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D&A 2년 입찰 제한에 한화에어로 사고도 재주목…K-방산 윤리·안전 도마

  • 송다영 기자
  • 입력: 2026.10.22 10:47 / 수정: 2026.10.22 11:21
방사청, LIG D&A 입찰 비리에 24개월 입찰 제한
한화에어로, 6월 5명 사망 폭발 사고
준법·안전관리 체계 점검 목소리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입찰 제한 처분을 받으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내부통제와 안전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LIG D&A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입찰 제한 처분을 받으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내부통제와 안전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LIG D&A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입찰 제한 처분을 받으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내부통제와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지난 6월 작업장 폭발사고로 사망자를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관리 문제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두 회사가 직면한 문제의 법적 성격은 다르지만,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방위산업에서 기업의 준법경영과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LIG D&A에 24개월간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제재를 의결했다. 방사청은 뇌물 규모와 원가 부정 등 장기간에 걸친 계획적 비위, 방위사업에 대한 신뢰 훼손 등을 제재 사유로 들었다. 이번 처분은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의 제재로 방사청 개청 이후 최대 규모의 뇌물 액수라는 점도 감안됐다.

앞서 검찰은 방사청 소속 사무관이 LIG D&A와 관련 하청업체 임직원 등으로부터 총 4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번 처분은 LIG D&A의 신규 사업 수주에 치명적인 제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LIG D&A는 제한 처분의 효력이 발생하는 오는 29일부터 2년 동안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에 2년 간 입찰할 수 없다. 제재 기간이 끝난 뒤에도 3년 간은 입찰 과정에서 벌점이 적용된다. LIG D&A는 지난해 매출 약 80%가 국내에서 발생했다. 올해에도 내수 비중이 1분기 65.3%, 2분기 74.6%로 매출의 상당 부분이었다.

LIG D&A는 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입찰 제한 처분의 효력 발생 시점과 법원의 집행정지 판단에 따라 연내 계약 체결이 예정됐던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투기 KF-21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나 평가 결과만으로 본계약 체결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LIG D&A의 최고 수준 처벌에 방산업계는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사업장 폭발사고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도 폭발 사고 경위와 계약 이행 과정의 위반 여부 등 관련 법령상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방사청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사고 발생만으로 입찰 참가자격 제한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손재일(가운데)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6월 폭발사고 당시 대전사업장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공식 사과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손재일(가운데)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6월 폭발사고 당시 대전사업장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공식 사과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노동 당국은 손재일 당시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경찰도 사업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수사하고 있다.

사고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6월 초 국내 9개 사업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특별 안전점검과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여기에 2025년 2470억원이었던 안전환경 개선 투자 규모도 2026년 4524억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추가됐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안전문화혁신위원회도 출범 후 활동 중이다. 위원회는 외부 안전 전문가와 노조 추천 직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위험물 관리와 표준작업절차, 중대재해 대응 체계, 안전 관련 예산·조직·의사결정 구조 등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측은 조만간 활동 내용에 대한 공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교체도 이뤄졌다. 한화그룹은 7월 말 인사를 통해 이부환 당시 정밀유도무기(PGM)사업부장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로 내정했고, 9월 대표이사 변경 절차를 거쳐 이부환 대표가 손재일 전 대표의 뒤를 이었다. 다만 사측이 이번 인사를 공식적으로 사고 책임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고 밝힌 것은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후속 대책을 내놓았지만, 안전관리 체계가 실제로 개선됐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일 발표한 특별감독 결과에 따르면 대전사업장과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는 총 473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대전사업장에서는 2018년과 2019년에도 폭발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2018년 5월 로켓 추진연료 충전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듬해 2월에도 폭발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졌다. 두 차례 사고 이후 진행된 고용노동부 특별감독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총 568건 적발됐다.

LIG D&A의 계약 비위에 따른 조달 제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반복적인 안전사고가 잇따라 부각되면서, 수출 호황을 맞은 국내 방산업계의 윤리경영과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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