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승부수' 하만 인수 10년…시대별 명기로 듣는 오디오 80년 [TF현장]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10.21 18:00 / 수정: 2026.10.21 18:00
지난해 매출 15조8000억원, 인수 후 2배↑
JBL 80주년·바워스앤윌킨스 60주년 전시 개막
21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열린 JBL 80주년·바워스앤윌킨스 60주년 기념 전시에 영국 애비 로드 스튜디오를 주제로 꾸민 바워스앤윌킨스 전시장이 마련돼 있다. /강남=우지수 기자
21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열린 JBL 80주년·바워스앤윌킨스 60주년 기념 전시에 영국 애비 로드 스튜디오를 주제로 꾸민 바워스앤윌킨스 전시장이 마련돼 있다. /강남=우지수 기자

[더팩트|강남=우지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회장 시절 성사시킨 하만 인수 발표가 10년을 맞았다. 인수 이후 매출이 2배 넘게 늘어난 하만은 대표 오디오 브랜드 JBL과 바워스앤윌킨스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를 연다.

21일 삼성전자는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전시장을 공개했다. 올해 창립 80주년과 60주년을 맞은 두 브랜드를 기념하는 행사로 일반 관람은 24일부터 31일까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하만 인수를 발표하고 이듬해 3월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 금액은 약 80억달러로 당시 원화 기준 약 9조4000억원이었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뒤 처음 이뤄낸 대형 인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사들인 배경에는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비) 사업이 있다. 당시 하만은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등 전장 부문에서 매출의 65%를 거두던 업체였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전장 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디오 사업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JBL 80주년·바워스앤윌킨스 60주년 기념 전시에 맨 오른쪽 노틸러스를 비롯한 바워스앤윌킨스 스피커들이 전시돼 있다. /강남=우지수 기자
JBL 80주년·바워스앤윌킨스 60주년 기념 전시에 맨 오른쪽 '노틸러스'를 비롯한 바워스앤윌킨스 스피커들이 전시돼 있다. /강남=우지수 기자

인수 첫해 실적은 부진했다. 2017년 하만 영업이익은 574억원으로 인수 관련 비용 등이 반영되며 인수 전인 2016년 68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이후 실적이 회복되며 하만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매출은 인수 직후인 2017년 7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800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만의 국내 오디오 매출도 인수 이후 1.5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통해 인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바워스앤윌킨스·데논·마란츠 등 고급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을 3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같은 해 12월에는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전시는 하만이 올해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진행해 온 'JBL 플레이백 갤러리' 순회 행사 가운데 하나다. 전시장에 놓인 스피커마다 음악을 틀어 제품별 소리를 들어볼 수 있도록 했다. 1층에서는 JBL 80년 역사를 영상과 사진으로 소개한다. JBL은 1946년 미국 음향 엔지니어 제임스 B. 랜싱이 세운 브랜드로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 무대를 비롯해 영화관·녹음실·가정용 오디오까지 음향 제품을 공급해 왔다.

2층에는 △1920년대 진공관 라디오 '잭슨-벨 라디오' △1957년 출시된 스테레오 스피커 '파라곤' △1970년 출시된 가정용 스피커 'L100 센추리' 등 시대별 대표 제품이 놓였다. 잭슨-벨 라디오는 랜싱이 초기 음향 기술 개발에 참여하던 시기 제품이다. L100 센추리는 전문가용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를 가정용으로 바꾼 제품으로 오렌지색 격자무늬 그릴이 특징이다.

JBL 80주년·바워스앤윌킨스 60주년 기념 전시에 서울 도심 풍경을 배경으로 한 캠핑 콘셉트 공간이 꾸며져 있다. /강남=우지수 기자
JBL 80주년·바워스앤윌킨스 60주년 기념 전시에 서울 도심 풍경을 배경으로 한 캠핑 콘셉트 공간이 꾸며져 있다. /강남=우지수 기자

파라곤에서는 이 스피커가 출시된 1950년대에 발표된 재즈곡 '플라이 투 더 문'이 흘러나왔다. 파라곤은 좌우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를 가운데 곡면 패널에 반사시켜 퍼뜨리는 구조로 대형 캐비닛 하나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담았다. 산업 디자이너 아놀드 울프가 디자인을 맡았다.

3층은 바워스앤윌킨스 전시 공간이다. 바워스앤윌킨스는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오디오 브랜드로 오아시스·핑크 플로이드·아델 등이 음반 작업을 한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모니터링 스피커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스튜디오를 주제로 꾸민 '애비 로드 존'에서는 영화 '스타워즈' 메인 테마곡과 핑크 플로이드의 곡을 들을 수 있었다.

1993년 공개된 '노틸러스'와 창립 60주년에 맞춰 내놓은 최상위 스피커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 D5' 등도 전시됐다. 무선 헤드폰 최상위 모델 'Px8 S2'도 함께 놓였다.

관람 예약은 '네이버 지도'에서 할 수 있다. 삼성닷컴과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JBL 제품을 최대 48% 할인 판매한다.

손영권 삼성전자 고문 겸 하만 이사회 의장은 "JBL이 80년간 쌓아온 사운드의 역사와 바워스앤윌킨스의 60년 유산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며 "삼성전자는 하만과 함께 전 세계 고객이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최상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오디오 기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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