 주주인 AI컴퍼니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다른 거래다. 어느 방식이든 상장대금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곧바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도 외부 자본 활용이 기존 주주의 경제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자체 현금 투입과 비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조달 규모와 신주·구주 비중, 구체적인 주주 보호책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사회가 재무·사업적 영향을 검토하고 필요한 보호 방안을 살피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회사의 자금 배분 계획은 오는 28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추가 주주환원의 규모와 실행 방안을 3분기 실적 발표 때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당일 콘퍼런스콜은 오전 9시에 열린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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