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이터센터 분야 신규 수주 총 1.9조원 전망

[더팩트ㅣ이재성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2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내지 못한 가운데 부진한 수주잔고 관리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비주택 사업 중심의 수주 확대와 안전관리 체계 정비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월 주택 사업 수주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정비사업 신규 수주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 12월 '전농제9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을 마지막으로 수주한 이후 올해까지 2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이에 따라 회사는 부진했던 수주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수주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주택사업 수주 공백이 길어지고 있지만 비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일감 확보에 나서면서 수주잔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자료를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24조62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택 인프라 수주를 중단하기 전인 2024년과 비교하면 2년 새 10조원이 줄은 수치다. 회사는 비주택 사업 수주 등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를 28조1491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 시 약 2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신규 수주 실적도 올해 들어 반등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연간 수주액은 2022년 15조2432억원에서 2023년 14조9910억원, 2024년 12조2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7조895억원까지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9조398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해외 수주 실적은 부진한 모습이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수주 통계 자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1~9월 누적 해외 수주액은 2억9526만달러(약 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1866만달러(약 1조3500억원)보다 71%가량 감소했다. 국내 정비사업 수주가 중단된 상황에서 해외 사업까지 부진하면서 수주처 다변화가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주택사업 재개보다 비주택 사업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3월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센터·에너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전담 조직을 만든지 반년 만에 성과를 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군산 SGC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이달 7일 인천 원창동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도 따냈다.
군산 SGC AI 데이터센터는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일원에 60MW급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총사업 규모는 약 8700억원이다. 이 사업은 SGC그룹이 추진하는 300MW 규모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의 1단계 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을 통해 향후 추진될 240MW 규모 후속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 원창동 데이터센터 역시 사업 규모가 약 8700억원에 이른다. 인천 서구 원창동 일원에 50MW급 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올해 11월 착공해 2029년 하반기 준공할 예정이다. 경북 구미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 사업에서도 신규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카자흐스탄 가스처리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으며, 용인 열병합발전소와 신호남 복합발전소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국 태양광 발전사업과 리튬·붕소 사업 등 해외 사업 기회도 발굴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에서 에너지, 산업시설,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수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 데이터센터 분야 수주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우정 대표는 신규 수주 확대와 함께 안전관리 체계 정비에도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사망사고를 계기로 주택·인프라 사업 수주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지속적인 수주를 위해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20대 건설사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에서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1명이 숨졌다.
연도별 사망자를 보면 2022년 2명, 2023년 1명, 2024년 2명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망자가 6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2월 25일 교량 상부에서 가설장비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거더가 붕괴해 4명이 숨졌고, 3월 10일에는 갱폼 해체 작업 중 추락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25일에는 강풍으로 달비계 작업자가 추락해 외벽에 부딪히면서 1명이 숨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 이후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매주 안전품질본부장과 사업본부장이 주관하는 '리스크 모니터링 회의'를 열어 10대 고위험 작업을 사전 검토 및 승인하고 있다. 승인받지 못한 작업은 안전조치를 보강한 뒤 재검토를 거쳐야 한다.
국내 현장에 설치된 약 800대의 고정형·이동형 폐쇄회로(CC)TV를 활용하는 안전관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전담 인력이 고위험 작업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안전 위반 사항을 발견하면 작업을 중지하도록 한다. 현장에서는 부적합 사항을 개선한 뒤 본사 승인을 받아야 작업을 재개할 수 있다.
작업중지권 활성화에도 나섰다. 지난해 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작업중지 우수사례 포상제도를 운영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작업중지권 행사에 따른 근로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작업중지 손실보전' 제도를 도입했다. 경영진도 현장 안전점검을 이어가며 안전의식 제고에 힘쓰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익성과 수행 안정성 등을 고려한 수주 전략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원가 및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와 프로젝트 수행 효율성 제고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은 최근 국내외 수주 성과로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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