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美 3조 투자·유럽 생산망 확대…K-방산 '현지화 승부'

  • 송다영 기자
  • 입력: 2026.10.20 16:13 / 수정: 2026.10.20 16:20
호주 생산기지 증설·폴란드 천무 유도탄 현지화
루마니아 공장도 착공…미국엔 155㎜ 탄약 생산거점 구축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해외 현지 생산망을 확대하며 글로벌 방산시장 수출 전략을 현지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가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 협회 2024 방산전시회에 참가해 자주포 K9의 자동화 성능 개량 버전 K9A2 등을 전시한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해외 현지 생산망을 확대하며 글로벌 방산시장 수출 전략을 현지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가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 협회 2024 방산전시회'에 참가해 자주포 K9의 자동화 성능 개량 버전 'K9A2' 등을 전시한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유럽·호주에 방산 생산거점을 확대하며 수출 전략을 현지화하고 있다. 현지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통해 주요 시장에 안착하고 후속 수주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2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일~20일(현지시간) 이부환 대표의 독일 방문을 계기로 현지 정부 및 산업계와 생산시설 구축, 연구개발(R&D), 전략적 파트너십 등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의 주요 방산국인 만큼 현지 생산거점 확보가 구체화하면 기존 호주와 폴란드, 루마니아에 이어 유럽 내 생산망을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측은 최근 독일에서 공장 부지 선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먼저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 곳은 호주로 2024년 8월 빅토리아주 질롱에 자주포·장갑차 생산시설인 'H-ACE'를 완공했다. 국내 방산기업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다. 이곳에서는 AS9 자주포와 AS10 탄약운반차 생산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생산을 위한 2단계 증축도 마무리했다. 약 3만2000㎡ 규모의 시설을 추가해 자주포와 장갑차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폴란드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유도탄 생산까지 현지화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 WB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다연장로켓 천무에 탑재되는 사거리 80㎞급 유도탄 'CGR-080'의 현지 생산을 진행 중이다. 합작법인은 생산시설 구축과 기술 이전, 현지 인력 양성을 거쳐 2028년 말 이전 생산을 본격화하는 것이 목표다. 폴란드군 공급을 우선으로 하되 향후 다른 유럽 국가로 수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도 유럽 생산망 확대가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생산할 'H-ACE Europe' 착공에 들어갔다. 현지 공장에는 조립라인과 성능 검증시설, 주행시험로 등을 구축하고 조립·통합·시험뿐 아니라 유지·보수(MRO)까지 아우르는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루마니아 현지 기업 30곳 이상과 협력 기반을 확대하고 현지화율을 최대 8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미국에서는 자주포와 탄약 생산을 양대 축으로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월 미 육군의 기동전술화포(MTC) 사업에서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에는 시제품 조립·통합 및 시험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아칸소주 파인블러프 아스널 부지에 22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155㎜ 포탄 구성품과 추진장약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7년간 약 4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탄약 제조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은 주요 수출국이 자국 내 생산과 기술 이전, 현지 공급망 참여를 요구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현지 생산체계를 갖추면 각국의 조달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장기 군수지원과 정비, 후속 수주로 사업을 확장할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현지 협력업체를 공급망에 편입하면 국내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생산거점 확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 공장 건설과 설비 투자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국가별 인허가와 현지 규제, 기술 이전 범위, 숙련인력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현지 공장을 확보하더라도 수주 물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가동률이 낮으면 투자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지화 전략은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단계를 넘어 이를 실제 후속 수주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 방산 블록화와 글로벌 방산시장 경쟁의 심화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은 필수적"이라며 "K-방산의 지속가능성한 글로벌 경영 성과를 위해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현지 생산공장 건립 및 현지 인력 고용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예정된 기대 수요뿐 아니라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선제 투자 모두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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