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년 취업자 47개월째 감소, AI 역략 중요도↑

[더팩트|우지수 기자] 미국 IT업계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여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올해 들어 16만명이 넘는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IT 기업들은 직원을 내보내기보다 신입을 덜 뽑는 방식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IT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인력 감축과 신규 채용 감소가 함께 이뤄졌다. 국내에서도 IT 기업을 중심으로 신입보다 경력직을 우선 채용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고용 보호가 상대적으로 강한 국내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인력 조정 부담이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층에 집중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재취업 지원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해 1~9월 미국 테크기업이 발표한 감원 인원은 16만59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다. 업종을 가리지 않은 미국 전체 감원 발표 가운데 AI를 사유로 든 비중은 약 21%로 올해 누적 기준 가장 많았다. 메타는 지난 5월 전체 직원의 약 10%인 8000명을 감원했고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이후 사무직 3만명을 줄였다. 우버(3300명)와 넷플릭스(1000여명)도 최근 감원을 발표했다.
신입 채용도 줄었다. 미국 벤처캐피털 시그널파이어에 따르면 알파벳·메타·애플 등 12개 대형 테크기업의 신입 채용은 2019년보다 약 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채용 감소율(25%)의 2배가 넘는다. 반면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 4개사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합산 7350억~7600억달러다. 다만 팬데믹 시기 과잉 채용을 정리하면서 AI를 명분으로 내세운다는 이른바 'AI 워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해고보다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고용 조정이 나타난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7월 포럼에서 고용 보호가 강하면 기업이 해고 대신 신규 채용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AI 충격으로 노동시장에 처음 들어서는 청년이 첫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7000명 줄며 47개월째 감소했다. 같은 달 전체 취업자는 11만3000명 늘었다. 한국은행(한은)은 2022년 6월 이후 4년간 감소한 청년 일자리의 94%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IT 업종은 신입 채용 감소 폭이 더 크다. 채용 플랫폼 캐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규직 신입 공고는 2년 전보다 56% 줄었고 3월 IT·통신 업종 대기업·중견기업 신입 공고는 1년 전보다 73% 감소했다. 네이버는 계열사 통합 신입 공채를 올해 상반기 진행하지 않았고 카카오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3년 452명에서 지난해 292명으로 줄었다.
반면 반도체 등 AI 인프라 수혜 업종은 신입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삼성전자 등 19개 관계사가 참여하는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신입 채용 계획을 공개헀고 실전형 역량을 검증하겠다며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AI 활용 경험을 평가하는 서류 양식과 반나절 심층면접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AI 도입이 본격화할수록 IT 신입 채용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한요셉 연구위원은 지난 8월 한국경제인협회 세미나에서 "본격적으로 AI가 업무에 활용되는 단계에 도달하면 고용 악화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년 고용 부진을 AI만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AI가 청년 일자리 감소의 직접 원인이라기보다 "기존의 채용과 업무방식의 변화를 가속하거나 증폭하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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